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부산, 해양문화 인프라 충분..제대로 활용 못해 아쉬워"

백창훈 기자 2022. 8. 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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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부산만큼 해양문화 인프라를 잘 갖춘 도시가 드뭅니다. 하지만 부산시가 과연 이 인프라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김 관장은 "집 앞 바다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 낚시를 즐길 수 있는 도시가 몇 없다"며 "부산은 바다에 둘러싸여 있어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음악 등 해양문화 자원이 많고, 해양 전문 대학도 2곳이나 있어 해양수도의 조건을 완벽히 갖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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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10주년 맞은 국립해양박물관 김태만 관장
"시 지정문화재 15건 성과..국제전시 초점둘 것"
김태만 국립해양박물관장이 12일 부산 영도구 국립해양박물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8.12/뉴스1 ⓒ News1 김영훈 기자

(부산=뉴스1) 백창훈 기자 = "전 세계적으로 부산만큼 해양문화 인프라를 잘 갖춘 도시가 드뭅니다. 하지만 부산시가 과연 이 인프라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올해 개관 10주년(지난 7월9일)을 맞은 부산 영도구 국립해양박물관 김태만 관장이 평소 생각하고 있는 부산 해양문화에 대한 견해다. 그는 "부산은 319㎞에 달하는 부산의 해안선 자체가 부산이 가진 최고의 해양문화 자원"이라며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관장은 "집 앞 바다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 낚시를 즐길 수 있는 도시가 몇 없다"며 "부산은 바다에 둘러싸여 있어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음악 등 해양문화 자원이 많고, 해양 전문 대학도 2곳이나 있어 해양수도의 조건을 완벽히 갖췄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부산시가 이러한 해양문화 자원을 활용할 '해양마인드'가 충분치 못하다고 질타했다. 부산이 가진 해양 자원을 선박과 물류, 해운 등 돈 되는 산업에만 투자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시가 해양영화제나 콘퍼런스에도 과감한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에 따르면 시가 매년 주최·후원하는 해양수산 분야 포럼 및 영화제는 총 8개로, 여기에 11억원 정도가 투입되고 있다.

김 관장은 "해운·물류 등에 쏟는 예산에 비해 너무나 초라한 금액이다"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를 거듭할수록 질(퀄리티)은 낮아지고 그 내용도 반복되고 있다. 시 내부에서 깊은 성찰과 냉정한 평가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박물관 개관 10주년에 대해 "그동안 수많은 기획전과 특별전을 통해 현재 어느 정도의 박물관 시스템이 갖춰졌다"며 "지난 10년간 국내전시 위주였다면 앞으로의 10년은 국제전시로 전국 관람객의 마음을 사로잡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관장과의 일문일답.

-올해 박물관이 1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의 성과를 꼽자면.

▶유물들을 꾸준히 모아 부산시 지정 문화재가 15건 정도 된다. 보고서 번역, 학술 저서 등도 상당수다. 숨어있는 사료도 발굴·조사했고 알려지지 않은 해양 관련 인물들도 발굴해 시리즈로 책 4권을 발간했다.

기억에 남는 전시로는 '심연의 상상' 기획전시를 꼽을 수 있다. 이 전시는 제임스 카메룬의 영화 '심연'에서 영감을 얻어 기획했다. 지금까지 인류가 조사한 바다의 최대 수심은 1만1000여m인데, 그 아래 해양 생태계의 모습을 실감형미디어아트로 표현했다. 이는 제주에서 전시 중인 '빛의 벙커' 등 국내의 영상예술이 유행하는 데도 크게 기여를 했다는 평을 받는다..

-앞으로 준비 중인 기획전시가 있다면.

▶올해 한국과 중국 수교 30주년 기념으로 '한중 해양 문명의 교류'라는 기획전을 연다. 또 임진왜란 발발 430주년을 맞아 '전쟁과 평화:임진왜란에서 조선 통신사의 길로'라는 전시도 준비 중이다. 먼저 한중 기획전에는 140여점의 유물이 전시되는데, 이 중 26점이 중국에서 온다, 최근 물류비 상승과 함께 한중관계도 좋지 못하다 보니 중국 유물을 유치하기가 어려웠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플랜 B(Plan B)도 준비했었다. 다행히 주한중국대사 등을 통해 모든 준비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박물관 3·4층의 상설전시관도 개관 10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전면 보수와 공간 재배치에 들어갔다. 완전히 새로운 박물관의 모습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한다.

국립해양박물관 전경.ⓒ News1 김영훈 기자

-해양박물관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예산 부족이다. 박물관은 지난 2012년 이명박 정부 때 임대형민자사업(BTL) 방식으로 지어졌다. BTL은 민간 업체가 공공시설물을 짓고 정부 기관이 시설을 임대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지금도 임대료로 연 140억원을 납부하고 있다. 박물관 한 해 예산의 절반 이상인 셈이다. 인건비 등 관리비까지 뺀다면 전시에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은 10억원 남짓이다. 이 예산으로 대형 전시를 기획하는 건 무리다. 민간 업체와 임대 계약이 10년 더 남았다. 해양수산부 등에서 업체에 보상금을 지불하더라도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할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

-일각에서 시가 매년 주최·후원하는 포럼 등 해양수산 관련 행사의 질이 갈수록 떨어지고 행사의 내용도 반복된다는 지적을 제기한다.

▶전 시민 참여를 통한 행사의 격과 질을 높이는 문제가 시급하다. 기본적으로 해양수산 관련 행사에 투입되는 예산이 너무 적다. 그런데도 유사한 기능을 가진 해양 포럼이나 영화제를 중구난방으로 개최하고 있다. 시가 현재 진행하는 사업에 대해 냉정한 평가와 검증 과정이 필요하다. 정부의 공공기관 이전계획에 따라 영도로 이전한 해양클러스터 기관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2024년 인천에도 해양박물관이 개관하는데.

▶인천해양박물관은 우리 박물관과 다른 기능을 해야 한다. 같은 기능을 가진 박물관이 굳이 2개나 있을 필요는 없다. 종합 박물관인 국립해양박물관과 달리 인천박물관은 해운이나 항만, 물류 등 어느 분야에 특화된 전문 박물관 역할을 해야 한다. 한 해 예산이 우리 박물관 예산의 70%에 불과하기 때문에 체험형으로 운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인천박물관은 수도권 인구 2500만명이 수요가 될 수 있어 우리 박물관과 협력한다면 두 기관 모두 상생할 것이다.

-지난 5월부터 해양클러스터 기관장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해양클러스터 기관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동삼동 해양클러스터에는 박물관을 비롯해 국립해양조사원과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등 해양 관련 13개 공공기관이 몰려있다. 이런 공간은 전국 유일하다. 이에 전국 초·중학교 대상 1박2일의 수학여행지로 만들고 싶다. 학생들이 이곳을 방문해 인문학과 문화예술을 체험한다면 해양을 좀 더 생생하게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관계 기관에는 수백명의 인원이 한 번에 식사할 수 있는 식당과 숙박시설도 구비돼 있다. 시민들이 바다와 친화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게 최종 목표다.

hun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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