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尹, 공정 잣대 엄격 적용하고 공약실천 속도내야"

김경필 기자 2022. 8. 17.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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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가 말하는 尹대통령 취임100일
尹대통령에 등 돌린 2030들 "민주당이 싫어서 尹 찍은건데
우리가 원했던 공약들 흐지부지.. 비전 없이 이준석 문제에 몰두"
"한미동맹 강화 등은 잘한 것"
"북한에 할 말 하는 건 높게 평가, 출근길 도어스테핑도 좋은 시도"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둔 16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 회견)에서 ‘대통령실 인적 쇄신’에 대해 “국민을 위한 쇄신으로 꼼꼼하게, 실속 있게, 내실 있게 변화를 줄 생각”이라고 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그러나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을 지지했던 유권자 중 20·30대가 등을 돌리면서 국정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 3월 9일 대선에서 윤 대통령이 0.73%포인트 차로 당선됐을 때만 해도 20대는 45.5%, 30대는 48.1%(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의 지지를 윤 대통령에게 보냈다. 이는 윤석열 정부 출범 3주 뒤에 치러진 6·1 지방선거에서도 유지됐다. 그러나 두 달여가 지난 지금 윤 대통령 지지율은 20대가 24.7%, 30대가 16.0%(MBC·코리아리서치 8월 12~13일 여론조사)에 그치고 있다.

20·30대 유권자들은 윤 대통령에 대해 ‘불통이다’ ‘답답하다’라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30대 회사원 김모씨는 “선거 때만 해도 윤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지자들에게 빠르게 피드백을 해줬고 ‘효능감’을 느낄 수 있었는데, 취임 이후에는 완전 다른 사람이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다른 사람의 비판에 귀를 닫은 것 같다”며 “’우리 말을 들어준다’는 느낌은 선거용 이미지였나 싶을 정도”라고 했다. 20대 대학원생으로 ‘K를 생각한다’의 저자 임명묵씨는 “윤 대통령과 여당의 요즘 이미지는 일은 안 하고 당내에서 싸움만 한다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은 자기 삶을 어렵게 만들었던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기를 원했는데, 이제는 그것조차 못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만의 성과를 보여주기보다는 이전 정부 탓만 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30대 공무원 김모씨는 “대통령 본인이 민주당의 ‘내로남불’과 갈라치기를 비판해놓고 대통령이 되어선 통합보다는 갈라치기를 하고, 비판받으면 이전 정부 탓이나 비교를 하지 않느냐”고 했다. 그는 “애초부터 윤 대통령이 좋아서 찍은 게 아니라 민주당이 싫어서 찍은 건데, 이젠 전 정권 탓은 그만해달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20·30 지지자들에게 했던 공약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란 지적도 있다. 병사 월급 200만원으로 인상, 여성가족부 폐지 같은 약속들이 집권하자마자 흐지부지됐다는 것이다. 한 30대 회사원은 “윤석열이 대통령 되고 나서 20·30 맞춤형 정책을 단 하나라도 낸 적이 있고, ‘쇼’라도 20·30세대를 권한 있는 자리에 파격 발탁한 적이 있느냐”며 “우리 목소리가 대표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했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20·30대는 자기 이익을 실현시켜주는지에 극히 민감하다”며 “약속했던 정책을 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이 이들의 지지를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일”이라고 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서울 도봉갑 당협위원장은 “20·30대는 ‘공정’의 가치가 흔들린다고 생각하면 마음을 쉽게 거둔다”며 “윤 대통령이 약속했던 공정의 잣대가 윤 대통령 본인과 측근, 대통령실 직원들에게도 엄격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잘한 것으로는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 기자회견), 한미 동맹 강화, 북한에 대한 정책 변화 등이 꼽혔다. 대통령실 청사의 용산 이전에 대해서도 “언젠가는 높이 평가받게 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민주당 출신인 박성민 전 청와대 청년비서관은 “도어스테핑은 좋은 시도”라면서도 “민감한 문제만 나오면 다 피하고,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지나가는 모양새는 피해야 한다”고 했다.

결국 윤 대통령이 긍정 평가를 받은 것은 도어스테핑처럼 국민과의 ‘소통’ 시도에 관한 것이었고,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소통’의 태도와 관련된 것이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20·30대의 마음을 얻는 것은 정책만으로는 힘들고 윤 대통령이 쓰는 말과 표정, 보여주는 생각들이 어떤지가 중요하다”며 “이준석 전 대표를 포용하는 것이 제일 좋겠고, 그게 안 된다면 20·30대와 공감할 수 있는 요소를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속도감 있는 공약 실천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6·1 지방선거 때 광주에서 기초의원에 출마했던 곽승용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https 차단(인터넷 검열) 해제 같은 자유주의·개인주의 가치에 기반을 둔 공약들은 사라지고 기득권 챙기기 위한 싸움만 보이는 상태라 지지가 많이 떠난 것”이라며 “대선 공약들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모습들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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