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된 '컨' 개폐·청소..'떠넘기기' 관행
[KBS 부산] [앵커]
화물차에 실린 컨테이너를 검사받을 때 화물차 기사들이 컨테이너 문을 직접 여닫는 건, 할 수 없게 돼 있습니다.
컨테이너 청소 업무도 마찬가지인데요.
안전사고를 막기 위한 규정이지만, 현장은 전혀 다릅니다.
보도에 이이슬 기자입니다.
[리포트]
부산신항의 한 터미널.
빈 컨테이너 손상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장입니다.
화물차 기사가 목장갑을 끼고 쇠고리로 된 컨테이너 문을 엽니다.
발까지 동원해 힘을 쓰자 겨우 문이 열립니다.
또 다른 터미널.
화물차 기사가 단단히 고정된 컨테이너 잠금장치를 푸느라 쇠로 된 연장까지 동원합니다.
이 과정에서 미끄러지고 떨어져 다치기도 합니다.
특히 추운 겨울철, 얼어붙은 바닥에서 사고가 자주 납니다.
[화물차 기사/음성변조 : "세척하고, 문 닫다가 스테인리스 계단에 올라가다가 미끄러져서 찍혀서 찢어졌죠."]
컨테이너 검사를 위해 컨테이너 문을 여닫는 행위, 화물차 기사가 해선 안 되는 일입니다.
이런 안전사고 우려 등으로 지난해 국토교통부는 컨테이너 문 개·폐가 차주의 업무가 아니라는 내용을 안전운임제 '부대조항'으로 명시했습니다.
차주의 일이 아니라고 규정한 컨테이너 청소 작업 역시 실제론 기사들이 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화물차 기사 : "그 안에 어떤 화학약품이 들어있었는지도 모르는데 그걸 직접 빗자루질을 하면서 쓸게 되면 그게 전부 호흡기로 들어가고, 실제로 위험 요소들이 상당히 많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컨테이너 관리 업체도, 터미널 운영사도, 자신들이 책임질 일은 아니라는 입장.
관리 감독 권한을 가진 부산항만공사는 권고 규정으로는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따지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김효석/부산항만공사 항만운영실장 : "강제조항으로 만들기 위한 건의사항도 (정부에) 공동으로 보내고 하는 게 대안이 아닐까, 결국엔 금지조항에 더해 처벌조항이 있어야지 잘 지키거든요."]
'업무 범위와 책임 여부를 구분하기가 복잡하다'는 이유로 화물차 기사들에게 전가된 위험한 작업들이 법과 규정에도 아랑곳없이 '관행'이라는 명목 하에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이슬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
이이슬 기자 (eslee3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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