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사직 할아버지.."유산은 부산 야구 발전에"
[KBS 부산] [앵커]
부산 사직야구장을 찾았던 야구 팬이라면 흰 수염이 인상적인 '사직 할아버지' 본적 있으실텐데요,
홈경기는 빼놓지 않고 보러 올 만큼 열성적인 롯데팬, 케리 마허 씨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미국인인 마허 씨는 부산 유소년 야구 발전을 위해 자신의 유산을 써달라는 말도 남겼습니다.
보도에 정민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하얀 수염을 휘날리며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를 응원하는 외국인.
케리 마허 씨입니다.
미국인인 마허 씨는 원어민 교사로 한국에 머물다 우연히 찾은 사직구장에서 한국 야구에 매료됐습니다.
[케리 마허/롯데자이언츠 팬/2017년 : "미국 프로야구는 오페라에요. 조용하고, 차분하죠. 한국은 로큰롤입니다. 에너지가 넘치고, 열정과 즐거움이 있어요. 그게 제가 한국 야구에 빠진 이유입니다."]
10년 넘게 롯데 홈경기 대부분을 구장에서 지켜본 그는 다른 야구팬들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사직 할아버지'라고 불렸습니다.
[2017년 플레이오프 시구 중계진 : "(야구팬들이라면 대부분 얼굴을 알고 계신 유명 팬이잖아요.) 그렇습니다. 롯데 경기가 있는 곳에 이분은 항상 계셨다."]
2020년 혈액암 판정을 받고 암 투병을 하면서도 최근까지 야구장을 찾았던 마허 씨는 이달 초 코로나19에 감염돼 건강이 급속히 나빠졌습니다.
결국, 병마를 극복하지 못하고 어제 부산에서 숨을 거두었습니다.
야구팬들은 직접 마련한 빈소에서 눈물로 영원한 롯데 팬의 마지막을 배웅했습니다.
[조현호/케리 마허 씨 지인 : "아프지 말고 하늘에서도 롯데 응원해주시길 바랍니다."]
롯데 구단은 오늘 경기에 앞서 추모 행사를 마련했고, 지인과 미국에 있는 가족들은 평소 마허 씨의 뜻을 존중해 그의 유산과 부의금을 부산 유소년 야구 발전을 위해 내놓기로 했습니다.
["저희는 롯데 자이언츠 가족입니다. 우리는 하나죠. 저는 롯데 할아버지입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촬영기자:한석규/영상편집:김종수
정민규 기자 (h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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