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x3 선수로 돌아온 태양모터스 민성주 "정년이처럼 국가대표 한번 해봐야죠"

서호민 2022. 8. 1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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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서호민 기자] 제2의 김동우, 김정년이 될 수 있을까. 올해를 끝으로 프로에서 은퇴했던 민성주가 3x3 선수로 코트에 돌아왔다.

1987년생으로 2010년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7순위로 서울 삼성에 지명됐던 민성주는 이후 오리온스(현 한국가스공사)-KT-전자랜드(현 한국가스공사) 등 다양한 팀에서 커리어를 쌓았다.

11시즌 동안 1군 232경기에 나서 평균 1.5점, 1.3리바운드를 기록했고, D리그에선 48경기에 나서 평균 10.0점, 5.4리바운드의 기록을 남겼다. 화려하진 않았지만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역할을 하는 내실 있는 플레이어로서 10년 간 한결 같은 모습으로 같은 위치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했다.

프로 유니폼을 벗은 민성주는 곧바로 3x3 코트로 향했다. 태양모터스 소속으로 지난 8월 2022 KXO 3x3 진주투어 남자리그부에 나섰던 민성주는 김정년, 장동영, 최우연과 함께 팀을 이뤄 팀을 준우승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태양모터스 측과 논의 끝에 정식 선수로 활동하기로 했다.

“프로에서 은퇴한 뒤 더는 선수로서 코트에 설 기회가 없을 줄 알았는데, 전자랜드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왔던 태양모터스 김재운 대표님께서 좋은 제안을 해주셔서 태양모터스에 합류하게 됐다. 전자랜드 시절 같은 팀 동료로 지냈던 (김)정년이도 태양모터스에서 함께 3x3를 하자고 권유했다.” 민성주의 말이다.

태양모터스 김재운 대표의 제안으로 3x3 무대에서 활약하게 된 민성주는 “직접 KXO리그 진주투어를 뛰어보니 잘하는 선수들이 너무 많아 힘들었다. 나부터가 3x3 경험이 부족하고, 팀도 이제 막 손, 발을 맞추고 있어 경험을 쌓고, 배운다는 생각으로 진주투어를 치렀다”고 말하며 “아무래도 3x3는 처음 접하는 터라 룰 적응하는데 애를 먹었다. 상대 편 선수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심판 분께서 저한테 알려주시기도 했다. 종목이 다르지만 결국 3x3도 같은 농구더라. 금방 룰에 적응하게 됐다”며 3x3 데뷔 경기 소감을 전했다.

이어 “3x3가 공수전환이 엄청 빠르다고 들었는데 직접 뛰어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돼 그 스피드에 맞추기 힘들었다”며 “그래도 3x3 만의 독특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여기서는 못한다고 욕 하는 사람도 없고 눈치 볼 필요 없이 내가 하고 싶은 플레이를 마음껏 할 수 있다. 그런 점들이 나한테는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고 3x3 매력을 설명했다.

 

프로 무대에 대한 미련은 없었을까. 말을 이어간 민성주는 “사실 5대5 농구에 대한 목마름이 더 컸었다. 하지만 원 소속팀인 가스공사 유도훈 감독님께서도 일찌감치 계약을 못할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고, 다른 팀에서도 계약 제안이 없었다. 그러면서 현실을 받아들이게 됐다”라며 “후회는 없다. 프로 생활 10년 조금 넘게 했는데 내가 막 대단한 선수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10년 간 고생한 거에 대해 스스로 고마움을 느꼈다”라고 10년 간의 프로 생활을 마친 소회를 밝혔다.  

3x3 무대로 적을 옮긴 데는 동료 김정년의 영향이 컸다고. 그는 “(김)정년이가 없었다면 아마 농구가 아닌 지금 다른 일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웃음). 사실 은퇴 하면 농구 외적인 일을 해보고 싶었는데 정년이가 옆에서 3x3에서 나와 함께 농구를 해보는게 어떻겠냐며 계속 제안했다”라며 “실제 정년이가 3x3에서 뛰고 있는 모습을 보니 전자랜드 시절과는 완전히 다른 선수가 돼 있더라. 실력도 실력이지만 멘탈적으로 저렇게 바뀔 수 있나 싶었다. 1년 사이에 확 달라진 정년이를 보면서 저 또한 많이 반성하게 됐고 농구에 대한 목표 의식을 다시 품게 됐다”고 자신을 3x3 무대로 끌여들인 김정년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3x3를 통해 농구를 다시 하게 돼 기쁘다고 말하는 민성주에게 태양모터스와 3x3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어 보였다. 태양모터스 소속으로 3x3 선수가 돼 앞으로가 정말 기대된다는 민성주 “농구를 다시 한다는 기대가 컸다. 그리고 실제로 KXO리그 진주투어를 치르고 나니 정말 즐거웠다. 태양모터스 자체가 다른 팀 못지 않게 복지나 처우도 좋고, 그리고 팀원들 간의 관계가 끈끈하다. 같이 뛰는 동료들도 친해서 다들 재미있게 하려고 한다”며 앞으로의 시간을 기대하는 눈치였다.
이어 “프로 처음 들어왔을 때 ‘내가 은퇴할 때까지 주축은 아니더라도 서포트해서 우승 반지 하나는 끼고 나오자’라는 목표를 세웠는데 아쉽게 달성하지 못했다. 이제 3x3 농구에서 못 다한 꿈을 풀어야 한다. 3x3는 주전, 비주전 구분 없이 4명의 비중이 크다”며 “올해 2~3번 정도 투어가 남았는데 한 라운드 정도는 우승에 도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고 싶다. 나 역시 태양모터스에 머릿수만 채우려고 나온 게 아니다. 일단, 다음 라운드에선 승리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앞으로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남은 라운드에서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프로에서 혹은 엘리트 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꽃 피우지 못하고 은퇴하는 선수들에게 3x3는 또 하나의 기회의 장이 되고 있다. 태양모터스 김정년과 한솔레미콘의 김동우와 마찬가지로 민성주 역시 프로 생활을 마치고 3x3를 통해 제2의 농구 인생을 이어가려고 한다. 김정년과 김동우의 경우, 한국 3x3 판도를 바꾸며 3x3 국가대표까지 발탁되며 인생의 전환기를 만들었다. 민성주 역시 이들처럼 되지 말란 법이 없다.

실제, 민성주는 KXO리그 진주투어에서 202cm의 높이를 앞세운 묵직한 플레이로 눈길을 끌었다. 민성주가 골밑을 든든히 지키며 공격과 수비를 커버하는 모습은 ‘잘하면 국제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국가대표가 목표라고 밝힌 민성주는 “이번에 정년이가 아시아컵을 뛰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호기롭게 도전한 만큼 국가대표라는 꿈도 이뤄보고 싶다. 사실 내가 올해 나이가 36살인데, 이제 선수로 뛰기엔 적은 나이가 아니다. 하루라도 젊을 때 국가대표에 도전해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리그에서 먼저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 열심히 해서 꼭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3x3 실업팀 태양모터스 선수단
자동자정비공업사 ‘태양모터스’ 정식 직원으로 채용된 그는 낮에는 생계를 위한 일을 하고 남는 시간을 농구에 매진하고 있다. 또, 김정년과 함께 인천에 위치한 ‘위플레이 스포츠 짐’에서 유소년 농구교실을 열어 농구 꿈나무들을 위한 아카데미도 운영할 예정이다.

민성주는 “사실 아직까지 3x3 선수 활동 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긴 힘들기 때문에 앞으로 뭘 해야 할지 걱정이 많기도 했는데 태양모터스 김재운 대표님께서 같이 일해보자고 제안해주셨다”며 “아마 정년이와 같이 영업부에서 홍보 쪽 일을 담당할 것 같다. 처음 접해보는 일이라 낯설기도 하지만 기회를 주신 만큼 정년이를 따라 열심히 일해보려고 한다. 정년이와 같이 하게 될 유소년 농구교실 사업도 책임감을 갖고 잘해보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_점프볼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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