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없이 달리는 아이오닉5 택시..라스베이거스에서 승객 태우기 시작했다

류종은 2022. 8. 1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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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웨이모·크루즈 이어 세 번째 자율주행 운송
'레벨4' 자율주행..긴급 상황 대비 안전 요원 탑승
차량 호출-탑승-이동-도착 사람 개입 없이 이용
내년부턴 미국에서 무인자율주행 서비스 제공
한국 정부, 내년부터 자율주행 운송 본격 준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차량공유업체 '리프트' 이용자가 모셔널의 아이오닉5 로보택시를 이용하고 있다. 모셔널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에서 운전자 없이 승객을 태우는 자율 주행 택시 서비스를 시작한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의 자율주행 부문인 '웨이모', 제너럴모터스(GM)의 자율주행 자회사인 '크루즈'에 이어 세 번째다. 현재 시범 운행만 진행 중인 국내에서도 이르면 내년부터 자율주행 운송 서비스가 현실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과 미국 자율주행업체 '앱티브'의 합작사인 '모셔널'은 미국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리프트'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아이오닉5 자율주행 로보택시 '차량호출'(카헤일링)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17일 밝혔다.

카헤일링 서비스를 시작하는 아이오닉5 로보택시에는 미국 자동차공학회(SAE) 기준 '레벨4' 수준의 완전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됐다. 레벨4 수준에서는 ①차량 내 자동화 시스템이 상황을 인지·판단해 운전하고, 비상 때도 운전자 개입 없이 차량 스스로 대처가 가능하다. ③다만 긴급 상황에 대비, 안전 요원이 타고 있다.

미국 차량호출 업체 '리프트' 애플리케이션으로 모셔널의 아이오닉5 로보택시 서비스를 이용하는 화면 모습. 모셔널 제공

모셔널과 리프트의 이번 서비스는 승객이 차에 탈 때부터 이동, 도착해서까지 보조 운전자의 개입이 없다. 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앱)을 통해 차량 문을 열고, 승객은 차량 주행 중 외부 지원도 받을 수 있다.

모셔널과 리프트는 광범위한 조사와 승객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편안함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내년에는 안전 요원도 없이 '완전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0년 미국 네바다주로부터 '무인 자율주행차' 시험 허가를 받았고, 지난해엔 글로벌 시험 인증기관 '티유브이슈드(TÜV SÜD)'로부터 레벨4 무인자율주행에 대한 안전성을 인증받았다.

칼 이아그넴마 모셔널 최고경영자(CEO)는 "모셔널과 리프트는 자율주행 레벨4 차량의 상용화를 위한 확고한 계획을 갖고 있다"며 "내년에 도입될 완전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가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라이다·카메라·레이더 등 30개 센서로 완전자율주행

모셔널과 리프트의 자율주행 차량호출 서비스에 이용되는 현대차 '아이오닉5' 기반의 자율주행차(로보택시). 모셔널 제공

아이오닉5 로보택시는 지붕에 달린 원통형 '라이다'에서부터 전·후·측면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와 레이더 등 총 30개 센서가 완전 자율 주행을 안내한다. 이 센서들은 차량의 360도 전방위 상황과 장애물까지 인식한다. 또 고해상도 주변 이미지 측정으로 공간 정보 습득과 더불어 최대 300m 거리에 위치한 도로 상황도 감지한다.

주요 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이중안전시스템(리던던시)'도 들어 있다. 리던던시는 전력이나 통신 등을 비롯한 주요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도 운행을 도와준다. '원격차량지원(RVA)' 기술을 탑재, 도로 위 돌발 상황에도 대비했다.

모셔널의 아이오닉5 로보택시 뒷좌석에서는 터치스크린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모셔널 제공

또 운전석 앞 디스플레이에선 고객이 서비스 제공자와 문자로 소통할 수 있고, 창문 하단에는 차량 상태에 따라 색이 바뀌는 발광다이오드(LED) 램프를 적용, 고객이 먼 거리에서도 탑승자 유무 등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했다. 이와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모셔널은 지금까지 총 150만 마일(약 241만㎞)의 사전 시험을 진행했고, 리프트와의 로보택시 서비스도 10만 회 이상 '무사고'로 제공하고 있다.


해외에선 '무인 택시' 상용화…국내도 이르면 내년부터

GM 크루즈의 무인 자율주행 택시. 크루즈

현재 해외에선 레벨4 자율주행 운송 서비스 상용화가 빨라지고 있다. 이미 ①미국에선 웨이모가 2018년 12월부터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자율주행 운송 서비스에 들어갔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일부 차량을 운전자 없는 '무인 택시'로 변경, 운영 중이다. ②크루즈도 6월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무인 자율주행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③중국의 정보기술(IT) 기업 '바이두'는 8일부터 우한(武漢), 충징(重慶)에서 무한 자율주행 택시를 시작했다.

중국 바이두의 무인 자율주행 택시 모습. 바이두

국내에선 지방자치단체별로 자율주행 택시 시범 서비스만 진행하고 있다. 서울 상암(포티투닷·SWM), 강남(현대차·진모빌리티)을 비롯, 세종시(오토노머스에이투지), 대구시(오토노머스에이투지), 성남시(카카오모빌리티), 제주(라이드플럭스) 등의 일부 구간에서 자율주행 택시를 탈 수 있다. 시범운행이지만 상암(2,000원) 등 일부 지역에선 유상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이르면 연말부터 자율주행 택시를 본격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날 국토교통부는 자율주행 서비스 사업화를 돕기 위한 '자율주행자동차 유상 여객운송 허가 신청'을 공고했다. 공고 기준에는 레벨4 자율주행 서비스에 대한 허가 기준도 포함, 조건을 충족하는 업체는 해외처럼 운전자 없는 '무인 택시' 서비스도 진행할 수 있다.

박지홍 국토부 자동차정책관은 "이번 유상 여객운송 허가로 우리나라도 미국·중국과 같은 무인 자율주행 택시 운영까지 착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자율주행 기업들의 기술 개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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