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수다] 시원한 동치미·구수한 순메밀 조화 메밀 본연의 식감 느낄 수 있는 곳

51. 진솔 메밀국수 × 이명숙 양양군 여성단체협의회장
현지인이 찾는 메밀국수 맛집
영서지역과 다른 슴슴한 맛
투박한 서민 정서에 제격
뚝뚝 끊기는 메밀 본연 식감
30년간 직접 기른 식재료 사용

▲ 진솔메밀국수

메밀국수는 강원도를 찾는 사람들이 가장 자주 찾는 메뉴 중 하나다.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을 배경으로 한 이효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은 온 국민이 다 알 정도로 유명하니, 메밀국수가 강원도 대표음식으로 꼽히는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막국수’로 널리 알려진 이 음식을 양양에서는 ‘메밀국수’로 통일했다. 투박한 서민들의 정서에 딱 맞고 건강식으로도 손색이 없는 이 음식을 하찮게 대하는 것을 부당하게 여겨 이름부터 ‘격상’시킨 것이다.

닭갈비와 함께 춘천을 상징하는 ‘막국수’와 ‘양양8미’에 이름을 올린 ‘메밀국수’는 명칭 만큼 맛도 다르다. 영서지역의 막국수는 양념맛이 강한 반면 양양의 메밀국수는 이곳 사람들 표현처럼 ‘슴슴한’ 것이 특징이다.

부산이 고향으로 30여년전 남편을 따라 양양에 정착한 이명숙 군 여성단체협의회장은 처음에는 메밀국수의 이 슴슴한 맛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양양에서 살아온 세월만큼 메밀국수의 깊은 맛도 알게 됐다 .

▲ 진솔메밀국수 수육

이 회장이 꼽는 양양 최고의 맛집은 강현면 장산리 ‘진솔메밀국수’다. 이 마을에서 태어나 동창으로 만난 이상빈·김옥란 씨는 집에서 메밀국수를 눌러 먹다가 식당까지 내게 됐다고 한다.

30년 가까운 세월동안 식당을 운영하면서 주인 부부는 배추, 무, 고춧가루, 상추 등 대부분의 양념과 식재료는 모두 직접 길러 내놓는다. 예전에는 메밀농사까지 지었지만 지금은 메밀을 구입해 방앗간에서 직접 빻아 사용한다.

영동지역에는 메밀국수로 유명한 집이 많지만 대부분 서울사람들의 입맛에 따라 달콤, 매콤하게 변해갔다. 하지만 진솔메밀국수는 메밀 본연의 까끌하고 뚝뚝 끊기는 식감과 시원한 동치미 특유의 맛이 예전 그대로다.

아직까지 외부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때문인지 이 곳을 찾는 손님들은 관광객 등 외지인 보다는 시원한 동치미와 순메밀의 구수한 맛을 좋아하는 현지인들이 많다. 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