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항하는 코스피, 이대로 쭉?
7월 2200대 저점, 2500대로 회복
외국인도 순매수..나스닥 20%↑
"일시적 반등 끝" 다시 하락 전망도
올해 들어 하락을 거듭하며 2200선까지 떨어졌던 코스피가 지난달부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증시에서는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지난 6월 저점 대비 20% 넘게 오르며 글로벌 증시가 약세장을 탈출했다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최근의 상승세가 단기적인 베어마켓랠리(약세장 속 일시적인 주가 상승)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많다.
17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7.05포인트(0.67%) 하락한 2516.47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6일 코스피 종가가 2292.01로 저점을 찍은 것에 비해 10%가량 반등한 것이다. 올해 1~6월 순매도를 유지하던 외국인 투자자도 순매수로 돌아섰다. 지난 7월 코스피에서 2조3215억원을 순매수한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도 이날까지 1조8134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금리 인상에 민감한 성장주의 상승폭이 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4개 업종의 12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 BBIG K-뉴딜지수는 지난달 6일부터 이날까지 2043.07에서 2281.64로 11.68% 상승했다.
뉴욕증시도 반등하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6일(현지시간) 13102.55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6월16일에 기록한 종가 기준 저점(10646.10)에 비해 20% 넘게 상승했다.
연초부터 글로벌 증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던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조짐을 보인 것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0일 발표된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8.5% 상승해 한 달 전(9.1%)보다 기세가 꺾였다. 이 때문에 6월과 7월 연속해서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밟았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기대가 고개를 들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상반기에 주식이 떨어졌던 원인인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불안이 해소되고 있고, 4월부터는 경기침체 이슈가 부각됐지만 고용이나 소비가 여전히 견고하다”며 “증시가 추세적 반등 장세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말까지는 최근의 반등에 따른 물량소화 과정을 거치고 이후로는 대형주 위주로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현재 글로벌 증시가 베어마켓랠리의 후반부에 있다는 전망도 있다. 김성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증시가 강세장으로 가려면 경기가 개선되어야 하는데, 뉴욕증시의 경우 경기도 미지수이고 기업들은 향후 가이던스를 낮춰잡고 있는 데다 시장의 실적 전망치도 내려오고 있다”며 “강세장으로 보기에는 기업들의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베어마켓랠리에 무게를 둔다. 김 센터장은 “추세적인 반등보다는 베어마켓랠리에 무게를 두고 연말까지는 추가적인 하락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코스피 2600선 이상에서는 단기 반등에 따르는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피크아웃한 것은 맞지만 미국 CPI 상승률은 8.5%로 여전히 높고 연말까지는 7%대를 유지할 것”이라며 “미 연준이 목표로 하는 물가상승률이 4%인 것을 감안하면 주식 시장이 안도하기에는 이르다고 본다. 긴축은 계속될 것이고 긴축에 대한 영향은 시차를 두고 경기둔화로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앞으로의 변수로 인플레이션의 둔화 속도와 실물경기의 둔화 속도를 꼽았다. 그는 “2분기부터 수요둔화가 구체화되고 재고가 쌓이면서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도 하향되고 있다”며 “실물경기 악화가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는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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