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우·폭염에 채소·과일값 급등..추석 차례상 가격 부담 커진다
채소류 가격도 10% 이상 오를 듯
정육·굴비 등은 예년 가격 유지
유통사 '가성비 선물' 비중 높여
집중호우와 폭염 등으로 오는 추석 명절용 채소, 과일을 비롯한 차례상의 가격 부담이 커지고 있다.
올 추석은 평년보다 20일 정도 빠른 데다, 폭염과 폭우로 채소와 과일 가격이 인상되거나 신선도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들은 지난해보다 가격을 낮춘 실속형 선물세트를 늘리고 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사과, 배, 포도 등 선물용 과일 출하량이 이른 추석 탓에 지난해보다 30% 이상 감소해 가격 인상 요인이 생겼다. 여기에다 최근 집중호우로 낙과, 무름 등 피해가 더해져 추가 가격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반면 정육과 굴비 등은 올 초 대량 수매를 해둔 덕분에 별다른 영향 없이 전년과 비슷한 가격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과일보다는 정육 선물세트가 가격 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마트의 경우 긴 장마로 일조량이 부족해 사과, 배 등 과일 시세는 오름세를 보이고, 채소류는 지금보다 가격이 10%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다음달 1일부터 추석선물 매장 판매에 돌입한다”면서 “실제 채소류 가격은 이달 말 가봐야 좀 더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육 냉동갈비는 사전에 재고를 비축해 미트센터에서 직접 작업하기 때문에 집중호우 영향은 받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홈플러스도 고물가 시대임을 감안해 가성비가 높은 실속 선물세트를 많이 선보였다. 전체 585종 선물세트 중 5만원 미만 사전예약 선물이 전체 비중의 72%나 된다. 3만원대 이하 선물세트 상품 수도 전년 추석보다 50%가량 늘렸다.
롯데마트도 5만원 미만 선물을 전년보다 10% 늘려 50%까지 확대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사과의 경우 폭우로 인해 착색이 늦어진 만큼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입 과일도 물류비 상승 등으로 지난 추석 대비 10% 이상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롯데백화점은 대표 선물용 과일인 사과의 경우 기존 ‘홍로’ 품종을 개량해 일찍 수확해도 품질이 좋은 ‘초홍’을 산지에서 직소싱해 기후 피해의 우려를 줄였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사과, 배 등 선물용으로 많이 나가는 대과의 경우 고온, 가뭄으로 인해 전년보다 가격이 20~30% 상승했다”면서 “고물가와 집중호우 영향으로 축산 선물세트가 오히려 반사이익을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도 가성비가 높은 실속형 상품을 대량 준비했다.
명절 인기선물인 한우의 경우 올 추석에는 15만~30만원대 비중을 30%까지 확대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오는 22일부터 본격적인 선물판매에 들어가는데 지금과 흐름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정육 선물세트의 경우 이상 기후로 인한 가격 변동 우려가 적다고 조언했다.
일부 수확시기가 남은 청과류는 향후 피해 상황을 지켜봐야 하지만 선별 작업을 거쳐 기준을 통과한 상품만 판매하므로 선도 등의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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