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포항 폐양어장 고양이 학대범에 징역 4년 구형

김지숙 2022. 8. 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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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경북 포항시 호미곶 인근 폐양어장에서 여러 마리의 길고양이를 포획해 잔인하게 살해한 학대범에게 징역 4년이 구형됐다.

동물단체 카라에 따르면, 16일 오후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에서 열린 포항 폐양어장 길고양이 학대사건 3차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에게 징역 4년,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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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올 초부터 폐양어장에서 길고양이 십여 마리 학대·잔혹 살해
재판서 학대 영상 공개돼..카라 "재발방지 위해 실형 선고돼야"
지난 3월 경북 포항시 호미곶 인근 폐양어장에서 여러 마리의 길고양이를 포획해 잔인하게 살해한 학대범에게 징역 4년이 구형됐다. 사진은 지난 3월21일 폐양어장에서 구조되고 있는 고양이. 카라 제공

지난 3월 경북 포항시 호미곶 인근 폐양어장에서 여러 마리의 길고양이를 포획해 잔인하게 살해한 학대범에게 징역 4년이 구형됐다.

동물단체 카라에 따르면, 16일 오후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에서 열린 포항 폐양어장 길고양이 학대사건 3차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에게 징역 4년,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피고인 ㄱ씨는 지난 1월부터 길고양이 십여 마리를 포획해 깊이 3~4미터에 이르는 폐양어장에 가두고, 고양이를 해부하거나 폭행하는 등의 학대행위를 저지르고 이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했다. ㄱ씨는 지난 4월 구속돼 동물보호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보복 협박등)과 특수재물손괴죄 등으로 기소됐다.

이날 검찰은 피고인의 컴퓨터를 디지털 포렌식한 영상을 증거물로 제출하며, 길고양이를 포획해 학대하고 죽이는 모습이 담긴 영상의 일부를 공개했다. 재판에 참석했던 카라는 “영상의 내용이 너무 끔찍해 곳곳에서 재판을 참관한 시민들의 고통스러운 탄식이 터져나왔다. 담당 검사는 발견된 자료의 양이 매우 방대해 일부만 공개한다는 말도 덧붙였다”고 전했다.

학대범은 지난 1월부터 길고양이 십여 마리를 포획해 깊이 3~4미터에 이르는 폐양어장에 가두고, 고양이를 해부하거나 폭행하는 등의 학대행위를 저지르고 이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했다. 카라 제공
지난 3월 폐양어장 구조 현장에 나간 활동가들이 학대자와 면담을 하고 있다. 자신이 훼손한 사체를 가리키고 있는 학대자. 카라 제공

재판에서 공개된 영상에는 피고인이 살해한 삼색 고양이를 가죽만 남긴 뒤 드라이기를 이용해 부풀리거나, 죽은 고양이의 사체를 희롱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막대기로 고양이의 눈을 찌르고, 고양이의 두부가 손상될 때까지 발로 짓밟는 영상도 이어졌다.

또 이날 재판에는 재물손괴 혐의와 관련해 폐양어장 소유주가 재판의 증인으로 출석했다. 피고인이 범행을 벌인 폐양어장은 수산업체를 운영하는 증인 ㄴ씨의 소유로 한동안 사용하지 않던 곳이다. 그러나 지난 3월 양어장의 파이프가 절단된 사실을 알고 이를 경찰에 신고한 바 있다. 검찰은 ㄴ씨가 길고양이 학대 논란 이후 피고인의 부모와 합의한 사실을 감안해, 재물손괴 혐의는 유지하되 파이프 금액을 이전보다 낮추는 것으로 고소장을 변경했다.

피고인 ㄱ씨은 최후진술에서 “깊이 반성하고 있다. 다시는 고양이를 학대하지 않고 양식장에 고양이들이 들어와도 학대하지 않겠다. 사회에 나가서 아픈 것을 치료하고 사회 일원으로 성실히 살겠다”며 선처를 구했다.

16일 오후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에서 열린 포항 폐양어장 길고양이 학대 사건 공판에 앞서 활동가들이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카라 제공

카라는 재판에 앞서 피고인의 강력 처벌을 강조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카라는 “이번 공판에 앞서 ‘카라 동물범죄 전문위원회’는 재판부에 합리적인 양형 판단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재판부는 우리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동물학대 범죄를 막기 위해 반드시 강력한 실형 선고를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판결 선고는 다음날 20일 재판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한편 17일 포항지원에서는 포항 고양이 연쇄 살해사건의 첫 공판이 열린다. 이번 재판은 포항 시내, 대학 캠퍼스, 초등학교 일대에서 지난 4년간 길고양이를 연쇄 살해하고 전시한 피고인의 혐의를 다룰 예정이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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