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악어 대신 '악어가죽 가방'을 전시한 동물원

장주영 입력 2022. 8. 17.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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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한 동물원이 살아있는 악어 대신 악어가죽 가방을 전시해 화제를 낳고 있다.

영국 런던 동물원(ZSL London Zoo)은 샴악어(Siamese Crocodile) 사육장에 샴악어 가죽으로 만든 가방을 전시했다. 동물원은 가방과 함께 “샴악어는 동남아시아와 인도네시아의 강이나 하천에서 서식하곤 했다. 그러나 지난 75년 동안 불법 야생동물 밀거래를 위한 불법 사냥으로 80%가 넘는 샴악어가 사라졌다”는 내용의 팻말을 게시했다.

사진 = 플리커

실제로 샴악어는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서식지 파괴와 불법 사냥으로 인해 전 세계에 약 1000마리만이 남아있다. 특히 1950년대에 시작된 악어가죽가방을 위한 대규모 불법사냥은 샴악어 개체수 감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전시된 가방은 2018년에 런던 공항에서 압수된 물품으로, 무분별한 야생동물 불법거래의 영향을 알리기 위해 동물원에 기증되었다.

몇 년 전부터 동물원에 전시했던 악어가죽 가방은 지난 2일, 한 트위터 사용자가 사진을 공유하며 빠르게 퍼져나갔다. 런던 동물원의 파충류 및 양서류 큐레이터 벤 태플리(Ben Tapley) 박사는 ”동물원의 행동으로 인해 동물 보호에 대한 인식이 퍼지고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동물원 방문자들에게 밀거래의 심각성에 대해 교육하고 담론의 장을 형성하고 싶었다”며 의도를 설명했다.

런던 동물원은 야생동물 보호를 위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태플리 박사는 “런던 동물원은 야생동물 보호와 밀거래 저지를 위해 정부 및 지역사회와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런던 동물원에는 많은 멸종위기 동물들이 보호되고 있다. 2000년 이래로 3000마리 이상의 동물들이 공항과 항구에서 압수되어 동물원으로 넘겨졌다. 여기에는 이집트 거북이, 붉은 비 개구리, 녹색 나무 비단뱀 등 희귀한 멸종위기 동물들을 포함한다.

[조유민 여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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