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구 외나무다리 승부..ACL 8강행 주인공 누가 될까
전북 현대와 대구FC가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에서 살아남은 K리그 두 팀이 공교롭게도 라이벌이 됐다. 둘 중 하나는 무조건 8강에 진출하고, 하나는 무조건 떨어진다.
전북과 대구는 18일 오후 5시 일본 사이타마현 우라와 코마바 스타디움에서 ACL 16강전을 치른다. 지난 4월~5월 열린 조별리그에서 전북은 3승3무로 H조 2위, 대구는 4승1무1패로 F조 1위에 올라 16강에 진출했다. G조 3위 전남 드래곤즈와 I조 3위 울산 현대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ACL 16강에는 K리그 2팀을 비롯해 일본 J리그 3팀, 태국과 말레이시아, 홍콩 리그에서 각각 1팀씩 올라왔다. 중국 팀은 모두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이번 ACL 16강전은 전북과 대구에 커다란 부담인 동시에 탈출구다. 두 팀은 리그에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ACL에 참가하기 위해 다른 팀들보다 리그 일정을 앞당겨 소화했기에 체력 소모가 극심하다.
전북과 대구는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일주일 간 사흘 간격으로 세 경기를 소화했다. 심지어 출국 전 마지막 리그 경기였던 지난 13일 28라운드 경기는 두 팀 모두에게 원정 경기였다. 이날 경기에서 전북은 인천 유나이티드에 1-3으로, 대구는 울산 현대에 0-4로 크게 졌다.
28라운드 경기에서 승점을 따내지 못한 전북은 울산과의 선두 경쟁에서 크게 뒤처지게 됐다. 전북이 한 경기를 더 치렀는데도 현재 리그 1위인 울산보다 승점이 6점 적다. 울산이 오는 21일 열리는 김천 상무와의 경기에서 승점을 획득한다면 전북은 추격이 버거워진다.
대구는 상황이 한층 열악하다. 알렉산더 가마 감독이 10경기 연속 무승(4경기 연속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 14일 자진해서 사퇴했다. 대구는 감독 없이 최원권 수석코치의 감독대행 체제로 ACL 16강전을 준비해야 하는 초유의 사태에 놓였다. 대구는 김진혁에서 세징야로 주장을 교체하며 팀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조별리그 성적은 대구가 전북에 앞서지만, 리그 전적에서는 전북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지금까지 리그 경기에서 전북이 29번, 대구가 9번 이겼고 12번의 무승부를 기록했다. 다만 이번 시즌에는 두 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1-1로 비겼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17일 열린 ACL 사전 기자회견에서 “챔피언까지의 남은 많은 경기를 생각하기보다는 당장 내일 대구와의 경기에 집중해 모든 것을 쏟아붓도록 하겠다”면서 “골을 넣어야 이길 수 있다. 대구는 세트피스가 강하기에 그 부분에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대구와의 단판 승부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가마 감독의 사임이) 갑작스러운 일이었고, 인사도 제대로 못 드렸다”고 말한 최원권 대구 감독대행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 팀 상황이 좋지 않다. 내일 경기로 전환점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전북을 이겨본 경험이 있고, 전북 선수들을 잘 알고 있다. 우리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마음만 먹는다면, 또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다면 내일 경기에서는 놀라운 결과가 나오리라 생각한다”고 분위기 반등을 다짐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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