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L] 서포팅을 못하는 서폿, 마법사를 못하는 미드
(MHN스포츠 이솔 기자) 도인비, 플라이와 같은 예외는 있으나, 특정 포지션에서는 '정석'이 필요할 때가 잦다.
지난 16일 오후 6시, LPL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는 '사파 픽'으로 대변되는 비정석의 달인, OMG가 정석을 고수한 FPX에 2-3으로 무릎을 꿇었다.
이날 팽팽했던 OMG-FPX의 경기에서는 총 3가지의 관전 포인트가 있었다. 밴픽, 전략-전술, 그리고 슈퍼플레이가 그것이었다.
1. 밴픽
OMG의 강점이자 약점인 창의적인 밴픽이 눈길을 끌었다. 이날 OMG는 탑 럼블-자르반, 원딜 트리스타나 등 독특한 챔피언들로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사파 장인' OMG의 픽도 한계가 있었다. 메이지를 못하는 팀의 핵심, 미드라이너 크렘은 주력 카드인 사일러스(아칼리)가 봉인당한 채 극악의 스킬 명중률을 보인 아리, 그리고 빅토르를 플레이하는 데 그쳤다.
라이즈-빅토르를 제외하고는 메이지로 유의미한 성적을 내지 못했던 관계로, FPX의 미드 밴 전략은 성공을 거뒀다.
서포터 콜드도 상대 유틸 서포터에 맞설 룰루, 유미 등을 끝내 선택하지 못하며 명확한 한계를 드러냈으며, 원거리 딜러 에이블 또한 '정통파'로 꼽히는 제리-칼리스타를 자신의 손으로 금지해야 했다.
OMG에게 실책에 가까운 요소는 또 한 가지 있었다. 4세트 자르반 5픽이었다.
뽀삐를 상대로 좋은 승률을 자랑하던 트런들 대신 선택한 오공, 케넨을 가두기 위해 사용한 자르반 모두 의미 없는 픽으로 전락한 OMG는 무난한 3-1 승리를 거둘 기회를 놓쳤다.
마지막으로 다전제의 핵심, '히든 카드'에 대한 준비도 달랐다. 절체절명의 순간 히든 카드가 없었던 OMG와는 달리, FPX는 히든 카드를 일부 꺼냈다. 정글 자르반, 바텀 자야-라칸, 미드 요네 등이었다. 이들 모두는 유의미한 활약을 펼치며 OMG를 무너트리는 일등공신이 됐다.
2. 전략-전술
5세트를 제외하고 경기 흐름도 예측을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2-2, 3-3 등의 소규모 교전에서는 OMG가 개인기를 통해 승리한 반면, 5명이 뭉친 5-5 교전에서는 FPX가 비교적 정밀한 교전력을 선보이며 승리를 거뒀다.
1세트에서는 전형적인 FPX의 승리 패턴이 나왔다. 5명이 먼저 뭉친 FPX가 18분 교전에서 승리, 21분 교전에서 순간적인 5-3 교전을 노린 OMG의 시도를 저지하고 승리를 거두는 등 5-5 교전 위주로 경기를 승리했다.
반면 3세트에서는 1-1, 2-3 상황에서 개인기를 통해 OMG가 승리를 거뒀으며, 4-5로 불리하던 전령 교전에서도 FPX 선수들과 순간적으로 4-3, 4-2 등 개인기를 통해 수적 우위를 벌려내며 승리를 거뒀다. 본지가 FPX가 가장 유의해야 될 상황이라고 경계했던 장면이었다.
특히 3세트 19분에는 서포터-탑(OMG), 미드-정글(FPX)간의 교전에서 오히려 FPX가 패배하는 장면이 연출되는 등, OMG의 개인기에 고전한 FPX의 모습이 여실히 드러났다.
3. 슈퍼플레이
이날 MVP에 선정될 만한 선수는 케어였다. 케어는 1-2-3세트에서는 리산드라로 상대 크렘을 억제하는 역할을 주로 펼쳤으며, 4-5세트에서는 요네-아칼리라는 개인기 챔피언으로 못하는 메이지를 할 수 밖에 없었던 크렘을 상대로 완승을 거뒀다.
그에 상응하는 활약을 한 선수는 클리드였다. 클리드는 패배 직전에 놓인 2세트에서 자르반으로 뛰어난 오브젝트 관리 능력을 비롯, 기적의 강타를 보여주며 바론을 스틸하는 등 일찌감치 자신의 강점을 적극적으로 어필했다.
OMG에서도 슈퍼플레이는 있었다. 3세트 4분경 바텀 다이브에서 에이블-콜드가 빈틈없는 스킬활용으로 죽음의 위기를 킬로 바꿔버리는 등 좋은 활약을 펼쳤다.
결국 양 팀 모두 잘 준비된 경기를 펼쳤으나 5-5 교전에서 앞서간 서밋-클리드의 FPX가 개인기의 왕, OMG를 제압하고 세계대회 우승자 스카웃-바이퍼의 EDG를 마주하게 됐다.
한편 17일 오후 6시에는 LNG와 BLG가 더샤이를 알현하기 위한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양 팀 모두 부진에서 탈출한 만큼,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경기력을 선보일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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