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진짜 5000원? 미친 가성비" 1020 열광..대체 뭐길래

안혜원 2022. 8. 17.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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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0원 치킨 이어 5000원 앰플 '대란'
마트·편의점 앞다퉈 '반값' 전략
아성다이소 제이엠솔루션의 5000원대 앰플이 포함된 'B5히아라인' 상품. /다이소 제공

‘반값’ 시리즈가 이어지고 있다. 반값치킨 ‘당당치킨’으로 홈플러스가 재미를 보자 치킨 피자 삼겹살 등 먹거리에 이어 생활용품까지 가격을 낮춘 제품이 나오고 있다. 이번에는 화장품이다. ‘저가 할인매장’ 대명사로 꼽히는 다이소가 반값 시리즈에 합류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다이소는 ‘제이엠솔루션’이라는 브랜드 이름으로 스킨케어 제품을 내놨다. 인기 배우 김소현을 모델로 내세워 이목을 끌었지만 더욱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는 것은 고가(高價) 제품으로 꼽히는 앰플 화장품 ‘모이스처라이징 앰플’이 단돈 5000원의 저렴한 가격에 나온 점이다. 

미샤, 더페이스샵, 네이처리퍼블릭, 스킨푸드,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1세대 로드샵도 앰플은 보통 2~3만원대였고, 최근 고물가에 그마저 가격 인상이 이뤄지고 있는 터라 다이소 앰플은 지갑이 얇은 1020세대에게서도 “미친 가성비”로 불린다. 이 화장품 브랜드의 인기에 힘입어 다이소의 올해 상반기 기초 화장품 매출은 전년 대비 50% 뛰기도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대다수의 화장품 업체들이 좋지 못한 실적 성적표를 받아든 것과 상반된다.

홈플러스의 당당치킨. /홈플러스 제공


최근 유통가 마케팅 키워드는 반값이다.

홈플러스가 내놓은 당당치킨은 6월30일부터 이달 10일까지 42일 동안 32만 마리 이상 팔려나갔다. 1분에 5마리꼴로 팔린 셈이다. 당당치킨은 한 마리에 6990원짜리 프라이드 치킨으로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의 3분의 1 수준이다. 2008년 이후 최대 폭으로 오른 고물가 시대를 맞으면서 1만원도 안 되는 최저가의 ‘마트 치킨’에 소비자들이 ‘오픈런’까지 불사하며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

롯데마트가 2010년 1마리에 5000원인 ‘통큰치킨’을 선보여 한바탕 홍역을 치렀던 12년 전과는 상황이 다르다. 자영업자들 비판과 소비자 비난 여론이 빗발치면서 한 주 만에 판매를 중단했었던 당시와 달리 고물가에 허덕이는 소비자들이 먼저 환영하고 나섰다. 

이같은 반응에 힘입어 홈플러스뿐 아니라 이마트(5분치킨·9980원)와 롯데마트(한통치킨·1.5마리 8800원)도 가세했다. 업계 관계자는 “매장마다 하루 30~50개를 한정판매하기 때문에 ‘골목상권에 타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공감대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값 피자도 나왔다. 1인 피자 브랜드 고피자는 매일 오후 12~5시까지 ‘고피자 파워타임’을 선언하고, 3종류의 피자와 콜라 세트를 단돈 6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최근엔 가격 추가 없이 피자의 가로 사이즈를 8% 키워 ‘혼자 푸짐하게 즐기는 피자’를 강조하고 나섰다.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에서 당당치킨을 구매하기 위해 몰린 고객들. /한경DB


편의점들도 저가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CU는 매일 오전·오후 7~9시에 과일, 간편식, 주류, 안주 등 50여종을 30% 할인해주는 ‘친구(79)타임’ 행사를 한다. 이달(1~12일) 들어 매출액이 전월 같은 기간 대비 27.3% 증가했다. 이마트24도 8월 말까지 월 2000~6000원의 구독료를 낸 고객에게 도시락·삼각김밥·샌드위치·김밥 등을 반값에 판다. 

물론 이같은 반값 제품들은 단기간 판매하고 그치는 ‘미끼 기획 상품’이라는 비판도 있다. 과거 유통업계를 휩쓸었던 치킨이나 피자, 와인은 물론 TV, 자전거 등 가전이나 생활용품까지 출시 한철만 판매가 되고 현재는 나오지 않는 반값 상품들이 많다. 소비자들에게 싸고 질 좋은 상품을 내놓겠다는 선의가 자칫 변죽만 울린 손님끌기용 상술로 비춰질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유통가의 반값 마케팅에 대해 사는 쪽이나 파는쪽 모두 실보다 득이 클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반값 품목이 지나치게 많거나 당장 공급업체에 타격을 줄 만큼 물량이 과도하지 않다”며 “물량을 잘 조절해 정기적 반값 할인행사로 정착될 경우 소비자 공급업체들 모두에게 이익을 돌아가는 '윈윈'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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