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취임 100일' 전장연 지하철 시위 재개..1시간 이상씩 지연

100여명 출근 시간 4호선 탑승
상·하행선 1시간 이상씩 지연
"응원" "불만" 시민 반응 갈려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째 되는 날인 17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서울 지하철 4호선에서 출근길 시위를 재개했다. 지난 1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성과가 없었다며 출근길 시위를 벌였다가 멈춘 이후 16일 만이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7시 30분쯤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오전 8시쯤 상행선을 타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방향으로 이동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17일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장애인권리예산 보장을 촉구하는 지하철 탑승 선전전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지하철 탑승 시위에는 휠체어 25대와 전장연 관계자 100여명(경찰 추산)이 참여했다. 전장연 관계자들은 상복 차림에 ‘중증장애인 노동권 보장’, ‘발달·중증장애인 지역사회 24시간 지원체계 보장하라’ 등의 문구가 쓰인 관을 끌고 지하철에 탔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요새 ‘양두구육’이라는 말이 언론에 많이 회자하고 있다. 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이라며 “정부가 말은 번지르르하면서 장애인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출발조차 보장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단체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까지 이동했다가 다시 하행선을 타고 사당역으로 이동한 후, 상행선을 타고 삼각지역으로 돌아왔다. 이 과정에서 4호선 삼각지역 기준 상행선이 약 1시간 17분, 하행선이 약 1시간 20분 지연됐다.

일부 시민들은 불만을 터트리기도 했다. 반대로 박 대표에게 “모든 사람은 소중하다. 장애인들도 행복해야 한다. 응원한다”는 내용의 쪽지를 건넨 승객도 있었다.

전장연 지하철 시위 재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17일 지하철 4호선 열차 안에서 장애인권리예산 보장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16일 만에 재개한 이날 시위에서 전장연 관계자들은 상복 차림에 ‘발달·중증장애인 지역사회 24시간 지원체계 보장하라’ 등의 문구가 쓰인 관을 끌고 지하철에 탔다. 한 참석자는 철제 모형 감옥 안에 쇠사슬로 몸을 묶고 이동하기도 했다. 이날 시위로 삼각지역 기준 4호선 상행선은 1시간17분, 하행선은 1시간20분 운행이 지연됐다. 뉴시스

전장연은 이날 오후 2시쯤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 모여 종로구 마로니에공원으로 이동하는 ‘중증장애인고용촉진 특별법 제정 행진’도 진행했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