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중심 15만가구 신규택지 조성.. 10월부터 발표

정순우 기자 2022. 8. 17.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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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주택공급 대책, 핵심 키워드는 '민간'
서울 재건축·재개발 10만가구 계획
초과이익 환수제·안전진단 등
재건축 관련 규제 풀어주기로
"강남·목동·여의도 등 수혜 기대"
민간도 '역세권 복합개발' 가능
용적률 최대 500%까지 허용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 주거 안정 실현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원 장관은 “2027년까지 27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했다. /김지호 기자

16일 공개된 윤석열 정부의 주택 공급 청사진은 ‘민간 주도’가 핵심 키워드다.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 사업부터 신도시와 역세권 복합 개발까지 민간 사업자의 참여 기회를 넓히고, 초과 이익 환수제와 안전 진단 같은 규제도 풀어주는 것이 골자다. ‘공공 주도’ 주택 공급에 주력했던 문재인 정부와 상반되는 접근법이다.

전문가들은 “수요자가 원하는 주택을 충분히 공급하려면 민간의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긍정적 평가를 내놓았다. 다만 규제 완화를 악용한 난개발과 투기 자극 같은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서 재건축·재개발 10만 가구 새로 지정

정부는 주거 수요가 가장 쏠리는 서울에서 내년부터 5년간 연평균 10만 가구씩 총 50만 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2018년부터 올해까지 5년 치 공급 물량(평균 32만 가구)보다 50% 이상 많다”고 설명했다.

신규 택지 개발이 쉽지 않은 서울에 주택을 늘리기 위해 정부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2027년까지 전국적으로 22만 가구 규모의 재건축·재개발 구역을 새로 지정할 계획인데, 서울 물량이 절반에 육박하는 10만 가구다. 각종 행정 절차를 통합해 사업 기간을 단축하는 서울시의 ‘신속 통합 기획’을 앞세워 주민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시장의 관심이 쏠렸던 재건축 규제 완화는 큰 틀의 방향만 공개됐다. 국토부는 초과 이익 환수제 부담금을 낮추고 장기 보유자·고령자는 감면 또는 납부를 유예해주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마련해 9월 발의하기로 했다. 개발 차익 환수 면제 기준을 현재 3000만원에서 1억원 정도로 올리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 진단은 평가 항목 중 ‘구조 안전성’ 비율을 종전 50%에서 30~40% 수준으로 낮추고, 공공 기관 적정성 검토 절차를 면제하는 등 개선안을 연말까지 확정하기로 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초과이익 환수제와 안전 진단 완화로 서울 강남권이나 목동, 여의도 등에서 재건축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1기 신도시 재정비는 2024년까지 중장기 개발 계획(마스터플랜)을 수립한 후 추진하기로 했다. 심교언 주택공급혁신위원회 민간 대표는 “지역마다 사업 여건이 다르고, 3기 신도시 등 주변 택지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야 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간도 도심 복합개발, 10월 신규 택지 발표

정부는 역세권 중심으로 주거·상업·업무 기능을 갖춘 고밀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민간 도심복합사업’ 모델을 신설했다. 공기업만 할 수 있던 문재인 정부의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을 민간 참여형으로 바꾼 것이다. 신탁사나 리츠(REITs·부동산 투자 회사)가 토지 소유주와 함께 사업을 제안하면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허용하는 등 혜택을 주고, 지어진 주택 일부를 기부받는 구조다. 기존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후보지도 주민 동의율이 낮으면 민간 주도 사업으로 전환할 수 있다.

정부는 공공 택지 개발로 앞으로 5년간 수도권 62만 가구, 전국 88만 가구의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3기 신도시, 광명·시흥지구 등 이미 개발 계획이 발표된 곳들이 포함될 전망이다. 정부는 15만 가구 규모 신규 택지 후보지도 발굴해 10월부터 발표하기로 했다. 3기 신도시 5곳(17만3000가구)과 맞먹는 규모로, 시장에서는 “수도권 4기 신도시가 개발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이날 270만 가구의 구체적인 입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정비 구역이나 복합사업 후보지 중엔 상당 부분 진척된 곳도 있지만, 후속 입법이나 지자체 협의가 필요해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며 “10월부터 차례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번 공급 대책에 대해 “민간 주도의 대규모 공급이 주택 수요자의 불안 심리를 줄여줄 것”이라고 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도심에서 기반 시설 확충 없이 주택 공급만 늘리면 난개발이 될 수 있다”며 “규제 완화의 수혜가 예상되는 지역은 투기 수요가 몰릴 우려가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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