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뉴스레터 사용설명서 1.0

박현철 2022. 8. 17.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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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 박현철 | 콘텐츠기획부장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 7층 편집국 제 자리 왼쪽엔 ‘스페셜콘텐츠부’가, 오른쪽엔 ‘미디어기획부’가 있습니다. 저는… 콘텐츠기획부입니다. 세 부서가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종류의 콘텐츠를 만드는지 감이 오시나요? 저도 항상 제 소속을 ‘풀네임’으로 말하기 전에 속으로 ‘콘(텐츠)기(획)부’를 먼저 되뇝니다. 최근 새로 생겼거나 부침을 거듭한, 주로 디지털영역 부서의 구성원들은 자신의 부서 이름만 말했다간 ‘뭐 하는 곳이지?’라고 묻는 상대방 눈빛을 마주하게 됩니다.

디지털 부서 이름과 정체성 논란을 말하려는 건 아닙니다. 독자에게 중요한 건 부서 이름이 아니라 그 부서가 만드는 결과물일 테니까요. 그래서 오늘은 저희가 만드는 결과물, 그중에서도 뉴스레터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최근 입사한 경력사원들에게 부서를 소개할 기회가 있었는데요, 한 사원이 물었습니다. “한겨레 뉴스레터는 목적이 뭔가요? 왜 만드나요?” 독자는 물론 내부 구성원들에게도 친절하게 설명한 적이 있었나 싶었습니다.

<한겨레> 홈페이지(hani.co.kr) 첫 화면 ‘한겨레’ 제호 아래엔 최신 이슈와 열쇳말 메뉴판이 있는데요. 그 맨 앞에 ‘뉴스레터’가 있습니다.

현재 한겨레가 발송하는 뉴스레터는 모두 5가지입니다. 그중 본디 이름 대신 그냥 ‘한겨레 레터’라고도 불리는 ‘H:730’이 첫번째입니다. 평일(월~금) 아침 7시30분에 배달되는 뉴스레터입니다. H:730은 한겨레 편집국 부국장과 부장들이 쓴, 칼럼과 에세이 중간쯤 되는 ‘에디터 레터’로 시작해 그날의 핵심 뉴스 5개를 꼽은 ‘브리핑’, 사진 한장으로 전하는 뉴스 ‘컷’, 생각할 거리가 담긴 읽을거리 ‘런치타임’ 같은 코너들로 채워집니다.

두번째는 매주 목요일 낮 12시에 발송하는 휘클리(H_WEEKLY)입니다. 매주 한가지 이슈나 주제를 정해 그 이슈를 취재하고 기사를 쓴 기자가 인터뷰이로 등장합니다. 에이부터 제트까지 빠짐없이 기자에게 궁금한 것들을 묻는 거죠. △돌고래에게 ‘결자해지’ 하는 법 △페북의 ‘겁박’, 뭘 더 가져가려고? △5일 기다린 정부, 5년 기다린 노동자 △빅스텝이 내 삶을 흔들 때, 어떡하지? 최근 한달간 발송된 휘클리 제목입니다. 휘클리를 읽어본 뒤 반응은 둘로 나뉩니다. “뉴스레터가 너무 길어” 또는 “길게 설명해줘서 좋아”. 휘클리를 발송한 뒤 저희의 소회도 매주 똑같습니다. ‘이번주는 너무 긴 것 같다’ 또는 ‘앞뒤 사정을 설명하려면 그게 최선 아닐까?’. 뉴스레터를 읽는 데 들인 시간이 아깝지 않은 최적의 분량을 찾아내는 게 숙제입니다.

매주 화요일 정오엔 동물 뉴스를 담은 ‘댕기자의 애피레터’를 발송합니다. 토요일엔 ‘S-레터’, 수요일엔 ‘썸싱21’… 이쯤 되면 감이 오시죠? 뉴스레터 이름만 들어도 어떤 내용이나 형식을 담고 있을지 예측이 가능합니다. 저희 부서 이름과는 다릅니다. ‘독자가 이 이름을 어떻게 받아들일까’를 고민하고 만들었기 때문일 겁니다.

“왜 뉴스레터를 만드나?”라는 질문은 사실 독자에게 중요한 질문은 아닙니다. 새로운 플랫폼(이메일)으로 콘텐츠를 전달해 한겨레와 그 콘텐츠의 영향력과 외연을 넓히는 건 한겨레에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개별 독자에겐 아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더 중요한, 그리고 저희가 정말 독자에게 묻고 싶은 건 “왜 뉴스레터를 보는가?”라는 질문입니다. 끊임없이 독자 의견을 듣고 있지만, 뉴스레터를 시작할 땐 그 답을 저희 스스로 찾아야 했습니다. H:730과 휘클리를 시작하던 1년6개월 전 그렸던 답은 ‘유용성’입니다. 인터넷의 바다를 헤매다 눈에 띄는 제목과 사진에 이끌려 뉴스레터를 보진 않습니다. 구독신청을 하고 메일함에서 제목을 클릭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할 쓸모. 지적인 만족이든, 내 삶에 도움이 되는 정보든, 훈훈한 재미든, 뉴스레터는 쓸모가 있어야 합니다.

레터에 담을 뉴스를 고를 때도 ‘이 뉴스가 독자에게 어떤 쓸모가 있을까’를 가장 먼저 생각합니다. 독자들이 원하는 쓸모는 다양하겠죠. 그래서 한겨레는 새로운 뉴스레터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5가지 뉴스레터를 찬찬히 보시면 ‘이 분야가 좀 빠졌네’라는 게 떠오르실 겁니다. 그 빈자리를 채워서 다시 소개하겠습니다.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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