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현의 유(流)튜브]화물연대 이번엔 불법점거..공권력은 어디에
"경찰 진입시 시너로 불 지르겠다" 명분 없는 시위 계속
(서울=뉴스1) 이주현 기자 = "회사를 점거해 출근과 업무를 방해하고 있는데 왜 제대로 된 공권력을 집행하지 않는지. 이들의 안전은 중요하고 기업과 직원들은 계속 피해를 입어야 하는지 답답합니다."
하이트진로 이천과 청주, 홍천공장에서 시위를 벌이던 민주노총 소속 화물연대가 16일 기습적으로 서울 청담동 본사를 점거해 불법 농성을 벌이자 하이트진로 직원 A씨가 남긴 말 입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들의 계속된 시위와 본사 불법 점거에 소극적인 대응만 하고 있는 경찰과 정부에 불만을 직접적으로 드러낸 언급입니다.
화물연대 차주들은 옥상과 로비를 점거해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일부 차주들은 "경찰이 진입해 해산을 시도한다면 시너를 뿌리고 불을 지르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습니다.
직원들 불만은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A씨는 "계속된 욕설과 불법 점거로 인해 직원들이 위협을 느끼고 있다"며 "현장에 출동한 경찰들은 길 터주기만 할 뿐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화물연대 차주들은 하이트진로가 130여명을 집단해고 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화물 차주는 자영업자입니다. 하이트진로는 이들과 노동 계약서를 작성한 적도 없고 12명을 제외한 차주들에게는 계약해지도 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현재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차주들은 계약 불이행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화물연대와 교섭하고 있는 수양물류는 휴일운송료 150% 인상안 등 최종안을 제시해 협상의 간극은 좁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협상 진전이 보이자 화물연대는 돌연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업무방해 가처분신청의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조합원 12명에 대한 해고도 철회하라 주장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기름값 급등에 따른 운임 30% 인상 △고용 승계 및 고정 차량 인정 △공병 운임 인상 △공차 회차 시 공병 운임 70% 공회전 비용 제공 △차량 광고비 지급 등 기존 안 대신 손배소 등의 철회를 요구합니다.
하이트진로는 화물연대의 파업과 시위로 인해 약 60억원의 직접 피해를 입었고 재반 비용 등을 합칠 경우 100억~200억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하이트진로와 수양물류 측은 파업과 시위를 중단하고 복귀하는 차주들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고 재계약 하겠다고 수차례 알렸습니다. 그러나 화물연대 차주들은 해당 안에는 움직이지 않은 채 이제서야 본사를 불법점거한 뒤 이같은 안을 요구하고 있는 앞뒤가 맞지 않는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이트진로 소속 직원 B씨는 "협상이 일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본사를 점거해버리는 것은 협상의 자세가 아니다"며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물연대의 상위 단체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18일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하이트진로 집단해고, 손배소송, 노조파괴 분쇄' 등을 주장하며 대규모 결의대회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하이트진로 앞 대로 3개차로를 막고 약 9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집회입니다. 시민들의 불편이 예상되는 것은 물론 과격한 시위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3월부터 계속된 파업으로 인해 소비자 피해는 물론 시민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사회적 비용 역시 계속해서 허비되고 있습니다.
정당성과 명분이 결여된 시위와 불법 점거는 더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입니다. 법과 원칙에 입각한 노조 활동과 상호간 존중과 신뢰 속 협상을 진행하는 성숙한 모습은 기대하기에는 이미 너무 많은 강을 건너 버린 상황입니다.
정부와 경찰은 불법에 대해서는 공권력을 투입하는 등 엄중히 대처하는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 생각됩니다.
jhjh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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