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관심사 기반 신사업 키운다
기존 서비스와 시너지…해외 진출까지
국내 양대 빅테크로 꼽히는 네이버·카카오가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네이버는 스포츠 서비스에 커뮤니티형 메타버스를 접목하는 것을 시작으로 웹툰·엔터테인먼트 분야에도 버티컬(수요맞춤형) 메타버스를 선보인다. 카페·밴드 등 커뮤니티 서비스를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를 접목해 새 먹거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는 기존 카카오톡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대적인 개편을 진행 중이다. 관심사 기반 서비스인 오픈채팅을 강화해 이용자층을 확장하고 맞춤형 광고도 도입한다.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 커머스까지 확장
1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최근 관심사를 중심으로 한 차세대 커뮤니티 서비스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잇따라 밝혔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5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네이버 플랫폼 안에는 이미 다양한 버티컬 주제형 서비스가 있다"며 "이용자들이 관심사에 따라 모이고 소통하며 이것이 커머스까지 이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이에 대응하는 신규 서비스들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네이버가 자랑하는 무기는 카페·밴드 등 커뮤니티 서비스다. 특히 20년 가까이 운영된 네이버 카페는 정보 공유뿐 아니라 공동 구매, 개인 간 거래 등 다양한 활동이 일어나는 장소로 진화했다. 카페 내 '상품등록게시판'을 통해 작성되는 게시글만 해도 올해 기준 일 평균 15만4000건에 달한다.
이와 함께 젊은 세대 신규 사용자가 꾸준히 유입되며 새로운 문화와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10대 사용자의 유입이 두드러졌다. 네이버에 따르면 2019년 10대 사용자의 주간활성사용자(WAU) 증가율은 52%로 2030세대(5%)보다 높았다. 이듬해인 2020년에도 2030세대 사용자가 8% 늘어나는 동안 10대 사용자의 유입은 30% 증가했다.
커뮤니티 운영 노하우로 신사업 키운다
콘텐츠라는 공통 관심사를 기반으로 한 실시간 채팅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예능·드라마 등 방송 프로그램의 경우 네이버 검색이나 네이버앱 추천·구독판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TALK' 서비스에서 방금 나온 장면에 대한 감상을 공유할 수 있다. 올해 인기를 끌었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우리들의 블루스', '신사와 아가씨' 등 6개 드라마 TALK에서만 36만명의 사용자(중복 포함)가 모였다.
스포경기 중계 콘텐츠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커뮤니티 서비스도 인기다. 대표적으로 KBO리그 팬들이 남긴 '응원톡'은 올해 기준 경기당 평균 2만6000개를 넘겼고 한번이라도 응원톡을 남긴 사용자는 24만여명에 달한다.
네이버는 다양한 커뮤니티를 운영한 노하우를 신사업에 접목할 계획이다. 최수연 대표는 지난 4월 메타버스 사업 방향성을 발표하며 "공통의 관심사를 기반으로 소통하고 싶어하는 사용자들의 니즈에서 카페·밴드가 탄생했다"며 "커뮤니티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스포츠·웹툰·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버티컬 서비스에서 제2, 제3의 메타버스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커뮤니티 서비스를 가장 넓고 깊게 이해하는 사업자로서 앞으로 선보일 커뮤니티형 메타버스 서비스에서도 사용자들이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카카오톡, 관심사 기반 서비스로 개편
카카오 역시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을 관심사 기반 서비스로 개편한다. 지인 기반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중심 서비스의 한계를 넘어 이용자들이 조금 더 가볍게 교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카카오톡 서비스뿐 아니라 주력 사업인 광고·커머스 등 비즈니스와 시너지도 창출한다.
가장 중심에 있는 서비스는 오픈채팅이다. 오픈채팅은 지인과의 연결을 넘어 모르는 사람들과도 소통할 수 있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같은 가수를 좋아하는 팬이나 K-웹툰을 좋아하는 글로벌 팬 등 관심사가 같은 사람끼리 오픈채팅에서 소통하는 식이다. 특히 1020세대의 경우 게임·팬덤·뷰티·패션·운동 등 취미 활동과 관련된 정보를 공유하거나 오프라인 모임 일정을 잡는 데 오픈채팅을 활용하고 있다.
실제 카카오톡 오픈채팅 사용자 수는 2019년 대비 76% 증가했다. 오픈채팅 수신·발신량도 78% 증가했다. 이에 카카오는 다음 포털 검색 결과나 카카오톡 더보기에 오픈채팅 진입점을 추가해 이용자층을 확장하기로 했다. 오픈채팅에 관심사 기반 맞춤형 광고도 연내 도입할 예정이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최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방대한 콘텐츠 자산과 메가 트래픽을 보유한 플랫폼들이 오픈채팅과 더욱 강력하게 결합하면서 국내 최대 관심사 기반 서비스로 계속 발전해나갈 것"이라며 "오픈채팅은 이후 오픈링크라는 독립 앱으로 출시해 국내 기반을 다지고 해외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이혜선 (hs.le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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