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레터 이브닝(8/17) : 판사 앞에 선 이준석..윤 대통령에게는 "불경스럽게"로 응수
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법원 나온 이준석 "당내 민주주의 훼손"
◇ 기자 : 어떤 점 위주로 소명할 건가?
◆ 이준석 전 대표 : 절차적으로 잘못된 부분과 더불어 당내 민주주의 훼손된 부분을 재판장께 말씀드리도록 하겠다.
◇ 기자 : 법원이 기각하면 어떻게 대응할 건가?
◆ 이준석 전 대표 : 기각이나 인용에 대한 선제적 판단에 따른 고민은 하고 있지 않다.
이준석 전 대표는 어젯밤 법원 심리에 변호사만 보내지 않고 직접 참석할 것을 예고했는데요, SNS에 법정 참석 계획을 올리면서 "나아갈 때는 앞에 서고, 물러설 때는 뒤에 서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참모 뒤에 숨는 정치는 안 된다"고도 했죠.
내일 가처분 신청 심문에 직접 가겠습니다. 나아갈 때는 앞에 서고, 물러설 때는 뒤에 서야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참모 뒤에 숨는 정치는 안 됩니다.
가장 열정적이고 의기 넘치는 법률가들과 함께 하게 되어서 행복합니다.
치열한 공방…"오늘 결정 나오지는 않아"
이 전 대표 측이 내세운 논리는 1) 배현진 의원 등 사퇴를 선언한 최고위원들이 상임전국위 개최를 의결해 절차를 어겼고 2) '비상상황' 유권해석이 부당하며 3) 전국위가 비대면 의결을 강행한 점 등이 당내 민주주의를 훼손했다는 거죠.
심문을 마친 이준석 전 대표는 "재판장께 잘 말씀드렸다"면서 "책임있는 정당 관계자로서 이런 모습 국민께 보여드리는 상황 만든 것 자체를 자책하고 그에 못지않게 이 일 시작한 사람들도 책임 통감했으면 좋겠다"면서 윤핵관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네요.
반면 국민의힘 측은 이 전 대표 측의 가처분 신청이 부적법하다고 맞섰는데요, 최고위원회의와 상임전국위원회를 거치고 전국위원회에서 주호영 위원장 임명안이 의결됐다는 점을 내세웠죠. 또 지난 2일 이뤄진 최고위 의결 과정에 대해서도 "배현진·윤영석 최고위원은 정치적으로 사퇴 선언을 했을 뿐 국민의힘에 공식적으로 사퇴 의사 표시를 하지 않았으므로 여전히 최고위원의 지위를 누린다"며 절차적 하자가 없다는 논리도 폈고요.
윤 대통령도, 이준석도 '자제 속 불편한 기색'
윤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민생 안정과 국민의 안전에 매진하다 보니 다른 정치인이 어떠한 정치적 발언을 했는지 제대로 챙길 기회도 없고"라면서 이준석 전 대표가 어떤 공격을 했는지 잘 모른다고 선을 그었네요. 그러면서 "다른 정치인들의 정치적 발언에 대해서 어떠한 논평이나 제 입장을 표시해본 적이 없다는 점을 좀 생각해주길 바란다"면서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죠. 껄끄럽고 불편한 문제를 피해가는 답변으로 보이네요.
◇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최근 윤석열 대통령도 직접 겨냥해 여러 지적을 하고 있다. 이렇게 여당 내에서 집안싸움이 계속 이어진다면 국정 운영에도 상당히 부담될 걸로 보인다. 어떻게 보는지 궁금하다.
◆ 윤 대통령 : 대통령으로서 민생 안정과 국민의 안전에 매진하다 보니 다른 정치인이 어떠한 정치적 발언을 했는지 제대로 챙길 기회도 없고, 또 작년 선거운동 과정에서부터 지금까지 다른 정치인들의 정치적 발언에 대해서 어떠한 논평이나 제 입장을 표시해본 적이 없다는 점을 생각해주기를 바란다.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해 이 전 대표가 같은 화법으로 응수했네요. 이 전 대표는 법원에 나오면서 "당내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다 보니 대통령께서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불경스럽게도"라고 했죠. 근데 '(무엇을) 하다 보니 (무엇을) 챙기지 못했다'는 문장 구조가 윤 대통령 발언의 문장 구조와 일치하네요. 게다가 '불경스럽게'라는 말을 굳이 붙인 걸 보면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죠. 이 전 대표는 법정 밖으로 나설 때도 '불경스럽게'라는 표현을 또 쓰면서 속마음을 드러내기도 했죠.
"당내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다 보니 불경스럽게도 대통령께서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법정 들어가기 전)
"당원 민주주의에 대해 깊은 고민하고 있어서 제가 대통령께서 하신 말씀 다 챙겨 보지 못하는 다소 불경스러운 상황임을 양해해주셨으면 한다." (법정 나온 뒤)
"끝까지 다툰다"…단호해진 이준석
이 전 대표는 법원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기각·인용 여부와 상관없이 본안 소송에서 최종적인 결론을 낼 수 있도록 법적 분쟁을 이어간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네요.
심문을 마치고 나온 이 전 대표는 "법원의 비대위 전환 효력 전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다고 해도 본안에서 다퉈야 할 사안으로 보고 있다. (법원에서) 인용하면 인용하는 것에 따른 이유가 있기 때문에 그에 따라 국민도 판단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죠. 그동안 '가처분 결과를 예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에서 단호한 입장으로 바뀐 듯한 말이네요.
◇ 기자: 법원에서 기각하면 앞으로 대응은?
◆ 이준석 전 대표: 기각한다 하더라도 당연히 본안에서 다퉈야 할 상황이라 보고 있다. 인용하면 그 이유 있고 기각하면 그 이유 있을 것이어서 그에 맞춰 저도, 국민들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오전에 주호영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가처분이 인용되면 어떻게 할지'를 묻는 기자 질문에 "어떤 절차가 미비해서 안 된다면 그 절차 다시 갖추면 되는 것 아니겠나"고 했는데요, 절차적 문제를 해결해 비대위 체제를 유지할 듯한 말이죠. 여기에 대해서도 이준석 전 대표는 "주호영 의원께서 말씀하신 그런 방향으로 법원 판단 대처한다면 바로 그게 제 해석의 비상상황이다. 민주주의의 비상상황"이라고 비판했네요.
이준석 전 대표는 또 "주호영 의원 만나는 것 자체가 의미 없다고 여러 번 밝혔고, 만나면 오히려 곤란한 상황 빠질 것"이라고 했는데요, 이 전 대표의 '마이웨이'는 더 멀리 간 느낌이네요.
폭우로 침수 피해를 본 서울대 사범대학 강의실에서 밖으로 나온 의자들이에요. 서울대 사범대는 건물이 침수되고 토사가 유입되는 등 큰 피해를 봤는데요, 2학기 대면 수업 일부는 비대면으로 전환됐다고 해요.
(사진=연합뉴스)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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