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비상선언' 한재림 감독 "재난 영화지만 희망 보여주고 싶었다"

양소영 2022. 8. 17.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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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림 감독이 '비상선언'을 연출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사진|쇼박스

영화 ‘관상’(2013), ‘더 킹’(2017) 등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47)이 항공 재난 영화 ‘비상선언’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제74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받은 영화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항공 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와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배우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 등 화려한 라인업으로 주목받았다.

한재림 감독은 ‘비상선언’ 연출 계기를 묻자 “‘관상’ 작업 전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항공기 테러 사건이었다.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 또 밖에서는 바이러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노력의 과정을 담고 있었다. 각색 과정에서 큰 틀은 비슷했다"며 "그때 이 작품을 하지 못했던 이유는 뒷부분을 과연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그러다 시간이 지나고 한국과 전세계적으로 벌어지는 재난들을 보면서 내가 이 작품을 한다면 관객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겠다 싶어 작품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비상선언’은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초 촬영을 시작했다. 팬데믹 시기에 영화 작업을 하게 된 그는 “바이러스가 전염되고 영향을 받는 모습은 영화적 상상이었는데, 실제로 현실에서 일어났을 때 기가 막히기도 하고 굉장히 마음 아프기도 했다. 그 중에서 공감한 건 우리가 재난을 성실하게, 의미 있게 이겨내고 있다는 것을 그리려고 했는데 상상했던 것처럼 이뤄지는 것을 보고 안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재림 감독이 '비상선언'에서 함께한 송강호 임시완 등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해 밝혔다. 사진|쇼박스

한재림 감독은 ‘우아한 세계’ ‘관상’에 이어 세 번째로 호흡을 맞춘 송강호가 있었기 ‘비상선언’이 가능했다고 했다. 송강호는 극 중 형사 인호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그는 “이 시나리오를 해야지 생각했을 때 든 생각은 송강호 선배가 안 하면 하지 말아야겠다는 거였다. 인호 역할이 단순한 역할이지만 되게 많은 레이어가 있고 굉장히 어려운 연기라고 생각했다. 평범한 사람이 얼마나 사람들에게 호소력이 있느냐, 짧은 하루의 일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서 전체적인 이야기가 균형이 잡힐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송강호 선배 아니면 이 영화는 하지 말아야지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번이 세 번째 작품이라 익숙했다. 익숙해서 오히려 의지가 됐고 편하게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늘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지만, 현장에서는 제게 선배이자 어른이기도 하다. 그래서 마음으로 기댈 수 있었고, 여러 배우들이 나오는 큰 작품인데 많은 의지가 됐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한재림 감독은 ‘비상선언’에서 빌런으로 활약한 임시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미생’이라는 드라마를 한동안 빠져서 재밌게 봤는데 장그래라는 배역을 보면서 되게 올바르고 착한 사람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진석을 캐스팅하려고 생각하다가 사이코패스, 범죄자지만 오히려 아무렇지 않아 보이고 착해 보이는 사람이 하면 어떨까 싶어서 임시완을 떠올렸다”며 “디렉팅할 때 본인을 범죄자로 생각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연기하라고 했다. 과장하고 힘주지 않고 일상적인 대사처럼 하면 상황이 만들어 줄 거라고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영화가 비행기 테러 영화인지 재난 영화인지를 놓고 고민했는데, 이 영화는 재난 영화다. 임시완이 맡은 진석은 재난의 상징이었다. 자연 재해에 비유한다면 이유를 알 수 없지만 한 번 왔다 가는 쓰나미였다”며 “진석의 이른 퇴장이 아쉬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가 뿌려 놓은 재난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어떻게 싸우는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한재림 감독은 재난 영화 `비상선언`이 관객들에게 힐링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사진|쇼박스

한재림 감독은 ‘비상선언’ 개봉 후 후반부 거듭되는 반전이나 호불호 반응에 대해 “너무 많은 반전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비행기라는 게 항로가 있고 그 항로를 따라서 돌아오게 돼 있다. 어떤 의도를 갖고 그랬다기보다는 자연스러운 흐름대로 간 거다. 어떤 극적인 반전을 줘야겠다고 일부러 생각하진 않았다. 처음부터 비행기가 뜨고 도착할 때까지 다큐멘터리처럼 현실적으로 그리고 싶었고, 사람들의 많은 변화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인간만이 가진 연대감이 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 팬데믹에) 이탈리아 사람들이 방에 있다가 창밖에 나와서 노래를 합창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런 따뜻함, 연대가 세상에서 발생하는 재난을 이겨내게 한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관객분들의 것이고, 관객분들이 보고 판단하겠지만 저희 영화를 보고 힐링 받으셨으면 좋겠다. 재난은 힘들고 두렵고 도망가고 싶게 하지만 인간의 용기와 성실함으로 다 같이 재난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바람을 전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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