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인간두뇌 닮은 '저전력 AI 반도체' 개발

'뉴플러스' 신경망 동작원리 모사
'뉴로핏' 경험 통해 최적행동 학습

KIST는 두뇌 신경망의 동작 원리를 모사한 디지털 뉴로모픽 시스템(Neu+), 두뇌처럼 경험을 통해 최적의 행동을 학습할 수 있는 아날로그 뉴로모픽 프로세서(NeuroFit)을 개발했다. 김재욱(왼쪽) 박사와 박종길 박사가 각각 개발한 뉴로모픽 반도체를 선보이고 있다. KIST 제공

KIST가 개발한 디지털 뉴로모픽 반도체 '뉴플러스(Neu+)' 모습

KIST가 개발한 아날로그 뉴로모픽 반도체 '뉴로핏(NeuroFit)' 모습.

국내 연구진이 인간의 두뇌를 모사해 적은 전력으로 고차원의 AI(인공지능) 기술을 구현하는 신개념 뉴로모픽 반도체를 개발했다. 앞으로 드론, 자율주행차, 이동형 서비스 로봇 등에 탑재해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AI 반도체로 쓰일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종길 박사 연구팀은 두뇌 신경망의 동작 원리를 모사한 디지털 뉴로모픽 시스템 'Neu+(뉴플러스)'를, 김재욱 박사 연구팀은 인간 두뇌처럼 경험을 통해 최적의 행동을 학습할 수 있는 아날로그 뉴로모픽 프로세서 'NeuroFit(뉴로핏)'을 각각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뉴로모픽 반도체는 기존 AI 반도체와 달리 두뇌의 동작 원리와 구조를 모사해 설계하는 신개념·저전력 AI 반도체다. 이 가운데 스파이킹 신경망(SNN)은 뉴런이 스파이크 신호를 발생시키면 시냅스를 통해 다른 뉴런으로 신호가 전달되는 두뇌의 정보 전달방식에서 영감을 받은 신경망 구조다. 모든 입력값에 대해 계층별 연산이 필요한 기존 DNN(심층신경망)과 달리 SNN은 스파이크 신호가 발현됐을 때만 정보 처리가 이뤄져 매우 효율적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뉴플러스'는 국내 최초로 개발한 대규모 디지털 뉴로모픽 시스템이다. 100만개의 스파이킹 뉴런과 10억개의 시냅스를 실시간·디지털 방식으로 모사해 집적도를 높이는 설계기술을 적용하고, 뉴로모픽 시스템의 집적도를 상용화에 근접한 수준까지 높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박종길 KIST 박사는 "국내에서 아직 연구 초기단계인 SNN 기반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한 범용 플랫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로핏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된 스파이킹 신경망 뉴로모픽 프로세서로, 1024개의 뉴런과 뉴런당 최대 64개의 시냅스를 탑재했다.

특히 대부분 프로세서 설계에서 배제한 아날로그 회로를 중점적으로 사용해 시스템 차원에서 정확도를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전력 소모와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김재욱 KIST 박사는 "피드백 신호를 반영하는 적응형 학습방식을 도입해 뉴로모픽 프로세서 설계에서 저전력이 가능한 아날로그 회로의 비중이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로모픽 반도체와 뉴로모픽 프로세서는 기존 단위 소자의 실험실 연구 수준을 뛰어넘어 집적도가 높은 칩 제작을 통한 하드웨어 제작으로 상용화에 근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KIST는 스파이킹 신경망 뉴로모픽 칩을 이용해 자율주행, 로봇 등 산업화와 응용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