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뿌리는 농·축산물 할인쿠폰.. 전통시장선 "가맹점 찾으랴 앱 깔랴 불편"

김소연 기자 2022. 8. 1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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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석 물가 안정을 위해 농축수산물 할인 행사를 시작한 가운데 전통시장 상인들과 이용객들 사이에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계산대에서 자동으로 할인이 적용되는 대형마트와 달리 전통시장에서는 할인쿠폰 사용법이 까다로울 뿐 아니라, 특히 지역 전통시장의 경우 모바일상품권 이용이 가능한 제로페이 가맹점이 거의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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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는 계산대서 자동할인, 전통시장은 앱에서 쿠폰 발급 후 사용해야
사진=대전일보DB

정부가 추석 물가 안정을 위해 농축수산물 할인 행사를 시작한 가운데 전통시장 상인들과 이용객들 사이에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계산대에서 자동으로 할인이 적용되는 대형마트와 달리 전통시장에서는 할인쿠폰 사용법이 까다로울 뿐 아니라, 특히 지역 전통시장의 경우 모바일상품권 이용이 가능한 제로페이 가맹점이 거의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17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내달 12일까지 '추석맞이 농축수산물 할인대전'을 연다. 소비자는 쿠폰을 이용해 배추, 무, 사과 등 주요 추석 성수품을 대형마트, 전통시장 등에서 20-30% 할인받아 구입할 수 있다.

쿠폰 할인을 받는 방법은 판매처마다 조금씩 다르다. 대형마트에서는 회원가입만 돼 있으면 농축수산물 구매 시 계산대에서 자동으로 할인이 적용된다. 농협하나로마트·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국내 대형마트와 중·소형마트, 지역 직매장 모두 해당된다.

반면 전통시장에서 농축산물 할인을 받기 위해선 온라인 구매의 경우 △전통시장 배달앱 '놀러와요 시장' △전통시장 온라인몰 홈페이지 등에서 할인쿠폰을 미리 발급받아야 한다. 직접 방문할 경우에는 제로페이앱에서 모바일상품권을 선구매 한 뒤 시장 내 제로페이 가맹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이를 두고 전통시장 상인들은 "대형마트와 온라인 분야에 수혜가 치중돼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전통시장에선 대형마트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할인쿠폰 사용이 어려워 소비진작 효과와 시장 상인들의 혜택 체감도가 낮을 수 밖에 없기 때문. 대전 전통시장의 경우 제로페이 점유율이 10% 수준에 불과해 수혜가 더욱 저조하게 나타날 것이란 우려도 높다.

대전 한 전통시장 상인 곽모(60대)씨는 "전통시장에서 성수품 사려고 앱을 깔고 상품권까지 미리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겠냐"면서 "정부의 보조금 대부분은 결국 대기업 유통업체 주머니로 들어가는 셈이다. 시장 상인들에겐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 이모(60대)씨는 "우리는 제로페이보다 온통대전을 더 많이 쓰며, 실제 제로페이를 쓰는 가게도 거의 없다"며 "결국 서울 시장에서나 득 보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전통시장을 주로 찾는 고령층 고객들도 불만이 적지 않다. 온라인 구매에 익숙치 않고 스마트폰을 능숙하게 다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할인쿠폰이 무용지물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전통시장을 자주 이용하는 김모(68·대전 동구)씨는 "할인쿠폰이 종이로 나오는 것도 아니고, 제로페이 사용법도 모르는데 어떻게 할인 혜택을 받으라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요즘 시장에 손님도 없고 해서 일부러 찾아가 이것저것 구매하려고 해도, 마트가 더 혜택받기 편리하다면 그쪽으로 몰리지 않겠냐"고 말했다.

결국 지역민과 지역상인들은 지역에서 운영하는 지역화폐인 '온통대전'과 온라인몰 '온통대전몰'의 할인 이벤트에 기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편 대전시는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말까지 온통대전몰에서 추석·가을맞이 기획전을 벌여 최대 10만원, 30% 혜택을 볼 수 있는 쇼핑 쿠폰을 지원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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