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분야 연구·창업 허브 서울에 만들것"

김은경 기자 2022. 8. 17.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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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혁신대학 美 미네르바大 마이클 매기 총장 訪韓
마이클 매기 총장

“첫해 28명에서 시작한 학생이 지금 600명이 됐습니다. 많은 학생이 글로벌 기업에 취업하고, 명문대 대학원에 갔죠. 하지만 가장 멋진 졸업생은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업한 학생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이클 매기(51) 미네르바대학 총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미네르바대가 개교 이래 8년간 이뤄낸 성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사회적으로 뜻깊은 일을 하고 있는 졸업생들’이 최대 성과라는 것이다. 그는 지난 4월 개교 이래 두 번째 총장으로 취임했다.

미네르바대는 벤처 창업가 벤 넬슨이 기업 투자를 받아 2014년 개교한 대학. 캠퍼스가 없고, 학생들은 샌프란시스코·베를린·런던·부에노스아이레스·타이페이·서울·하이데라바드 등 전 세계 7국 도시를 돌아다니면서 수업은 온라인으로 듣는 교육과정으로 주목받았다. 졸업생들을 구글·아마존 등 우수 기업에서 데려가고, 매년 입학 경쟁률은 100대1에 달해 ‘하버드보다 가기 힘든 학교’로 불린다.

매기 총장은 미네르바대가 ‘가장 혁신적인 대학’으로 손꼽히는 이유에 대해 온라인 수업과 전 세계를 경험하는 것 외에 학생들이 기업과 직접 프로젝트 수업을 하는 것을 들었다. 가령 샌프란시스코 교통 체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청 교통국과 대중교통 수단을 늘리는 프로젝트를 하는 식이다. 이런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사회가 당면한 복잡한 문제를 직접 발견하고, 해결하는 법을 배운다는 것이다.

이런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구글 같은 대기업에도 취업하지만, 창업하는 경우도 많다. 전체 졸업생 600여 명 중 70여 명(12%)이 창업했다. 매기 총장은 작년에 ‘시바운드(Seabound)’를 공동 창업한 20대 중반 여성 졸업생 둘을 예로 들었다. 이 회사는 대형 선박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최대 95%까지 포집하는 장치를 개발했는데, 세계적 선박 기업들과 계약을 따냈다. 매기 총장은 “시바운드는 기술 기업이면서도 기후변화라는 세계적 문제에 대응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에서 윤리적”이라면서 “융합적인 사고로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인재를 키워낸다는 미네르바의 교육 목표에 꼭 맞는 예”라고 했다.

미네르바대는 환경 분야 연구와 창업의 허브 역할을 할 ‘지속 가능성 연구실’을 서울에 만들 계획이다. 매기 총장은 “학생들이 교수·기업 연구진과 함께 기후·생태를 연구하고 시바운드 같은 환경 관련 창업 아이디어를 키울 수 있는 장소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현재 미네르바대는 일본 도쿄에서 ‘인공지능(AI) 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다.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인재 육성을 위해 만든 손정의육영재단 투자를 받아 세웠다. 이곳에서 교수와 학생들은 협력 기업과 AI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여름방학에는 AI 기업 전문가가 학생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집중 창업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서울에 세울 ‘지속 가능성 연구실’에서도 학생과 교수진, 기업이 함께 협력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하면서 창업도 가능하게 하겠다는 게 매기 총장 생각이다. 다만 이 구상이 성공하려면 일본 AI 연구실 설립 때처럼 후원 기업이나 재단의 기부가 필요한 상황. 매기 총장은 이번 방한 기간 후원자나 협력 기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매기 총장은 “앞으로 10년 안에 학생 정원을 2100명으로, 지금보다 3.5배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매년 200명 안팎인 입학 정원이 600~700명으로 늘어난다. 그는 “더 많은 나라에서 다양한 학생들이 모이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발굴하고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는 역량도 더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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