[박진배의 공간과 스타일] [148] 햄버거의 탄생지

박진배 뉴욕 FIT 교수, 마이애미대학교 명예석좌교수 2022. 8. 1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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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을 상징하는 동그란 모양이 감각적으로 차곡차곡 겹쳐진 음식. 세계 제일의 패스트푸드인 햄버거다. 미국인은 일 년에 총 500억개, 1인 평균 일주일에 3개의 햄버거를 먹는다. 음식의 이름은 미국으로 이민 온 독일 함부르크(Hamburg) 출신의 항구 노동자들이 고기를 다져 먹던 전통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독일 이민자의 후손이 많이 사는 오하이오주의 햄버거 마차.

“햄버거를 발명한 사람은 똑똑했다. 하지만 치즈 버거를 발명한 사람은 천재다” “인생은 햄버거와 같다. 모든 게 뒤섞여있고 그 위를 베이컨이 누르고 있다” 등의 재미있는 표현이 수두룩하듯 햄버거는 미국의 일상이자 역사다. 그만큼 원조 논쟁도 뜨겁다. 독일 이민자가 많은 오하이오주의 ‘햄버거 마차(Hamburger Wagon)’를 비롯하여 많은 마을에 원조 격인 노포가 하나씩 있다. 1895년 문을 연 코네티컷주의 루이스 런치(Luis Lunch)도 그중 하나다. 당시에는 오늘날과 같은 햄버거용 빵(bun)이 없어 식빵을 이용했는데 오늘날까지 그 전통을 고수하고 있다.

1895년 문을 연 코네티컷주의 루이스 런치. 옛 전통대로 햄버거빵대신 식빵을 이용하고 있다.

자타 공인 햄버거의 탄생지로 기록된 곳은 위스콘신주의 시모어(Seymour) 마을이다. 1885년 열린 축제 행사에 참가한 찰리 내그린이 다진 고기를 구워 빵 사이에 넣어 팔았고, 이때부터 햄버거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실제로 1884년까지는 ‘햄버거’라는 명칭이 없었고, 다진 고기는 ‘미트볼(meat ball)’로 불렸다). ‘햄버거 찰리’로 불리는 그의 동상이 서있는 시모어에서는 매년 8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햄버거 퍼레이드가 열린다.

위스콘신주 시모어에 있는 햄버거 찰리의 동상. 이곳에서는 해마다 대규모 햄버거 퍼레이드가 열린다.

햄버거의 간편성은 산업화 시대에 적합한 패스트푸드로 각광을 받았고, 자동화 시스템의 도움으로 프랜차이즈에 성공, 전국적인 유행을 가져왔다. 1930년대 뽀빠이 만화, 1953년 매릴린 먼로의 ‘백만장자와 결혼하는 법’부터 ‘아메리칸 뷰티’ ‘펄프 픽션’에 이르기까지 영화 속의 햄버거 먹는 장면도 다양하게 연출되었다. 브래드 피트, 조지 포먼, 데이비드 베컴, 조슈아 벨 등의 유명인을 포함해 세계인이 좋아하는 햄버거의 시작은 이렇게 검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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