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안양 캡틴 백동규, 멘토·롤 모델 '조용형'에게 전한 각별한 인사

김유미 기자 2022. 8. 1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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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안양)

'캡틴' 백동규가 FC 안양 소속으로 100번째 K리그 출장 기록을 세웠다. 안양의 수비수로 활약하는 그는 안양 소속 100번째 경기와 득점을 기록한 뒤 가족과 팬, 그리고 의외의 한 인물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바로 국가대표 수비수로 활약했던 선배 조용형이다.

백동규는 16일 오후 7시 안양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안양과 부천 FC 1995의 하나원큐 K리그2 2022 33라운드에 출장하며 안양 소속으로 100번째 리그 경기를 소화했다. 안양은 이 경기에서 안드리고의 해트트릭과 백동규의 1골을 앞세워 4-2로 승리했다.

승리에 힘을 보탠 백동규는 "의미를 부여하자면, 100경기를 의식한 건 아닌데 100경기 타이틀이 있는 경기에서 득점해 기분이 좋다. 무실점으로 끝났더라면 좋았을 텐데, 세 경기 연속 실점을 하고 있어서 다잡아야 할 것 같다. 실점이 많다 보면 경기를 이기고 있을 때에도 '실점할 것 같은데'라는 불안함이 생긴다. 다음 경기도 승점 6짜리 대전과 경기이기 때문에 분위기는 좋은 상태로 유지하되 다 같이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라며 득점과 승리의 기쁨과 함께 수비수로서 아쉬웠던 부분을 짚었다.

백동규는 골을 터트린 뒤 자신의 걸개가 있는 방향으로 달려갔다. 팬이 백동규를 위해 제작한 현수막으로, 백동규는 "팬께서 이전 경기에서 아들과 퇴근하고 있는데, 걸개를 보여주시면서 사진을 찍었다. 골 넣으면 한 번만 같이 와서 사진을 찍어주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마침 이쪽에서 골을 넣게 됐고, 내가 보여서 가게 됐다"라고 셀러브레이션의 의미를 설명했다.

잠시 뜸을 들이던 백동규는 "또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라고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인터뷰 자리를 빌려 특별한 사람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였다. 주인공은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의 조용형이었다. 둘은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선수로 함께 뛰었다는 접점이 있다.

백동규는 "조용형 선수가 제 롤 모델이자 우상인데 힘들고 어려울 때에 조언을 구하는 분이 오늘 오셨다. 항상 좋은 말을 많이 해주신다. '형님 경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틀 밖에 쉬지 못해 많이 힘든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하고 물었더니, 몸이 힘들 때에는 반응이 느리기 때문에 러닝 디펜스를 하라고, 태클을 하지 말라고 조언 해주셨다. 가족이 먼저 생각이 났지만 용형이 형께도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간 백동규는 안양에서 100경기를 치르며 많은 추억을 쌓았다. 그가 프로 데뷔전을 치른 것도, 제주와 상주 상무를 거쳐 다시 돌아온 곳도 모두 안양이다. 백동규는 "첫 데뷔전, 개막전 데뷔했을 때도 생각나고 2015년 이우형 감독님 경질되실 때에 내가 주전 수비로 뛰었기 때문에 죄송한 마음도 있었다. 그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감독님 경질하게 만든 장본인이라 죄송했다. 감독님과 함께 승격을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며 안양과 얽힌 기억들을 소환했다.

가장 기뻤던 순간을 묻자, 그는 "제일 좋았을 때는 데뷔전 때 공격수로 출전했는데, 그때도 이겼다. 기억이 난다. 또 작년 개막전. 감독님과 재회한 후 첫 경기가 경남 원정이었는데, 다시 만나서 승리를 안겨드린 경기가 기억에 남는다"라며 이우형 감독과의 기억들을 이야기했다.

득점 장면을 되돌아봐달라는 요청에 그는 "잘 했다기 보다 운 좋게 공이 온 것 같다. 높은 위치까지 간 이유는 상대 선수들의 공격을 위쪽에서 차단하려고, 수비수는 공격하고 있을 때에 수비를 한다. 상대를 체크하려고 높은 자리까지 갔던 게 내 발 밑에 오지 않았나 싶다"라며 운이 따른 골이라고 했다.

안양의 주장을 맡고 있는 백동규는 안양 실세 '91라인'을 이끌고 있다. 동갑내기 친구들과 합을 맞추며 승격을 바라보고 있는 그는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도 잊지 않았다. "(누가 가장 말을 안 듣는가) 10번 물으면 10번 다 김경중이라고 답한다(웃음). 백성동 선수가 잘 따라준다. 경중이는 본성 자체가 뻔질뻔질하고 장난기도 많다. 팀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그런 선수다. 때로는 반대 의견도 주면, 나도 하나만 보지 않고 경중이 의견을 수렴해서 팀을 좋은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게 한다. 경중이가 상무 후임인데, 상무에서 많이 괴롭혀서 그런가(웃음). 팀에 빨리 복귀해서 활력소가 되었으면 좋겠다."

한편, 백동규가 이번 부천전에 나서기까지는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다. 빡빡한 경기 일정을 소화하면서 이우형 안양 감독은 선수들을 로테이션하며 팀을 운영해왔다. 하지만 백동규를 비롯한 수비수들은 많은 경기를 소화하며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백동규는 지금까지 안양이 치른 전 경기에 출장 중이다.

백동규는 "감독님께서 먼저 존중을 해주시더라. 힘들면 후반에 들어가도 된다고 오전에 카톡을 주셨다. 선수 입장에서는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 전술인지 다른 문제인지 모르기 때문에 감독님 의견에 전적으로 따른다. 선수가 뛸 수 있다고 뛸 수 있는 게 아니고 감독님의 권한이기 때문에 '어떤 선택을 내리든 따르겠다'고 했다. 감독님께서 '선발, OK' 딱 두 마디 하시더라"라고 뒷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글=김유미 기자(ym425@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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