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태어난 딸 쓰레기봉투에 유기한 산모..'집행유예' 받은 이유

최아영 2022. 8. 17.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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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갓 태어난 딸을 화장실에 방치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쓰레기봉투에 담아 유기한 20대 산모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이 산모는 사회연령 12세 수준의 발달장애인이었다.

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1단독(부장판사 백주연)은 영아살해,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A씨(23)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또 160시간의 사회봉사와 5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27일 오전 5시30분쯤 전남 여수에 있는 자택 화장실에서 아이를 낳은 뒤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당시 신생아를 바지로 싸서 쓰레기봉투에 담아 집 안에 유기했 다. 그는 함께 살던 친구가 악취가 난다고 하자 뒤늦게 경찰에 자수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미혼인 상태에서 출산한 사실이 부모와 남자친구에게 알려지면 안 된다고 생각해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은 어떤 경우에라도 포기할 수 없고 절대적으로 보호돼야 하는 가치"라며 "하지만 피고인은 갓 태어난 아기를 보호해야 할 지위에 있음에도 아기의 목을 눌러 사망에 이르게 하고 시신을 유기하기까지 했다.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만 피고인의 지적 능력이 실생활 연령에 비해 상당히 지연된 전반 발달장애 상태인 점, 홀로 분만을 하고 극도의 신체적 탈진과 정신적 흥분 상태에서 두려움으로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점, 범죄 전력이 전혀 없는 초범이며 수사기관에서 자신의 범행 사실을 시인한 후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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