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수입 느는데..정태영의 질문 "품귀현상은 왜?"
위스키 수입량은 늘고 있으나 수요 많아 공급 안정 안돼
3년 숙성이 기본..공급 일시적으로 늘어날 수 없어
국내 위스키 산업 걸음마 단계..품귀 이어질 듯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최근 퇴직한 30대 조모씨는 위스키의 매력에 푹 빠졌다. 진열장 뿐 아니라 책장 사이사이마다 위스키를 쟁여놨을 정도다. 조 씨와 부인 유모씨는 집에 홈바를 마련하고 이따금 지인을 초대해 위스키를 대접한다. 조 씨는 “회사원 시절 소주를 부어라마셔라 하기 싫어서 위스키를 접하게 됐다”라며 “코로나 때문에 집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시다 보니 위스키가 취향에 맞았다”고 말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있어 음주는 `취향`이다. 위스키는 생산지에 따라, 재료와 블렌딩, 숙성 기간에 따라, 도수·캐스크·빈티지에 따라 수많은 종류로 구분돼 본인의 취향을 찾는 데 적절하다. 2018년 영화 `소공녀`는 주인공 미소(이솜)가 거리에 나앉게 생겼는데도 1만~2만원 가량의 위스키 잔술을 포기하지 못하는 모습을 그려 젊은 세대의 위스키 문화를 잘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 상반기 위스키 수입량 2배↑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은 위스키에서도 연출됐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국에서 언제부턴가 위스키 품귀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라며 “요즘은 어느 바를 가거나 좋아하는 위스키가 없어서 아무 위스키에나 미원을 섞어 마시는 생계형 음주만 하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위스키가 각광을 받으면서 수입량도 증가 추세다. 한국주류수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682만9177리터(ℓ)가 수입된 위스키는 올해 같은 기간 1118만9008ℓ가 수입되면서 2배 가량 폭증했다. 수입금액도 7638만8000달러(1001억원)에서 1억2364만6000달러(1620억원)로 늘었다. 특히 올 상반기 와인 수입량이 주춤한 반면, 위스키의 수입량은 늘어 대비를 이뤘다.
韓, 2020년에야 위스키 첫발
수요가 늘어 가격이 올랐고, 이에 따라 수입량을 늘리는데도 품귀 현상이 잦아들지 않는 건 위스키를 만드는 공정에서 비롯된다. 위스키는 `숙성`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위스키로 인정받는다. 대표적인 위스키의 나라 스코틀랜드는 3년 이상 숙성을 거친 술만 위스키로 인정한다고 법으로 못 박았다. 프리미엄급인 제품은 최소 12년을 기다려야 한다. 아무리 인기가 높고 가격이 뛰더라도 생산량을 갑자기 늘릴 수가 없는 구조다.
물량 부족이 쉽사리 극복되지 않을 것이란 의미다. 김창수 위스키의 출고가가 23만원이었는데 리셀가가 200만원을 호가하고 있는 만큼 위스키 인기는 당분간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홍준의 한국주류수입협회 홍보고문(시그니처 대표)은 “위스키는 긴 세월 인건비, 관리비 등이 많이 투자되는 품목”이라며 “특히 한국은 사계절이 뚜렷해 `천사의 몫`(Angel’s Share·위스키 원액이 오크통에서 매년 2%가량 자연 증발하는 현상)이 심화하는, 기후적 어려움도 있다”고 말했다.
김영환 (kyh103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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