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인간 두뇌 작동원리 닮은 '뉴로모픽 반도체' 국내 첫 개발

문다영 2022. 8. 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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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로모픽 반도체 시스템 '뉴플러스'·프로세서 '뉴로핏' 공개
기존 AI 반도체의 DNN 구조 아닌 SNN 방식..소모전력 줄여 효율적
KIST "두뇌 닮은 '뉴로모픽 반도체' 시스템 국내 최초 개발" KIST 김재욱 박사(왼쪽)와 박종길 박사(오른쪽)가 각각 개발한 뉴로모픽 반도체를 선보이고 있다. [K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문다영 기자 = 국내 최초로 인간 두뇌 신경망의 동작 원리를 모사한 '뉴로모픽 반도체' 시스템과 프로세서가 개발됐다.

17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인공뇌융합연구단 박종길 박사 연구팀이 디지털 뉴로모픽 시스템 '뉴플러스'(Neu+)를, 김재욱 박사 연구팀이 아날로그 뉴로모픽 프로세서 '뉴로핏'(NeuroFit)을 각각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뉴로모픽 반도체 시스템과 프로세서가 국내에서 개발된 것은 처음이다.

KIST는 이러한 연구 성과로 디지털과 아날로그 두 가지 설계기술의 강점을 각기 활용한 '스파이킹 신경망'(SNN, Spiking Neural Network) 반도체 개발 포트폴리오가 확보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실험실 연구 수준을 뛰어넘어 실제 반도체 칩을 제작해 상용화에 근접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데 의의가 있다는 게 KIST의 설명이다.

뉴플러스 KIST 인공뇌융합연구단에서 개발한 디지털 뉴로모픽 반도체 KIST 뉴플러스(Neu+)의 실물 모습.[K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뉴로모픽 반도체는 두뇌의 동작 원리와 구조를 모사해 설계하는 스파이킹 신경망 구조가 적용된 저전력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술이다.

이번에 공개된 '뉴플러스'는 국내 최초의 대규모 디지털 뉴로모픽 시스템이다.

100만 개의 스파이킹 뉴런(신경계의 기본 세포 단위)과 10억 개의 시냅스(신경 세포의 신경돌기 말단이 다른 신경 세포와 만나는 부위)를 디지털 방식으로 모사해 집적도를 높이는 설계기술이 적용됐다.

연구팀은 설계 소자의 동작 안정성을 바탕으로 고집적 시스템을 제작할 수 있는 디지털 설계 방법을 활용해 응용 연구의 범용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함께 개발된 '뉴로핏'은 국내에서 처음 개발된 스파이킹 신경망 뉴로모픽 프로세서로, 1천24개의 뉴런과 뉴런당 최대 64개의 시냅스를 탑재한 구조다.

뉴로핏은 AI가 행동에 대한 보상과 오차와 같은 피드백 신호를 받아가며 학습할 수 있게 한다.

뉴로핏의 가장 큰 특징은 디지털 회로가 아닌 아날로그 회로를 중점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아날로그 회로 방식은 그간 대부분의 프로세서 설계에서 배제돼 왔다.

정밀도는 디지털 회로에 비해 낮지만, 오차에 대해서는 피드백 신호를 통해 학습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도를 떨어뜨리지 않으면서도 전력 소모와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뉴로핏 KIST 인공뇌융합연구단에서 개발한 아날로그 뉴로모픽 반도체 KIST 뉴로핏(NeuroFit)의 실물 모습.[K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뉴로모픽 반도체는 기존 AI 반도체에서 사용한 심층신경망(DNN, Deep Neural Network) 구조가 아닌 스파이킹 신경망(SNN) 구조를 사용해 더욱 효율적으로 동작한다.

DNN 구조의 AI 반도체는 자율주행차의 주행 정확도를 높이고 광고에 등장하는 가상인물 등을 구현하는 데 사용되고 있는데, 대규모의 데이터 센터의 서버 컴퓨터를 활용하면서 막대한 전기에너지를 소모한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정작 AI 반도체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우수한 인간의 두뇌는 훨씬 다양한 감각, 인지, 판단 등을 동시에 수행하면서도 전구 한 개를 켤 수 있을 정도의 에너지만을 소비한다.

이에 해외를 중심으로 학계에서는 두뇌의 신경망 구조를 모사한 스파이킹 신경망(SNN) 기술을 연구해왔다. 대표적인 SNN 프로세서에는 인텔의 '로이히'가 있다.

김형준 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장 김형준 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장이 뉴로모픽 반도체의 정책적 현황 및 필요성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K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NN은 스파이크 신호가 발현되었을 때만 정보를 처리하는데, 이는 정보의 중요도에 상관없이 모든 입력값에 대해 계층별 연산이 필요한 DNN 구조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아직 대규모로 SNN을 집적한 시스템이 개발되지 않았고, 해외에서 개발된 프로세서는 접근성이 떨어져 SNN 응용 연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이번에 공개된 KIST 연구진의 결과물이 국내 SNN 기반 응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한 범용 플랫폼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연구 결과가 실용화 단계로 나아가면 저전력으로 드론, 자율 주행차 및 서비스 로봇 등에 AI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

KIST는 이번 연구를 통해 확보한 스파이킹 신경망 뉴로모픽 칩을 이용해 자율주행, 로봇 등 산업화 및 응용연구를 함께 수행할 외부 협력자와 적극적으로 공동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IST는 "국내 뉴로모픽 반도체 기술개발 트렌드를 선도하고 국외 선도 그룹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위대한 도전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받아 KIST 주요 사업으로 수행됐다.

zer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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