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갈등과 화해, 11년의 기록..영화 '녹턴'

문별님 작가 2022. 8. 17.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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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최근 한 드라마의 영향으로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그럴수록 드라마와 현실의 격차도, 더 뚜렷하게 드러나죠.


오늘 <지성과 감성>에서는, 극적인 장치를 최소화하고, 자폐인 가족의 현실에 주목한 다큐멘터리 영화, <녹턴>을 소개합니다. 


함께 만나 보시죠. 


[리포트]


- 아 뜨거워, 아 차가워 이런 거 해야 돼 성호야

- 아 뜨거, 아 차거

- 아프면 "아야" 이렇게

- 아야

- 그래야 사람들이 아픈지 알지


다 큰 아들의 머리를 감겨주고, 면도까지 해주는 엄마.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성호는 엄마가 없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지만,


단 하나, 음악만은 예외입니다. 


- 안녕하세요, 저는 은성호입니다. 모차르트 21번 2악장과 베토벤의 월광 3악장을 연주하겠습니다


성호가 음악을 할 수 있는 건 엄마의 세심한 보살핌과 지원 덕분인데요.


사실 성호에게는, 성호처럼 음악을 좋아하는 동생 건기가 있습니다. 


- 피아노, 클라리넷, 바이올린 이런 건 다 하면서 페트병 콜라 있죠? 그것도 잘 못 따요. 엄마가 다 해줘서 그런 거 할 줄 몰라요

- 건기 입장에서는...

- 컵라면에 물 부어 먹을 줄도 몰라요. 내 입장에서는 눈꼴 시리죠


형만 챙기는 것 같은 엄마를 보면서, 건기는 가끔 '내가 형이라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 차라리 형이랑 바꾸고 싶어요, 역할을. 내가 저렇게 돼서 그냥 이렇게 엄마나 따라다니고 엄마가 하라는 대로 하고 엉뚱한 생각이나 하고 이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좀 많이 했어요


시간이 흘러 모두 성인이 된 두 형제. 


하지만 조금씩 자리를 넓혀 온 가족 사이의 균열은, 여지없이 서로를 아프게 합니다. 


- 말 안 통하는 사람한테 말 안 걸어

- 말 안 통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형을? 못 통하는 거랑 안 통하는 것도 몰라? 응? 

- 네가 오랜만에 왔는데 형한테 이런 기회에 형이 그걸 아니까...

- 이게 뭔 기회야?

- 형한텐 기회야

- 나한텐 기회 아니야

- 너한테 기회는 엄만 안 필요해 


다큐멘터리 영화 <녹턴>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형과 형의 음악을 위해 인생을 바친 엄마, 그리고 그들에게서 방황하는 동생의 이야기인데요. 


2008년부터 시작된 11년간의 기록을 98분이라는 시간으로 압축해, 이 가족이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고 화합해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서로가 진정으로 소통하게 되는 순간, 그 사이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보는 이의 가슴에 울림을 주는 영화, <녹턴>은 내일부터 관객과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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