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겪는 이재민들.."작은 빗소리도 겁나서 잠 깨요"

2022. 8. 17.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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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비는 그쳤지만 당시 집 안에 물이 차오르던 그 날의 생생한 기억 때문에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이재민들이 많습니다. 밤이면 작은 빗소리에도 겁이 나 잠에서 깨는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데요. 비 피해가 심했던 곳 중 하나인 구룡마을 이재민들을 표선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던 지난 8일, 1시간 30분 동안 집에 홀로 갇혀 구조를 기다렸던 구룡마을 주민 함말숙 씨는 그날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 인터뷰 : 함말숙 / 구룡마을 주민 - "나 안 떠내려가면 다행이다. 안 죽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했지…. 그냥 이제 무서워. 지금도 그냥 가슴이 떨려."

들어차 있는 흙을 퍼내며 복구에 힘써 보지만, 무너진 건 집뿐만이 아닙니다.

마을에 산 지 40년이 다 돼가는 강금순 씨는 지금도 마음이 진정되지 않습니다.

▶ 인터뷰 : 강금순 / 구룡마을 주민 - "빗소리만 들어도 노이로제 걸렸어요. 호텔에서 머물고 있는데 비온다고 하면 심장이 벌렁벌렁…. 지금 몇 년째 재해를 당해서 이번이 제일 컸어요."

비가 쏟아진 날은 사나흘에 불과하지만, 정신적 후유증은 훨씬 오래 남을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백종우 / 경희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이재민 중) 10%에서 20% 정도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나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 발병이 높아지기 때문에 이런 분들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하고 지원하는 것들이 내용의 핵심입니다."

서울시가 임시 대피소에 상담부스를 마련하고 전화 상담에도 나서고 있지만, 폭우 당시 잠을 자다 가까스로 대피했던 이재민들은 혹시나 또 비가 올까 걱정부터 앞섭니다.

▶ 인터뷰 : 유선화 / 구룡마을 주민 - "밤에 잠이 안 오는 거야. 내가 누우면 잠을 자는 사람인데 30분만 자…. 어디서 뭐 쫄쫄 소리만 나면 벌떡벌떡 일어나 앉았고…."

MBN뉴스 표선우입니다. [pyo@mbn.co.kr]

영상취재 : 김형균VJ, 임성민VJ 영상편집 : 김미현

#폭우 #구룡마을 #이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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