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HANA 1Q's ONLY ONE

손동환 2022. 8. 1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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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2년 7월호에 게재됐다. 인터뷰는 6월 13일 저녁에 진행됐다.(바스켓코리아 웹진 정기 구독 링크)

부천 하나원큐는 단 한 번도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했다. 봄 농구에 목마른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갈증은 해결되지 않았다. 그래서 봄 농구에 목말랐던 많은 하나원큐 선수들이 팀을 떠났다.
그러나 신지현은 달랐다. 2021~2022 시즌 종료 후 2차 FA(자유계약)를 취득했지만, 하나원큐에 남기로 결심했다. 하나원큐의 No.1인 신지현은 이제 하나원큐의 ‘ONLY ONE’으로 거듭나려고 한다.

상처
신지현은 2013 WKBL 총재배 춘계 전국여자중고농구대회 8강전에서 깊은 인상을 심었다. 해당 경기에서 61점을 퍼부었다. 독보적인 득점력 때문에, 2014 WKBL 신입선수선발회에서 전체 1순위로 하나외환(현 부천 하나원큐)의 부름을 받았다.
기대 속에 데뷔 시즌(2013~2014)을 맞았다. 그렇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당연할 거라고 생각했던 신인상 또한 팀 동료였던 김이슬(현 은퇴)에게 돌아갔다.
그리고 2015년 9월. 신지현에게 큰 상처가 찾아왔다. 농구 선수에게 치명적인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을 당한 것. 그것도 모자라, 오른쪽 아킬레스건 통증까지 겹쳤다. 부상 때문에 2년 넘게 코트를 밟지 못했다. 한 유망주의 선수 인생이 끝날 것처럼 보였다.

2015년 9월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왼 무릎 전방십자인대가 파열이 됐는데요.
몸이 너무 좋았다가, 위장염 때문에 몸이 떨어진 시기였어요.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본 프로 팀과 연습 경기를 했고, 4쿼터 1분 남기고 턴 드리블을 하다가 다쳤어요. 1분만 버티면 외박인데... 이거만 끝나면 집에 갈 수 있었는데, 다친 거죠.(웃음)
너무 아파서 눈이 안 떠졌어요. 당시 제가 20살이었는데, 트레이너 선생님한테 “건들지 말라”고 반말을 할 정도였으니까요.(웃음)
사실 검사 전까지는 얼마나 다쳤는지 몰랐어요. 그런데 병원에서 ACL이라고 하더라고요.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전방십자인대 파열이었어요. 그 이야기를 듣고 펑펑 울었어요. 그 병원에서 재활을 하고 있던 선수들이 구경 나올 정도로 크게 울었던 것 같아요.(웃음)
오른쪽 발목도 수술을 했습니다. 속상함이 더 컸을 것 같아요.
아킬레스건 통증이 있었어요. 아킬레스건 주변에 있는 뼈가 자랐고, 무릎 재활을 하는 김에 (오른쪽 아킬레스건도) 같이 수술했어요. 그래서 재활 기간이 더욱 늘어났고, 두 시즌을 넘게 날렸던 것 같아요. 농구를 시작하고 나서, 처음으로 많이 힘들었던 시기 같아요.
말씀하신 대로, 재활 과정이 배로 힘들었을 것 같아요.
어렸으니까 가능했던 것 같아요. 소위 말해, 아무 것도 모르고 했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이를 악물고 했고요.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절대 못할 것 같아요.(웃음)
긍정적인 것도 있었어요. 재활 운동을 배우기 전만 해도, 몸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몰랐어요. 그래서 회복도 느렸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재활과 보강 운동을 계속 하다 보니까, 제 몸을 컨트롤 하는 능력도 많이 생긴 것 같아요.
어떤 마음으로 버티셨어요?
힘들 때 도와주신 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저 개인적으로는 그야말로 ‘존버’(계속 버티기)했어요.(웃음)

영광
2014~2015 시즌 이후 두 시즌 넘게 재활에 매진했다. 그리고 2017~2018 시즌 복귀했다. 17경기 평균 13분 37초 밖에 뛰지 못했지만, 신지현에게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신지현은 2018~2019 시즌부터 두 시즌 연속 정규리그 전 경기(2018~2019 : 35경기, 2019~2020 : 27경기, 코로나19로 조기 중단)를 소화했다. 데뷔 처음으로 있는 일이었다.
2018~2019 시즌에는 경기당 24분 55초 출전에 8.09점 3.26어시스트 2.26리바운드를 기록했고, 2019~2020 시즌에는 경기당 22분 42초 출전에 7.0점 2.56어시스트 2.1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부상을 떨친 신지현은 조금씩 포텐을 터뜨렸다.
성장을 거듭한 신지현은 2020~2021 시즌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정규리그 전 경기(30경기) 출전에 평균 12.77점 4.97어시스트 3.23리바운드에 1.1개의 스틸을 기록했다. 2020~2021 시즌 BEST 5라는 영광도 누렸다. 상처가 컸기에, 영광의 기쁨은 컸다. BEST 5 명단이 확정된 후, 신지현이 눈물을 감추지 못한 이유였다.

돌아보면, 2020년 여름이 전환점이었던 것 같아요. 이전의 비시즌과는 어떤 게 달랐나요?
그 때부터 밸런스를 찾았던 것 같아요. 코트 밸런스와 신체 밸런스 모두 좋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처음으로 평균 두 자리 득점도 하고, 베스트 5도 받았던 것 같아요. 그런 흐름이 2021~2022 시즌에도 이어졌고요.
외국 선수가 없어진 것도 컸습니다. 강이슬 선수와의 호흡도 돋보였고요.
외국 선수가 없다 보니까, 국내 선수들이 스스로 해야 한다는 생각을 더 크게 했습니다. 저 같은 경우 가드이다 보니, 2대2를 많이 생각했어요. 상대 국내 선수가 2대2에서 바꿔막기를 해도, 미스 매치가 거의 없었어요. 이전보다 더 자신 있게 할 수 있었어요. (박)지수가 끼어있지 않는 이상, 그렇게 했던 것 같아요.(웃음)
(강)이슬 언니와의 합도 잘 맞았어요. 이슬 언니가 워낙 슈팅도 좋고 1대1도 좋기 때문에, 저는 이슬 언니의 슛 찬스를 만들어주는데 중점을 뒀던 것 같아요. 특히, 속공에서 좋은 호흡을 보였던 것 같아요. 이슬 언니가 속공에서도 높은 3점슛 성공률을 보여줬고, 이슬 언니가 보여준 속공 3점슛은 저희 팀만의 큰 강점이었다고 생각해요.
신지현 선수 개인적으로도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줬습니다.
시즌 초반만 해도, 그렇게 좋았던 것 같지는 않아요. 그렇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감이 생겼던 것 같아요. 프로 선수들끼리 정말 종이 한 장 차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수비가 제 앞에 가까이 붙어있어도, 슛을 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대담함을 중요하게 여겼던 것 같아요. 또, 감독님께서 시즌 중반부터 저에게 공격 임무를 많이 부여해주셨어요. 그게 잘 되면서. 제 자리를 찾았던 것 같아요.
데뷔 처음으로 ‘시즌 BEST 5’를 받았습니다. 신지현 선수에게 어떤 의미였나요?
다른 사람들이 그 상을 받을 때, 저도 받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6개 구단 가드 중에서 인정받는다는 의미가 컸거든요. 그래서 ‘시즌 BEST 5’가 저에게 특별했어요.
하지만 제가 잘했다는 건 아니에요. 그저 ‘남들이 인정할 만큼의 실력은 되는구나’라는 느낌이었죠. 또, 제가 그런 상을 받을 수 있을까라는 상상만 했었는데, 그게 현실이 돼서 감격했던 것 같아요.

ACE
신지현은 2020~2021 시즌 데뷔 첫 BEST 5의 감격을 누렸다. 그러나 신지현의 소속 팀인 하나원큐는 2020~2021 시즌에도 플레이오프에 나가지 못했다. WKBL이 4개 구단에 플레이오프 티켓을 줬음에도 불구하고, 하나원큐는 5위(11승 19패)로 봄 농구를 누리지 못했다.
그 후 하나원큐에 또 하나의 악재가 생겼다. 팀의 에이스이자 주득점원이었던 강이슬이 2020~2021 시즌 종료 후 청주 KB스타즈로 이적한 것. 강이슬의 대체 자원으로 데려온 구슬(현 인천 신한은행)마저 개막 2경기 만에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됐다.
신지현의 부담이 더 커졌다. 하나원큐를 상대하는 5개 구단 모두 대놓고 신지현을 견제했다. 신지현의 피로도가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지현은 최상의 기록을 남겼다. 2021~2022 시즌(30경기 평균 34분 38초 출전, 17.77점 5.23어시스트 3.77리바운드)에도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두 시즌 연속 ‘시즌 BEST 5’. 하나원큐는 비록 최하위(5승 25패)에 머물렀지만, 신지현은 ACE로서 부족하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2020~2021 시즌 종료 후 강이슬 선수가 떠났습니다.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막막했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강)이슬 언니가 없으니까, ‘팀 전체가 죽지 않을까?’라는 시선도 느껴졌고요.
실제로도 이슬 언니의 공백이 느껴졌어요. 2021~2022 시즌에도 성적을 내지 못했어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안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것 같지는 않아요. 동생들도 성장했던 시즌이라고 생각해요.
집중 견제에 시달렸음에도 불구하고, 에이스의 역할을 100% 수행했습니다.
이전에는 누가 저를 강하게 막을 때, ‘부담스러운데...’라는 생각을 품었어요. 하지만 이번 시즌은 그렇지 않았어요. 상대 수비를 유독 두려워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제 밸런스나 제 컨디션 때문에 못한 경기는 있어도, 이 사람이 날 막아서 못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던 것 같아요. 여전히 부족한 건 많았지만, 그래서 성장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도 에이스로서의 부담감은 컸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부담을 느끼지 않았지만, 팀 성적 앞에서는 부담을 느꼈던 것 같아요. 시작하자마자 30점 차 이상 밀리는 경기도 있었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분하고 잠 못 이루는 날도 많았죠.
BNK전에서 시즌 첫 승을 거뒀을 때도, 저희 팀이 쉽게 이길 수 있었어요. 그렇지만 연장전 끝에 어렵게 이겼어요. 그래서 첫 승에도 기쁘지 않았던 것 같아요.
팀 성적은 최하위였지만, 신지현 선수는 두 시즌 연속 BEST 5에 올랐습니다.
“팀 성적이 안 좋을 수도 있겠지만, 선수 개인은 얻는 게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 한다”고 동생들에게 이야기했어요. 그렇지만 복잡한 마음이 드는 건 사실이었어요.
이제 WKBL을 대표하는 선수가 됐습니다.
그렇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지난 2월에는 대표팀 명단에 선발되지 못했어요. 그 때 자존심이 많이 상했어요. 앞으로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고요.

ONLY ONE
하나원큐에도 프랜차이즈 스타가 존재했다. 그러나 프랜차이즈 스타로 꼽힌 이들 대부분이 하나원큐를 떠났다. 하나원큐의 전력이 점점 약해진 핵심 요인이었다.
하나원큐가 전력 손실을 연달아 겪을 때, 신지현마저 2차 FA를 취득했다. 많은 사람들이 ‘신지현도 떠날 거다’고 예측했다. 그러나 신지현은 계약 기간 3년에 2022~2023 시즌 연봉 총액 4억 2천만 원의 조건으로 하나원큐에 남았다. 하나원큐의 1번으로 남기로 결심했다.
또, 신지현은 하나원큐의 원 클럽 플레이어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그리고 팀의 미래를 생각했다. 신지현이 생각한 미래의 핵심은 ‘성장’이었다. 그렇게 하나원큐의 ‘ONLY ONE’을 꿈꿨다.

하나원큐 소속이었던 여러 프랜차이즈 스타(김정은-강이슬 등)들이 하나원큐를 떠났습니다. FA 자격을 취득한 신지현도 떠날 거라는 소문이 지배적이었는데요.
이기는 농구를 너무 하고 싶었어요. 팀이 이겨야, 제 가치가 올라간다고 생각했거든요. 제 기록이 아무리 좋아도 팀이 진다면, 제 가치는 높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했어요. 농구를 쉽고 재미있게 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죠. 그래서 지난 시즌에는 한 번도 웃지 못했던 것 같아요. 다들 “왜 안 웃냐?”고 했는데, 도저히 웃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요.(웃음) 제가 원하는 농구를 하지 못했거든요.
하나원큐는 신지현 선수에게 어떻게 다가왔고, 신지현 선수는 어떤 생각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으셨나요?
6개 구단 중 제 가치를 제일 높게 봐주셨어요. 그 정도로 단장님께서 신경을 많이 써주셨어요. 저 역시 많은 생각을 했어요. 비록 저희 팀의 성적이 언제 날지 모르겠지만, 저희 팀이 좋은 성적을 낸다면, 다른 팀에서 성적을 내는 것보다 진심으로 기쁠 것 같았어요. 그런 순간이 왔으면 좋겠어요.
하나원큐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됐습니다. 그것 또한 큰 의미일 것 같아요.
다 떠난 마당에, 저까지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 또, 신인 때부터 지금까지 하나원큐에 계속 남아있는 선수가 저 혼자더라고요. 3년 뒤에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웃음), 하나원큐에서 신경써주셔서 행복한 마음이 커요.
다음 시즌 목표는 어떻게 되시나요?
책임감을 더 크게 갖고 있어요. 동생들에게 본보기가 되기 위해, 지금도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팀적으로도 많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고, 개인적으로도 성장했다는 평가를 듣고 싶어요. 다음 시즌에는 더 좋은 성적을 보여드리기 위해, 동생들과 경기력을 더 끌어올리겠습니다.

사진 제공 = WKBL
일러스트 = 정승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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