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물가 급등에 실질임금 대폭락
영국에서 물가 급등으로 인해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이 역대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장바구니 물가가 치솟으며 끼니를 거르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간)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올 2분기 영국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 하락하며 2001년 기록이 시작된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실질임금은 명목임금에서 물가 상승 효과를 제거해 산출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이 기간 상여를 제외한 평균 임금이 4.7% 상승했지만 물가 상승률이 이보다 빠르게 증가하며 실질임금을 끌어내렸다. 영국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1%로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 중앙은행(BOE)은 오는 10월 물가 상승률이 13% 이상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장바구니 물가와 에너지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영국 시민들은 최근 수십년 내 최악의 생활고에 시달리는 형편이다. 시장조사업체 칸타르에 따르면 영국의 지난달 식료품 물가 상승률은 11.6%로 2008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았다. 영국 가구의 평균 식료품 구매 비용이 연 533파운드(85만원) 늘어나는 셈이다. 늘어난 식비를 감당하기 위해 끼니를 거르거나 식료품비 지출을 줄이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온라인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와 타임스 온라인 공동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인 16%는 지난 6개월간 돈을 아끼려고 정기적으로 끼니를 건너뛰었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올겨울 에너지 수요가 늘어나면 급등한 에너지 요금이 가계 살림에 더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영국의 가구당 에너지 지출액은 지난 4월 전달에 비해 54% 급증한 데 이어 겨울이 시작되는 10월부터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텔레그래프는 내년 1월이 되면 전기·가스 평균 요금이 월급의 6분의 1을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컨설팅사 딜로이트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데보프라팀 데는 “저소득층 가구는 에너지 비용이 소득의 25%에 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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