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춘추] 축제에 대한 사적인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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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는 문화·예술분야이다.
그러나 정작 축제를 논하는 이들은 관광, 행정과 지역경제를 말하는 이들이다.
축제에서 점점 문화·예술인의 역할이 줄어드는 이유는 명확하다.
이것이 문화·예술인들의 축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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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는 문화·예술분야이다. 그러나 정작 축제를 논하는 이들은 관광, 행정과 지역경제를 말하는 이들이다. 축제에서 점점 문화·예술인의 역할이 줄어드는 이유는 명확하다. 문화·예술인들은 원론을 말하기 때문이다.
축제는 제사에서 시작됐다. 특히 우리나라의 축제는 하늘신과 만물의 신들에게 제사를 지내고, 제가 끝난 후 신과 공동체의 즐거움을 위해 음주가무로 기리고, 행사 기간의 끝으로 갈수록 신에 대한 경건함 보다는 기존 질서에 대한 이탈에 따른 무질서를 관용적으로 대해 주는 식이다. 제를 놀이로 규정하고 이에 지역적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함축된 다양한 지역 축제가 형성돼 오늘날의 축제가 완성됐다는 식이다. 이것이 문화·예술인들의 축제다.
그러나 현재 축제는 이것이 다가 아니다. 축제를 열고 계속 이끌어 가기 위한 동력은 축제에 대한 문화적 필요성보다는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문화적 빈곤함을 달래기 위한 수단으로 축제를 선택하고 이를 정치적인 협의로 개막하고 적정한 예산 확보를 통해 축제의 지속성을 보장한다.
지역민이 즐거워하는 '꺼리'를 기꺼이 제공하고, 지금 유행하는 것이라면 지역 차별화에 대한 고민도 필요없이 정형화된 문화콘텐츠를 소비한다. 비록 지역적 특색은 다 잊고 모두 똑같아져 가더라도 말이다. 많은 이들이 즐길 수 있고, 허락된 예산이 풍족하다면 규모를 늘리는 것 쯤은 아무것도 아니다. '볼거리', '놀거리', '먹을거리'를 생산 해 낼 자원은 무한하다. 콘텐츠에 특화된 전문가들이 너무 많아 이들의 상품들을 잘 융합하면 된다.
지금 우리가 축제에 대해 고민을 느끼고 파멸의 종국을 향해 치닫고 있는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면 다른 성공한 축제의 모방을 통한 재창조 모델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이는 한 두 사람의 노력으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지역경제활성화, 관광진흥, 즐거움을 주는 퍼포먼스 쇼, 유동인구를 수치화하는 작업 역시 경계해야 한다.
원론적인 이야기를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 지역공동체에서 자기만의 독창성으로 자생하는 축제만큼 세계적이고 독특한 것은 없다.
한국민속예술축제 참가를 위해 늦은 밤 마을 주민들이 전통민속놀이를 연습을 하는 중 잠시 쉬는 중간에, 하나의 북에서 나온 둥~둥~ 소리가 밤하늘과 가슴에 퍼지던 그 울림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축제는 작은 북소리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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