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전 금호 회장 징역 10년 "절대적 영향력 바탕 계열사들에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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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계열사를 부당하게 동원해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은 회사를 지원한 혐의로 기소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박 전 회장은 2015년 12월 말 금호그룹 경영권 회복을 위해 계열사를 동원해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은 특수목적법인(SPC)인 금호기업(현 금호고속)을 지원하도록 한 혐의(횡령)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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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자금 동원해 금호산업 지분 인수 성사시켜
"개인 위해 계열사 이용.. 기업 건전성·투명성 저해"
그룹 계열사를 부당하게 동원해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은 회사를 지원한 혐의로 기소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 조용래)는 1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 전 회장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 구형량을 그대로 받아들였으며, 박 전 회장은 선고 직후 보석이 취소돼 법정 구속됐다. 박 전 회장과 함께 기소된 임원 3명도 각각 징역 3~5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날 박 전 회장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대규모 기업집단은 큰 경영 주체로서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받아야 하지만, 동시에 법질서를 준수하고 역할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개인 회사를 위해 계열사를 이용하는 것은 기업 건전성과 투명성을 저해하고 경제 주체들의 정당한 이익을 해할 뿐 아니라 손실을 다른 계열사들에 전가하는 등 파급 효과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피고인은 그룹에서 자신의 절대적 영향력을 바탕으로 범죄를 저질렀고, 수익성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금호그룹 전체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박 전 회장은 지난달 12일 결심공판에서 "아시아나항공은 분신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 내가 피해를 줬다고 하니 안타까움을 표현할 길이 없다. 그러나 결코 내 자신만의 이익을 탐한 적이 없다"고 선처를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 전 회장은 2015년 12월 말 금호그룹 경영권 회복을 위해 계열사를 동원해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은 특수목적법인(SPC)인 금호기업(현 금호고속)을 지원하도록 한 혐의(횡령)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금호기업이 금호터미널 등 금호그룹 산하 4개 계열사 자금 3,300억 원을 임의로 사용해 그룹 지주사이자 아시아나항공 모회사인 금호산업(현 금호건설) 주식을 인수했다고 봤다.
박 전 회장은 이외에도 2016년 8월부터 2017년 4월까지 금호산업 등 금호그룹 9개 계열사가 자금난에 빠진 금호기업에 무담보 저금리로 1,306억 원을 대여하게 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도 받았다. 2016년 4월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던 금호터미널 주식 100%를 실제 가치보다 낮게 책정한 2,700억 원에 매각한 혐의(배임)도 있다.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독점 사업권을 저가에 해외기업에 넘기고 그 대가로 1,600억 원 규모의 금호고속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하도록 한 혐의도 받는다.
박 전 회장은 박인천 금호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로, 금호그룹의 제4대·6대 회장을 지냈다. 그는 2008년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잇따라 인수해 그룹을 재계서열 7위까지 끌어올렸지만, 무리한 인수에 따른 재무적 위기로 그룹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박 전 회장은 2015년 금호산업을 되찾는 데 성공했지만, 이 과정에서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이 불거져 결국 철창신세를 면치 못하게 됐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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