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차례상 '긴장하는 물가'..알찬 세트냐 가성비냐 유통업계 '한가위 대전'
과일 가격 20~30% 상승, 채소류는 이달말 가봐야
정육, 굴비 등은 지난 추석과 비슷해
백화점 오는 22일부터 추석선물 본격 판매
대형마트는 9월1일부터 매장 판매 나서
최근 전국을 강타한 집중호우에 추석(9월10일) 명절용 채소, 과일을 비롯한 차례상의 가격 부담이 커지고 있다.
올 추석은 평년보다 20일 정도 빠른 데다, 폭염과 폭우로 채소와 과일 등의 가격이 인상되거나 신선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업체들은 지난해보다 가격을 낮춘 실속형 선물세트를 늘리고 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은 이른 추석에 폭염, 가뭄, 집중 호우 등까지 명절 상품에 영향이 없을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사과, 배, 포도 등 선물용 과일 출하량이 이른 추석 탓에 지난해보다 30% 이상 감소해 가격인상 요인이 생겼다. 여기에다 최근 집중호우로 낙과, 무름 등 피해가 더해질 경우 추가 가격상승이 예상된다. 다만 정육과 굴비 등은 올 초 사전에 대량 수매해 준비한 만큼 별다른 영향 없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과일보다는 정육 선물세트가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이마트의 경우 긴 장마로 일조량이 부족해 사과, 배 등 과일 시세는 오름세를 보이고, 채소류는 지금보다 가격이 10%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트 관계자는 “9월1일부터 추석선물 매장 판매에 돌입한다”면서 “실제 채소류 가격은 이달 말 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육 냉동갈비는 사전에 재고를 비축해 미트센터에서 직접 작업하기 때문에 집중호우 영향이 없다. 냉장 정육세트 역시 거래 축산농가들이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홈플러스는 고물가 시대 가성비·실속세트를 많이 선보였다. 전체 585종 선물세트 중 5만원 미만 사전예약 선물이 전체 비중의 72%나 된다. 3만원대 이하 선물세트 상품 수도 전년 추석보다 50%가량 늘렸다. 홈플러스는 차례상에 오르는 채소류의 경우 장마 기간 종료 시점부터 1~2주 후에 가격이 결정되는 만큼 집중호우로 인한 농가 피해와 상품 가격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롯데마트도 실속에 초점을 맞춰 5만원 미만 선물을 전년보다 10% 늘려 50%까지 확대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사과의 경우 폭우로 인해 착색이 지연되는 만큼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입 과일 역시 물류비 등 상승으로 지난 추석 대비 10% 이상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배송 상품의 경우 저온을 유지해 큰 문제가 없고 택배 발송되는 선물도 보냉팩을 보강해 선도를 유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한우와 명품 굴비 등 프리미엄 상품으로 추석 차례상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축산의 경우 추석 일정에 맞춰 사전에 사육과 도축을 한 만큼 집중호우로 인한 선도와 가격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선물용 과일 대표 품목인 사과는 기존 ‘홍로’ 품종을 개량해 일찍 수확해도 품질이 좋은 조생 품종 ‘초홍’을 산지에서 직소싱해 고객들의 우려를 줄였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사과, 배 등 선물용으로 많이 나가는 대과의 경우 고온, 가뭄으로 인해 전년보다 가격이 20~30% 상승했다”면서 “고물가와 집중호우 영향으로 축산 선물세트가 오히려 반사이익을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고물가 시대를 맞아 가성비 상품을 많이 준비했다. 사전 예약판매 실적을 보면 10만~20만원대 상품이 전년보다 50%, 20만원 이상은 48% 증가하는 등 30만원 이하 가성비 선물세트를 전년보다 35% 늘렸다. 명절 인기선물인 한우도 올 추석에는 15만~30만원대 비중을 30%까지 확대했다. 신세계 백화점 관계자는 “추석 사전 예약판매 실적이 전년보다 70.9% 증가하는 등 집중호우에도 고객수요가 줄지 않았다”면서 “오는 22일부터 본격적인 선물판매에 들어가는데 흐름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정육 선물세트의 경우 호우로 인한 가격 변동 우려가 적다고 보고 있다. 일부 수확시기가 남은 청과류는 향후 피해 상황을 지켜봐야 하지만 선별 작업을 거쳐 기준을 통과한 상품만 판매하므로 선도 등의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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