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사람이 없다"..코로나 격리에 여름휴가까지 남은 직원 '곡소리'

김동규 기자 박재하 기자 2022. 8. 1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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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 알바 구하기 '하늘의 별따기'
15일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 2022.8.1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박재하 기자 = "코로나 확진됐는데 회사에서는 근무할 사람이 없다고 알아서 하라고 하네요"(한 대기업 직원)

"재택근무로 커버가 될 수 있는 일이 아닌 대면 미팅 같은 거에서 차질이 발생하고 있습니다"(서울의 한 30대 직장인)

여름 휴가와 코로나19 자가격리 급증이 겹치면서 기업은 물론 자영업자들이 '일손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해야 하는 일의 양은 그대로인 반면 일하는 사람이 줄어들다 보니 남아 있는 직원들의 업무부담도 가중되는 모양새다.

1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자가격리중인 재택치료자는 65만5924명으로 어제(16일) 하루에만 16만280명이 늘어났다. 신규 확진자 역시 18만명을 돌파하면서 126일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방역당국은 당분간 확진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자가격리 인원 역시 더 많아질 전망이다.

◇코로나 확진자 증가 속 일부 회사 '일할 사람 없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는 코로나 자가격리로 인해 남아있는 직원들의 부담이 커졌다는 호소가 줄을 잇고 있다.

한 대기업 직장인은 "진짜 힘들다. 직원 중 한명이 코로나 확진돼 회사에서는 알아서 하라고 하는데 우리 부서는 근무할 사람이 없다"며 "일을 해야 하는데 사람이 없어서 결국 코로나 확진자가 출근해서 골골대면서 일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직장인은 "현재 코로나로 자가격리중인데 회사에서는 사람들 없어서 난리인 거 알지 않냐고 하면서 5일 정도 쉬고 그냥 나오라고 한다"고 전했다.

휴가철과 겹치면서 인력난이 더 가중되고 있다. 한 홍보대행사 직원은 "자가격리를 하면 급할 경우 재택근무로 대체 할 수 있지만 지금은 여름 휴가철과 겹쳐서 남아있는 직원들의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며 "주로 대면으로 진행하는 미팅이나 회의에서 난감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지방의 한 IT회사에서 근무하는 신모씨도 "우리는 업종이 IT라서 코로나 확진자로 인한 자가격리와 직원들의 여름휴가가 겹쳐도 재택근무로 커버가 되지만 영업을 위해 대면미팅이 잦은 직원이 이탈하게 되면 업무에 타격이 있다"고 밝혔다.

한 팀장급 직장인도 "지난주만 해도 부서원의 20% 정도가 코로나 격리와 여름휴가로 자리를 비웠다"며 "어쩔 수 없는 사정이지만 이로 인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직원들에게 업무 부담이 가중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신촌역 인근 한 식당에 붙은 구인공고 안내문. 2022.8.16/뉴스1 ⓒnews1 박재하기자

◇자영업자들 "알바 구하기 하늘의 별따기" 자영업자들은 코로나 확산세에 더해 최저임금 상승, 물가 상승으로 인한 시급 인상의 어려움 등으로 아르바이트 직원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 신촌역 근처 식당과 술집들을 둘러본 결과 대부분 가게에는 구인구직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심지어 '외국인도 가능'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는 식당도 있었다.

이날 만난 포장마차 사장 배모씨(52)는 "요즘 사람이 너무 안 구해진다. 밖에 붙어있는 구인 안내문도 벌써 몇 달째다"라며 "요즘 왜 이렇게 사람이 안 구해지는지 모르겠는데 재료값 상승 등으로 시급을 더 올려줄 여력도 안 돼 고민이 크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직원 한명과 나까지 총 2명이서 일하는데 손님이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많아지기는 했는데 너무 일손이 부족해서 힘들다"고 덧붙였다.

카페를 운영하는 정모씨(48)도 "큰 마음을 먹고 주말알바 시급을 만원 넘게 준다고 붙여놨는데 연락오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며 "나뿐만 아니라 여기 주변 사장님들이 다 사람이 너무 안 구해진다고 똑같은 말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신촌역 인근에서 만난 대학생 박모씨(25)는 "원래 식당에서 알바를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가게 사정이 어려워져서 어쩔 수 없이 그만뒀다"며 "이후 시작한 배달 일이 생각보다 시급이 좋아서 지금까지 계속 하고 다른 알바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을 정부가 인위적으로 올렸던 것을 손질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역과 업종에 따른 최저임금 차등화를 포함해 현재 노동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물가상승이 진행 중인데 이후에 추가적인 임금인상 요구도 나오게 될 것인데 이러면 자영업자들이 더 어려워진다. 노동시장 개선과 물가안정이 가장 중요하고, 여기에 더해 자영업자들이 추가적으로 안게 되는 세금도 줄여줄 수 있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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