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선진국 되려면 일본에서 벗어나야

이규화 입력 2022. 8. 17. 18:49 수정 2022. 8. 17.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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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천안 목천에 독립기념관을 세우려할 때 일각에서 제기됐지만 묻힌 것이 명칭 문제였다.

그 주장의 이면에는 현대사 최초로 거대한 기념관을 짓는데, 왜 '독립'이란 말을 통해 '일본'을 상정하게 만드느냐는 것이었다.

책은 그때 독립기념관 명칭에서 일부 한국인이 가졌던 '탈(脫)일본'을 환기한다.

물론 저자는 일제강점기라는 원죄와 일본의 우경화에서 원인을 탐색하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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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역사를 왜곡하는가

누가 역사를 왜곡하는가 구로다 가쓰히로 지음/7분의언덕 펴냄

1980년대 천안 목천에 독립기념관을 세우려할 때 일각에서 제기됐지만 묻힌 것이 명칭 문제였다. 일제강점기에 겪은 수난과 나라를 되찾기 위해 싸운 독립운동의 기록과 유물을 보관, 전시하려는 것이므로'독립기념관'이 적절한 명칭으로 순순히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이의제기하는 쪽은 민족의 지속성을 지켜냈음으로 '민족기념관'으로 하자는 주장을 했다. 그 주장의 이면에는 현대사 최초로 거대한 기념관을 짓는데, 왜 '독립'이란 말을 통해 '일본'을 상정하게 만드느냐는 것이었다. 독립은 '~에게서' '~로부터'라는 탈격(奪格)의 대상을 전제로 한다. '독립'을 말할 때 우리는 '일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당시 '극일(克日)론'이 등장한 때였다. 일본을 강하게 의식하는 것은 결국 일본에 엮이는 결과를 초래한다.

책은 그때 독립기념관 명칭에서 일부 한국인이 가졌던 '탈(脫)일본'을 환기한다. 그때 한국인이 자존감의 맥락에서 얘기했다면, 저자는 한일관계의 정상화를 위한 걸림돌 걷어내기 맥락에서 얘기한다. 저자는 1970년대 초 한국에 특파원으로 부임한 이래 50여년 세월 중 40년을 한국에서 살고 있는 저명 언론인이다. 한국인보다 한국인을 더 객관적 시각으로 볼 수 있다. 저자는 한일관계가 악화할 대로 악화한 근원에는 한국 지식인과 미디어가 촉발하는 무비판적 '반일감정'이 있다고 본다. 물론 저자는 일제강점기라는 원죄와 일본의 우경화에서 원인을 탐색하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 근년 일본에서 일고 있는 혐한(嫌韓) 현상이 한국의 반일감정에 대한 반사작용일 수 있다는 시각은 그르다 볼 수 없을 것이다.

현재 한일관계를 규정짓는 두 문제, 위안부문제와 징용공문제도 그 자체의 사실적 역사적 접근보다는 당위적 감정적 선입견에서 접근을 하므로 해법 찾기가 매우 힘들다. 특히 일본이 이전의 수용적 태도에서 '제재'나 '보복'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공세적으로 나오는 데는 한국이 그만큼 강해졌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저자는 한국인의 '일본 및 역사 매달리기'와 일본인의 '역사 벗어나기'라는 관점에서 두 나라 관계의 앞날을 예측한다. 저자는 한국이 진정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대일(對日) 감정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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