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면 쉴 권리..포항시, 전국 첫 시범도입한 '상병수당' 지급 개시
경북 포항에 사는 40대 후반의 항만노동자 A씨는 지난달 집 욕실에서 미끄러지면서 골절상을 입었다. 그는 입원치료를 한 뒤에도 노동활동이 불가능해지자 포항시에 상병수당을 지급해 줄 것을 요청했다.
포항시는 A씨의 치료과정을 심사해 노동불가 기간(13일) 중 수당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기간(7일)을 제외하고 6일간 하루 4만3960원씩 모두 26만3760원의 상병수당을 지급했다.
침대 매트리스 수리점검을 하는 40대 초반의 노동자 B씨도 지난달 넘어지면서 손목을 다쳐 상병수당을 신청했다. 그는 노동활동이 불가능한 기간(15일) 중 8일간의 상병수당(총 35만1680원)을 지급받았다.
포항시는 지난달 4일부터 시범도입한 상병수당을 본격 지급하기 시작했다고 17일 밝혔다.
상병수당은 노동자가 업무와 관련 없는 부상·질병으로 경제활동이 어려운 경우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소득을 일부 보전하는 제도이다. 보건복지부가 3개 모형별 시범실시 지역으로 선정한 서울 종로구, 경기 부천시, 충남 천안시, 경남 창원시, 전남 순천시 등 6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지난달부터 1년간 1단계 사업으로 시행중이다.
상병수당은 해당 지자체에 거주하는 15세 이상 65세 미만 노동자가 업무 외 질병·부상으로 7일 이상 노동활동이 불가능할 경우 치료 8일차부터 하루 4만3960원씩 최대 90일까지 지급한다.
포항시는 시범실시 이후 지난 16일 기준으로 총 110건의 상병수당 신청을 접수했고, 이들 중 심사가 완료된 2건에 대해 수당을 지급했다. 박은숙 포항시복지정책팀장은 “상병수당 신청이 매주 증가하는 추세이며, 신규 수당신청 이후 노동불가 기간이 늘어난데 따른 수당지급 기간 연장신청도 14건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노동자가 질환때문에 노동활동을 못하는 기간동안 생계걱정 없이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협력체계를 강화해 상병수당 시범사업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올해부터 3년간 시범사업 시행과 사회적 논의를 거쳐 국내 여건에 맞는 상병수당 제도를 설계한 뒤 2025년부터 본격 도입할 계획이다.
백승목 기자 smbae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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