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K] 거대 갯벌로 변한 북극…모기 떼 습격까지

신방실 2022. 8. 17.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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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후 비상사태, '코드 레드' 북극에 가다 어제에 이어 두 번째 시간입니다.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북극의 모습도 변하고 있습니다.

빙하가 있던 자리에 갯벌이 들어섰고, 거의 볼 수 없던 모기떼도 등장했습니다.

북극이 보내는 위험 신호, KBS 기후위기대응팀, 신방실 기상전문기자입니다.

[리포트]

거친 바람과 파도를 헤치고 딕슨 피오르로 가는 길.

목적지에 가까워지자 바다가 갑자기 흙탕물로 변하더니, 발이 푹푹 빠지는 진흙뻘이 나타납니다.

간신히 도착한 해안가엔 상상하지 못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마치 서해안의 갯벌처럼 보이지만 이곳은 북극입니다.

빙하가 빠르게 녹은 자리에 퇴적물이 쌓이면서 거대한 갯벌처럼 변했습니다.

북극에서 가장 극적인 변화가 진행 중인 이곳, 1년에 7, 8개월은 얼음 없는 북극이 이어집니다.

[최경식/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 "저위도 지역에서 볼 수 있는 갯벌들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 지역만 봐서는 여기가 극지방이라고 상상하기가 어렵죠. 기후변화가 지속되면 앞으로 우리가 부딪히게 될 북극의 미래의 모습이다."]

2016년부터 딕슨 피오르의 변화를 조사 중인 서울대 연구팀, 1938년 노르웨이 극지연구소가 촬영한 사진과 비교하면 산의 빙하는 모두 사라지고 해안선은 바다 쪽으로 1km나 확장됐습니다.

갯벌의 퇴적물을 채집해 다가올 북극의 미래를 예측하는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김도형/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박사 : "연대 측정을 하게 되면 이 퇴적물이 언제 이 위치에 쌓이게 됐는지를 알 수가 있고요."]

계속되는 탐사 현장, 갯벌에 선명하게 찍혀있는 북극곰 발자국만이 이곳이 북극임을 말해줍니다.

[크리스토퍼 미순/북극곰 감시요원 : "(여기서 북극곰을 만날 수 있나요?) 물론이죠. 지난해 동료가 바로 여기서 한 마리를 봤어요. 그래서 항상 대비해야 합니다."]

하지만 정작 경계해야 하는 건 북극곰이 아닙니다.

["모기 정말 많다!"]

낮 기온이 20도 가까이 올라가며 더위에 약한 북극곰 대신 모기들이 가공할 기세로 덤벼듭니다.

[남승일/극지연구소 빙하환경연구본부 박사 : "알래스카에서는 많이 봤는데 스발바르에서는 처음 봤어요. 물론 3년 만에 오랜만에 왔지만, 전혀 제가 모기를 본 적이 없는데…."]

사라진 빙하,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된 거대한 갯벌과 모기의 공격.

기후변화의 시계가 빨라지면서 곧 북극 전체가 마주해야 할 현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신방실입니다.

촬영기자:홍성백 송혜성/그래픽:김지혜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신방실 기자 (weez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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