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5번째 쓰레기 소각장' 부지 다음달 결정..오세훈 "깨끗한 랜드마크로 만들 것"
"소각시설 지하화, 지상 복합문화타운 조성"
2026년부터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됨에 따라 서울시가 신규 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 건립에 나선다. 일일 소각량 1000t 규모로 조성하는 새 자원회수시설은 높은 굴뚝을 전망대로 활용하는 등 기피시설이 아닌 기대시설로 만들겠다는 것이 서울시의 계획이다. 최종 부지는 다음달 중 발표된다.
서울시는 양천·노원·강남·마포 등에 운영 중인 4개 광역 자원회수시설에 더해 다섯번째 자원회수시설을 2026년까지 건립한다고 17일 밝혔다. 현재 4개 광역 자원회수시설에서 하루 약 2200t 폐기물을 소각하고 있지만, 매일 쏟아지는 3200t 종량제 생활폐기물을 감당하기에는 용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2026년 1월1일부터 수도권매립지의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되고, 소각재와 재활용 잔재물 등만 매립할 수 있다.
새로 짓는 자원회수시설의 경우 소각시설은 지하에 설치하고, 지상부에는 복합문화타운 등을 만들어 서울시내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덴마크 코펜하겐 ‘아마게르 바케’ 소각시설은 상부에 스키장을 만들고 벽면에 암벽장을 설치했다. 대만 ‘베이터우’ 소각시설도 160m 굴뚝 상부에 전망대와 회전식 레스토랑을 운영한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신규 자원회수시설에 세계 최고 수준의 오염방지설비와 최첨단 자동화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오염물질 배출기준을 법적 허용기준 대비 10%~50% 수준으로 강화해 기존 자원회수시설은 물론 유럽·일본 시설보다도 엄격하게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예컨대 차량 세척시설 설치 및 작업차량 진출입 전용 도로 개설 등으로 악취 및 매연 피해를 예방해 안전하고 청정한 시설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유연식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이날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주민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건립 전에는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자원회수시설 건립에 따른 환경 영향을 예측하고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건립 후에는 사후환경영향조사와 주민건강영향조사를 실시해서 환경 변화와 건강 영향을 조사하고 투명하게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입지선정위원회, 5개 내외 후보지 최종평가 중
서울시는 자원회수시설이 들어서는 지역에는 약 1000억원을 투자해 편의시설 도입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예정이다. 연간 100억원 규모의 주민지원 기금도 조성해 아파트관리비, 난방비 등 주민복리증진에 사용한다. 공장형 외관과 높은 굴뚝 대신 혁신적인 건축 디자인이 적용될 수 있도록 국제 현상설계 공모도 실시할 방침이다.
신규 자원회수시설 건립 계획을 밝히면서 서울시가 디자인과 친환경·콘텐츠 등에서 세계 최고 시설로 만들겠다고 수차례 강조하는 것은 최종 결정 시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대 여론을 누그러뜨리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2019년 자원회수시설 건립을 희망하는 자치구를 두 차례 공모했으나 응모에 나선 곳은 한 곳도 없었다. 강동구의 경우 자원회수시설 입지 후보지에 거론됐다는 점을 들어 최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있다.
최종 부지로 선정된 지역 주민들의 반발에 대비한 플랜B를 계획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유 본부장은 “현재로서는 플랜B를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자원회수시설 최종 부지는 9월 중 결정된다. 결정은 서울시와는 별도로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입지선정위원회(위원회)에서 검토 중이다. 위원회는 서울과학기술대 배재근 교수가 위원장으로 주민대표 3명과 전문가 4명, 시의원 2명, 공무원 1명 등 총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3월부터 서울 자치구별 최소 1곳을 포함해 36개 후보지를 발굴했으며 현재 적합 부지를 5개 내외로 압축한 상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자원회수시설은 서울시와 서울시민을 위한 필수 시설로, 최적 후보지 결정 시 지역주민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드린다”며 “세계 최고의 랜드마크 조성, 깨끗하고 안전한 시설, 지역경제 활성화, 주민지원 등을 통해 기피시설이 아닌 기대시설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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