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그런데'] 100일, 그리고 남은 1700일

2022. 8. 17.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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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희(딸) 그리고 세준(아들) 둘 다 요즘 잘 못 자니까. 저와 아내 아주 아주 피곤해요.'

한국 사랑이 각별했던 마크 리퍼트 전 주한미국대사는 사주를 보고 아들과 딸의 한국식 중간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특히 큰아들 세준 군은 백일잔치를 한국식으로 해 화제가 됐습니다. 리퍼트 대사는 '백일 떡을 나누며 따뜻한 미소를 지어주는 손님들을 통해 정을 느꼈다.'라고 했죠.

백일은 신생아의 생존율이 낮았던 옛날 '아기가 잘살겠구나' 확신할 수 있는 시기였고, 그래서 선조들은 백일을 중시했습니다.

정치에서도 백일은 특별한 의미를 가집니다. 하지만 마냥 축하할 수만은 없었죠.

대통령의 지지율이 너무 낮기 때문입니다. 지지율만 보면, 대선 때 상대 후보를 찍었거나 기권했던 국민뿐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을 선택했던 국민들마저 실망하고 있는 게 역력합니다.

여당이 집안싸움으로 공사판처럼 어수선한데다 여성가족부 폐지, 경찰국 신설, 인사 문제, 만 5세 입학 논란 등등 정책에 있어서도 국민의 공감대를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겠죠.

국민들은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에게 실망한 국민들 마음을 돌려놓기 위해 어떤 각오를 밝힐까 주목했는데, 윤 대통령의 답변은 그냥 '민심을 겸허히 받들겠다.', 인사문제에 대해선 '철저하게 챙기고 검증하겠다.'가 다였습니다. 죄송하지만 이건 대통령이 아닌 누구라도 할 수 있는 말 아닐까요.

정치권에서는 대통령 임기 1800일을 18홀 골프에 비유합니다. 첫 번째 홀의 성적이 그다지 좋지 않더라도, 절대 늦은 건 아니죠.

아기의 백일은 지난 날을 잘 살아왔다고 칭찬하는 날이 아닌 앞으로 잘 살겟구나 안심하고 기대하는 날입니다.

윤석열 정부의 100일도 마찬가집니다. 앞으로의 1700일을 위해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 것인지 국민은 지켜보고 있습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100일, 그리고 남은 1700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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