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미추홀구, 가사간병서비스 전국 유일 중단 왜?

이승욱 2022. 8. 17.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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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한겨레> 가 만난 박윤환(64·인천 미추홀구)씨는 '가사간병 방문관리사 지원사업'(이하 가사간병서비스)이 중단됐을 때를 떠올리며 분통을 터뜨렸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예산이 바닥나 가사간병서비스가 중단된 '미추홀구 사태'는 '관행적 예산 편성'이 불러온 결과였다.

한편 서비스 중단 기간에 미추홀구가 대체 서비스로 안내한 복지부의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이용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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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집행률만 따져 예산 편성
올 수요증가 예측 못해 부족분 생겨
장애인·가족 등 "납득 안돼" 울분
대학병원 간병인들이 병실 옆 배선실 창가에 서서 식사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16일 <한겨레>가 만난 박윤환(64·인천 미추홀구)씨는 ‘가사간병 방문관리사 지원사업’(이하 가사간병서비스)이 중단됐을 때를 떠올리며 분통을 터뜨렸다. 박씨의 동생 병환(60)씨는 정신지체장애 1급으로 지난 10년간 매달 20시간씩 가사간병서비스를 이용해왔다. 구순 문턱에 이른 어머니와 함께 사는 병환씨는 일상생활을 위해선 누군가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이달 초 서비스 중단 통보는 윤환씨와 그의 노모에겐 날벼락 같은 소식이었다. 구순 노모가 병간호를 도맡았고 윤환씨도 일주일 중 며칠은 동생 집 청소를 위해 일손을 놨다. 윤환씨는 “돈이 얼마나 들어간다고, 돈이 없어 서비스를 중단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예산이 바닥나 가사간병서비스가 중단된 ‘미추홀구 사태’는 ‘관행적 예산 편성’이 불러온 결과였다. 지난 1일부터 보름간 중단된 이 서비스는 만 65살 미만인 저소득 가구(중위소득 70% 이하) 장애인들이 저렴하게 가사간병 도우미를 쓸 수 있게 한 정부 사회안전망 중 하나다. 갑작스러운 서비스 중단으로 미추홀구 이용자 55명은 큰 불편을 겪었고, 가족들은 생업을 중단해야 했다.

보건복지부와 미추홀구 얘기를 들어보면, 매년 미추홀구 해당 서비스 예산은 감소 추세였다. 책정된 예산을 다 쓰지 못하는 ‘불용’이 발생해서다. 불용은 수요 예측을 잘못해 예산이 필요보다 많이 책정될 때 발생한다. 실제 미추홀구에 배정된 해당 서비스 예산(국비+시·구비)은 2020년 3억652억원에서 올해는 2억6777만원으로 감소했다. 미추홀구 복지정책과 담당자는 “매년 (예산이 남아) 사업비 반납이 있었다. 다만 서비스 이용자는 계속 늘고 있어서 반납 규모는 줄어드는 흐름이었는데, 올해 공교롭게도 예산 감소 흐름과 수요 증가 추세가 엇갈리면서 문제가 생겼다”고 말했다. 3년 동안의 예산 집행률만 따져 이듬해 예산을 짜는 관행을 따르다 보니 관련 예산이 바닥을 드러내는 사태가 초래됐다는 뜻이다. 일단 남은 예산을 모두 투입해 지난 15일부터 서비스를 재개했지만 지속 여부는 불투명하다. 미추홀구가 추산하는 필요 예산은 모두 1억5천여만원이다. 이를 마련하기 위해선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야 한다.

한편 서비스 중단 기간에 미추홀구가 대체 서비스로 안내한 복지부의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이용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국민연금공단에서 이 사업을 담당하는 한 직원은 “심사에만 한달이 걸리기 때문에 복지부의 대체 서비스를 지원받은 사람은 한명도 없다”고 말했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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