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 28년만에 전국대회 우승.. 역대 4번째 금자탑

전주고 상대 7대4 승리.. 야구부 존폐위기 딛고 값진 결실
재학생·동문 등 1000여명 손피켓, 막대풍선 등 열띤 응원

대전고가 28년 만에 고교야구 전국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사진=김소현 기자

대전고가 28년 만에 고교야구 전국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사진=김소연 기자

17일 서울 목동 구장에서 제5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대전고 선수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사진=김소현 기자

대전고가 28년 만에 고교야구 전국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대전고는 17일 오후 1시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5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전주고를 7대4로 이기고 우승을 차지했다. 1994년 대통령배 우승 이후 28년 만에 대통령배 우승이자, 전국대회 정상에 오른 것.

대전고 상대는 지난 15일 준결승전에서 강호 대구고를 상대로 9회말 7대4 끝내기 승리를 거둔 전주고였다. 전주고 역시 1985년 황금사자기 대회 우승 이후 37년 만에 전국대회 결승에 진출했다. 대통령배 대회에선 창단 후 첫 결승에 오른 팀으로 예선과 8강, 4강 등 경기를 치르면서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하며 강팀으로 꼽혔다.

이날 대전고는 1회초 3대0으로 승기를 잡은 후 단 한 차례도 경기를 내주지 않았다. 1회 1사 이후 전주고 선발 이호민의 제구가 흔들리면서 기회를 잡았다. 이지원이 몸에 맞는 볼로 나가고 박정빈이 우전 안타를 쳤다. 이어 김해찬이 좌전 안타, 곽성준이 몸에 맞는 볼, 조준희가 볼넷으로 나가는 과정에서 2점을 뽑았다.

이어 2회 초 5대0까지 치고 나갔다. 3회 들어 한서구가 다소 흔들렸고 송영진이 구원 등판해 적시타와 희생플라이를 내주며 2실점을 했지만 위기를 잘 넘겼다. 5회까지 3점 차로 앞서가던 대전고는 6회초 추가 2득점으로 사실상 승기를 가져왔다.

대전고도 위기가 있었다. 선발 한서구와 구원 등판한 송영진이 3회에 2실점을 했지만 다시 안정감을 찾고 송영진이 7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이어갔다. 8회 들어 다소 흔들리며 2실점 했지만 송영진은 3회 구원 등판 후 9회까지 6·2/3이닝 2실점으로 전주고 타선을 틀어 막으며 팀 우승에 기여했다.

이로써 대전고는 1987년 청룡기, 1990년 봉황대기, 1994년 대통령배에 이어 이번에 4번째로 전국대회 우승의 금자탑을 세웠다.

17일 서울 목동 구장에서 열린 제5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대전고등학교 학생들이 모교 선수를 향한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사진=김소연 기자

응원전에서도 대전고가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경기에 앞서 대전고 재학생과 동문 등 800여명은 이날 오전 버스로 구장까지 이동, 단체 관람을 하며 열띤 응원을 펼쳤다. 재경동문들도 가세하며 1000여명이 1루석을 메운 응원단은 경기 시작과 함께 흰색 막대풍선을 일제히 흔들며 뜨거운 열기를 뿜었다. 학생들은 치어리더와 응원단장의 구호에 맞춰 격렬한 목청으로 응원했다.

한 학생은 "단체로 응원 와 너무 재미있다. 선수 중 같은 반 친구들도 있는데,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고 소리 높여 구호를 외치고 응원하니까 단합력도 더 생기는 것 같다"며 "친구들이 저희 응원을 듣고 오늘 우승한 것 같아 너무 기쁘고 즐겁다"고 했다.

반면 전주고 응원석인 3루쪽에는 학생과 동문 등 약 200여명이 현장을 찾아 응원을 벌였다.

윤장순 대전고 교장은 "선수 개개인의 역량, 학부형들, 코치, 4만여 동호회 등의 응원 속에 지금 이 자리에 올라올 수 있었다"며 "이번 대회는 날씨 변수가 너무 컸는데, 날씨로 인해 경기가 연장되거나 연기되는 등 선수들이 서울에 머무르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선수들의 컨디션에도 영향을 미쳐 걱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열악한 환경 속에서 각 선수들이 최선의 기량을 보여줘 고마울 뿐"이라며 "1-2학년 재학생들이 현장응원을 하면서 학교에 대한 자긍심과 자부심, 잊을 수 없는 경험을 만들어 주고 싶었는데 우승까지 해 행복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고 야구부는 1962년 창단해 올해 60년째로, 대전에서 유일한 야구팀으로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한때 대전고의 국제고 전환 논란이 일면서 야구부 해체 위기까지 겪었으나 이날 값진 결실을 맺었다.

17일 서울 목동 구장에서 제5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이 진행됐다. 사진=김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