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銀 '금융완화의 역설'..시중에 푼 돈 다시 돌아와 [도쿄리포트]

조은효 2022. 8. 1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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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풀겠다"는 일본 중앙은행 일본은행(BOJ)의 강력한 의지가 무색하다.

시중은행을 상대로 일은이 개설한 당좌예금 계좌에 돈이 쌓이면서 잔고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7일 일본의 3대 대형 시중은행 중 하나인 미즈호은행이 일은에 맡긴 당좌예금 일부에 마이너스 금리가 적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은행에는 시중은행 등 금융기관의 당좌예금 계좌가 개설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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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銀의 예금 잔고 역대 최대
마이너스 금리 패널티 적용에도
마땅한 투자·대출처 못찾아 예치
일본 도쿄 미즈호은행 로고 앞으로 한 남성이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돈을 풀겠다"는 일본 중앙은행 일본은행(BOJ)의 강력한 의지가 무색하다. 시중은행을 상대로 일은이 개설한 당좌예금 계좌에 돈이 쌓이면서 잔고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완화의 역설'이다.

시중은행들이 일은에 예치한 자금 일부에 대해 '금고 보관료' 격으로 마이너스(-) 금리라는 철퇴가 내려지고 있으나 자금을 밀어낼 마땅한 투자처나 대출처가 없다. 9년 동안 지속된 일은의 대규모 금융완화로 일본 금융시장이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일본의 3대 대형 시중은행 중 하나인 미즈호은행이 일은에 맡긴 당좌예금 일부에 마이너스 금리가 적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메가뱅크 가운데 올해 초 미쓰비시UFJ은행에 대해 사상 첫 마이너스 금리가 적용된 이후 반년 만에 미즈호은행에 대해서도 패널티가 적용된 것이다.

중앙은행에는 시중은행 등 금융기관의 당좌예금 계좌가 개설돼 있다. 은행들 간의 자금 거래 통로다. 중앙은행을 '은행의 은행'이라고 부르는 이유 중 하나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로이터 뉴스1

일은의 경우 당좌예금 금리가 △0.1%의 금리가 적용되는 기초 잔고 △제로 금리(0%)가 적용되는 가산 잔고 △-0.1%의 금리가 적용되는 정책금리 잔고 등 총 3단계로 나뉜다. 앞의 두 개의 잔고가 초과하면, 마지막 단계인 마이너스 금리 계좌로 넘어가는 구조다. 일은이 정한 선 이상으로 돈을 예치하면 되레 보관료를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은행들이 일부 원금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일은 금고에 돈을 예치하는 것은 한마디로 돈이 갈 곳을 잃었기 때문이다.

일은의 당좌예금 잔액은 2013년 아베노믹스 가동에 따라 대규모 금융완화를 시작하면서 10배 증가했다. 팽창을 거듭한 일은의 당좌예금 잔액은 올해 3월 말 기준 563조엔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찍었다.

일은이 "시중금리 인상을 억제하겠다"며 무제한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가동, 은행들이 보유한 국채를 사들였는데 이 매입 대금이 고스란히 일은 계좌로 들어간 것이 잔고 급증의 이유로 작용했다.

다른 하나는 코로나19 대응 대출 실적이 높은 은행들에게 일시적으로 높은 금리를 주겠다고 유동성 확대용 유인책을 구사했는데 대출 속도는 날로 떨어지고, 대출보다 안전한 일은의 금고에 돈을 맡기고 이자를 받겠다는 은행들이 늘면서 잔고가 급증한 측면도 있다.

기본적으로는 유동성 대비 은행의 투자, 대출 활동이 활발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은은 아직 금리를 올릴 때가 아니라며 버티고 있으나 미국 등 주요국들과 마찬가지로 긴축 국면으로 접어들 때는 당좌예금에도 이자를 붙여야 할 것이고, 그러면 일은의 손실 부담이 커지게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은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시중은행의 경영을 압박, 적극적으로 대출을 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금융완화 지속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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