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도 살려고 올라왔어요" 법 바깥에 방치된 화물 노동자들
[뉴스데스크] ◀ 앵커 ▶
하이트진로 술을 운송하는 화물 노동자들이 본사를 점거했다는 소식을 어제 전해드렸죠.
술을 운송해 주고 돈을 받지만, 화물 노동자들은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데요.
하이트진로가 교섭에 나서지 않고 있지만, 노동부는 노사 관계가 아니라면서 방치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법의 사각지대에 방치된 사람들, 이런 특수 고용직 노동자들이 220만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임상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점거농성 이틀째.
그늘도 없는 옥상에 10여명이 버티고 있습니다.
하루 세 번 올라오는 음식이 지상과 유일한 접촉입니다.
하이트진로 화물차 기사들은 운송료 인상을 요구하며 지난 3월 처음으로 노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오비맥주보다 30% 정도 낮은 운송료.
기름값은 올랐지만 15년 전 그대로입니다.
하지만 하이트진로 측은 교섭은커녕, 오히려 132명의 계약을 해지했습니다.
말이 계약해지이지 사실상 해고입니다.
옥상에서 농성하는 화물 노동자와 전화로 인터뷰했습니다.
[김건수/옥상 농성 노동자] "'불합리하니 조금 고쳐주십시오.'라고 얘기하면 고용승계 가지고 압박을 했어요. '너희가 다른 일을 찾아보든가 아니면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찾아보든가.' <교섭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던 거네요?> 일방적인 통보에 의한 압박이었죠."
화물차 기사들은 참이슬 소주가 크게 그려진 차로 술을 운송해주고 돈을 받지만, 법적으로는 '근로자'가 아닙니다.
노동조합법은 임금이나 급료를 받는 사람들만 보호하는데, 화물 노동자들은 건당 운송료를 받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특수고용' 노동자들입니다.
노조도 파업도 모두 불법입니다.
하이트진로는 이들이 불법으로 영업을 방해했다며 28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까지 제기했습니다.
[김경선/화물연대 대전지역본부장] "노동3권이 없다 보니까 이런 일들이 계속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습니다. 교섭도 진행되지 않고 교섭의 대상이 아니라고."
국제노동기구 ILO도, 국가인권위원회도 모두 이들의 노동권을 보장하라고 했지만, 법은 요지부동입니다.
[이용우/민변 노동위원장] "매우 협소하게 전통적인 고용 관계를 중심으로 판단하고 있는 면이 여전하고요. 국제 규범을 국내법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법 제도 개선이 필요한 마당인데도…"
노동부는 노사관계가 아니라는 이유로 사태를 방치하고 있습니다.
화물 노동자들은 어디에 하소연해야 할까?
[옥상 농성 노동자] "고공 농성 해본 게 처음이에요. 가족들은 두말할 게 없을 거고요. 시민분들한테도 죄송하긴 하지만 저희가 죽으려고 올라온 게 아니고 저희도 살려고…"
MBC뉴스 임상재입니다.
영상취재: 독고명 / 영상편집: 고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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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독고명 / 영상편집: 고무근
임상재 기자 (limsj@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399077_357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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