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가 보조금 못 받아"..美인플레 감축법에 전기차 회사들 반발

이강준 기자 2022. 8. 17.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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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 2021 LA Auto Show. Photograph by Matt Petit기아는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2021 LA 오토쇼' 사전 언론 공개 행사에서 '더 기아 콘셉트 EV9'을 공개했다. EV9은 기아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이 담긴 SUV다. 기아는 EV9을 통해 첨단 기술의 표준화로 차량의 자율주행 기술이 더욱 고도화되는 가까운 미래에 선보일 전동화 SUV의 주요 특징을 예고했다. 기아 미국법인 러셀 웨거 마케팅 담당 부사장(왼쪽)이 기네스북 관계자로부터 EV6가 ‘최단 충전시간으로 미국을 횡단한 전기차’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는 내용의 증명서를 받고 있다. (기아 제공) 2021.11.18/뉴스1


막힘없이 달리던 전기차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할 예정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of 2022·인플레 감축법)에 제동이 걸렸다. 중국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전기차에 '미국산'으로만 생산하는 걸 강제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자 완성차 업계은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16일 외신 등에 따르면 기아 미국 법인은 지난 12일(현지시간) 현지 딜러사들에 보낸 서한을 통해 인플레 감축법을 "갑작스러운 변화"로 규정하고 "경영에 큰 지장을 초래하는 파괴적인 법안이고 우리 고객에게도 큰 불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우디·포르쉐 북미 법인도 딜러사들에 비슷한 입장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업체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영향으로 전기차를 받지 못했어도 '바이든 대통령 법안 서명 전'에 잔금을 치르도록 고객에게 안내해야 한다고 딜러사에 협조 요청을 보내기도 했다. 계약금을 걸어둔 후 차량을 인수하는 순간에 잔금을 내는 게 통상적이지만, 법안이 발효되면 보조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미리 계약을 마무리 해달라는 것이다.

인플레 감축법엔 2032년까지 10년간 중·저소득층 대상으로 중고 전기차 또는 신차 구입시 세액 공제를 각각 4000달러(약 524만원), 7500달러(약 980만원)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인센티브를 받으려면 자동차 부품의 일정 부분 이상이 북미에서 제조돼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美 "전기차 주요 원자재·부품 모두 '미국산' 써라"…세계 배터리 음극재 생산량, 中 비중 80%
(키아와 아일랜드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 (현지시간) 여름 휴가지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키아와 아일랜드 아일랜드 해변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러나 단순히 미국에서 전기차를 조립하거나 배터리 등을 만들면 되는 게 아니라 주요 부품과 주요 광물의 산지에 대해서도 '북미산'을 써야한다는 규정이 담겼다.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주요 광물, 부품에 대한 일정 요건을 충족해야 각각 3750달러씩 보조금을 받아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주요 광물은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된 광물 원료의 비율 또는 북미 지역에서 재활용된 광물 원료의 비율이 2023년까지 40%를 충족해야 한다. 이후 1년마다 10%씩 상향해 2027년 이후 차량은 80% 요건을 맞춰야 한다.

또 배터리 부품은 해당 부품이 북미 지역에서 조립 혹은 제조돼야 하는데 2023년까지 총 가치의 50%, 2024~2025년 60%, 2029년 100%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인플레 감축법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현지시간) 서명하는 순간 발효된다. 전기차 보조금에 관한 법안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문제는 전기차 주요 부품의 원자재가 미국과 패권 경쟁 중인 중국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분석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배터리의 양극재와 음극재 생산량의 중국산 비중이 각각 70%, 85%에 달한다.

현지 업계 "70% 전동화 차량 보조금 못 받는다" 지적…전문가 "외교적으로 풀어야 할 사안"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2022 부산 국제모터쇼' 공식개막 첫날인 15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공개한 세단형 전기차인 '아이오닉 6' 등을 관람하고 있다. 24일까지 열리는 부산모터쇼에는 현대차, 기아차, 제네시스, BMW, MINI, 롤스로이스 등 6개의 완성차 브랜드를 포함해 8개국 120개사가 참가했다. 2022.07.15.

현지 완성차 업계에서도 비판을 쏟아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제너럴모터스(GM)·토요타·폭스바겐그룹 등을 대표하는 자동차혁신연합(AAI)는 성명을 통해 "불행히도 전기차(EV) 세금 공제 요건으로 인해 대부분의 차량은 즉시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AAI에 따르면 순수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 미국 내 전동화 차량의 70%가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AAI 측은 "중요한 시기에 기회를 놓쳤다. 시장에서 새 차량을 구입한 고객을 실망시키는 변화"라며 "2030년까지 전기 자동차 판매를 전체의 절반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공동의 목표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했다.

업계 반발에도 바이든 정부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둬 해당 법안 서명을 강행할 것으로 전망돼 각 제조사들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특히 한국 제조사의 경우 현대차는 올해 말부터 앨라배마 공장에서 제네시스 GV70 전기차 모델을 생산할 예정이지만, 이는 핵심 전기차종이 아니다. 또 배터리 원자재의 '국적 논란'이 일 수 있어 보조금 수령을 장담할 수 없다. 노조도 아이오닉5·6 등 주요 모델은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현 상황에선 판매할 수 있는 보조금 수령 대상 전기차가 매우 적다.

업계 관계자는 "인플레 감축법은 미국 현지 기업도 대응하기 불가능할 정도"라며 "한국 정부가 나서 미국 행정부와 외교적으로 풀어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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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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