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IT 개발자들의 재택근무
(지디넷코리아=서대호 엘에스델 대표)출퇴근은 회사원들에게 늘 큰 이슈다. 출퇴근이 용이한 위치 사무실이 입사순위 1순위고, 아침과 저녁에 출퇴근길 전쟁이 벌어진다. 같은 장소에서 팀원들이 모여 회의와
회식을 하는게 일상이고, 회사 팀원과 보내는 시간이 가족과 보내는 시간보다 많은 경우가 부지기수다.
코로나 팬더믹 이후 세계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회사가 많아졌다. 처음에는 많은 혼란이 예상됐지만 생각보다 업무상 큰 차질이 없었다. 이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재택근무 제도를 유지하겠다는 기업도 꽤 생겼다. 트위터, 레딧, 3M이 대표적이다. 이들 기업은 영구 재택근무나 재택과 출근을 병행하는 근무제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IT 개발자들은 재택근무를 많이 선호한다. 직업 특성상 컴퓨터만 있으면 작업이 가능하고 출퇴근 시간을 아끼면서 본인이 편한 장소와 시간에 일을 하는게 더 효율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개발자에게 대한 대우가 좋아지면서 임금 상승뿐만 아니라 재택근무 허용으로 개발자 채용을 유도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내 IT 대기업 네이버의 경우 주 3일 이상 출근이나 주 5일 재택근무 중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재택근무 장점은 편한 장소에서 상사의 눈치를 보지 않으며 일을 할 수 있어 직원의 자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근무 만족도가 높아지고 업무시 단순 일편적인 일처리가 아니라 유연한 방식의 일처리를 유도할 수 있다. 또 출퇴근, 무의미한 회의, 회식에 낭비하는 시간과 에너지를 최소화 해 오히려 업무에 더 집중을 할 수 있다. 특히 창의성과 효율성이 필요한 IT 기업에게 재택근무는 큰 장점으로 다가온다.
반면 단점도 있다. 우선 자율성이 보장되지만 개인적인 의지가 부족한 사람들은 출근할 때보다 일을 안 할 가능성이 높다. 집이기 때문에 회사 일을 하기 보다 악의적으로 다른 일을 할 수 있고 또 휴식과 식사에 과도한 시간을 사용할 수도 있다. 또한 신입직원의 경우 옆에서 직접 도와줄 상사가 없기에 업무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개발자의 경우 팀 단위로 코드 분석 회의를 자주 해야하는데 아무래도 비대면이다보니 대면 회의 보다 커뮤니케이션에 제약을 받기도 한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여러 비대면 업무 소프트웨어 툴들이 등장 했다. 대표적으로 원격회의를 위한 줌, 개발자 협업 도구 슬랙, 업무 시간 체크 레스큐타임, 원격제어를 위한 팀뷰어, 문서보안 솔루션 랩소디, 프로젝트 관리 도구 플로우, 근태 관리 솔루션 시프티 등이 있다. 대표적인 것들만 나열해봤지만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소프트웨어들이 있다. 가격도 무료 혹은 월 결제로 몇 천원에서 몇 만원 정도의 소액만 납부하면 돼 기업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없다.
재택근무에 대한 논쟁은 아직 끝나지 않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재택근무를 계속 유지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출퇴근과 재택근무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 전면 출퇴근으로 돌아간 기업들도 있다. 테슬라, 골드만삭스, 넥플릭스 등의 기업들이 전면 출퇴근으로 돌아간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재택근무가 구성원들간의 자유로운 토론을 제한하고 절대적인 업무량이 줄어든다는 이유에서다.
필자는 IT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재택근무, 출퇴근 근무 모두를 도입해보았다. 물론 재택근무를 했을 때, 직원들이 편하게 일을 할 수 있었지만 스스로 일을 잘 못하는 직원도 있었고 의지부족으로 업무 시간 동안 일을 하지 않는 직원도 있었다. 또한 회의 빈도가 출퇴근 할 때보다 낮았고 의사소통도 팀별 의사소통 보다는 개인별 의사소통이 많았다. 결국 출퇴근 제도를 다시 시행했고 몇몇 개발자들만 재택근무 또는 하이브리드 근무를 허용하는 방식으로 바꾸었다.
정답은 없다고 본다. 각 기업마다 기업 가치에 맞는 근무방식을 도입하면 된다고 생각 한다. 개발자들의 자율, 창의성과 워라밸을 중시하는 기업은 재택근무를, 일의 강도와 구성원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하는 기업은 출퇴근 근무를 시행하면 된다. 또는 중간방법으로 하이브리드 근무, 특정 직원들만 선별적인 재택근무를 하는 방식도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올바른 방식의 근무제를 도입하기 위한 기업의 진지한 숙고가 필요한 실정이다.
서대호 엘에스델 대표(seo_daeh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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