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Special Report]성공한 스타트업엔 비전 가진 '플레잉 코치'가 있다

이수연 VTPL 최고운영책임자(COO) sy.lee@vtpl.kr 입력 2022. 8. 17. 03:04 수정 2022. 8. 17.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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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과는 다른 스타트업 리더십-조직문화
최근 수년간 많은 스타트업이 생겨나고 이들 중 일부가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스타트업의 조직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한때는 스타트업을 경쟁 상대나 벤치마킹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았던 대기업들까지 나서서 “우리도 스타트업처럼 변해야 한다”고 외치는 상황이다. 이처럼 스타트업이 주목받게 된 이유는 기존 대기업과는 다른 생존 방식 때문이다. 기존 기업들이 매출과 영업이익 같은 재무적 성과에 주목하는 반면, 스타트업은 실제 성과보다 성장에 집중한다. 신규 고객 가입자 수, 이탈률 등의 성장 지표에 초점을 맞춰 민첩하게 스케일업(scale-up)함으로써 투자를 유치하고 더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고자 한다. 그렇다면 대기업과 다른 스타트업 리더십의 특징은 무엇이며, 앞으로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까? DBR(동아비즈니스리뷰) 2022년 7월 2호(349호)에 실린 관련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 가슴을 뛰게 하는 비전

대기업은 회사의 비전, 미션, 핵심 가치 등을 담은 비전 체계를 주기적으로 개편하더라도 조직 구성원의 업무 방식이 크게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스타트업에서는 회사의 비전이 상당히 중요하다. 상대적으로 업력이 짧고 경험도 부족한 스타트업 구성원들의 생각을 하나로 묶고 앞으로 달리게 하기 위해서는 가슴을 뛰게 만들 비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비전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한 대표적인 예가 핀테크 유니콘 ‘토스(toss)’이다. 토스는 ‘금융을 혁신한다’는 목표를 바탕으로 창업 초기부터 일하는 방식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해 왔다. 좋은 것이 아닌 위대한 것을 추구하고, 모두에게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 일에 방해되는 불필요한 절차를 제거해 나가는 것 등 일상의 매 순간 무엇을 위해 일하는지와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를 끊임없이 강조하고 실행해 나가는 것이 이 회사의 특징이다. 그 결과 높은 업무 강도나 압박감으로도 유명해졌지만 구성원들은 일하면서 직접 느끼는 ‘탁월함’에 큰 자부심을 느끼면서 회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었다.
○ 스타트업 리더는 ‘플레잉 코치’

또 연공서열이 분명한 대기업에서 리더십은 주로 부하 직원의 팔로어십을 극대화하기 위한 도구로 인식된다. 이와 달리 스타트업에서는 구성원 모두에게 각자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이 요구된다. 리더는 팔로어십보다 문제 해결의 리더십을 강조하고 구성원들이 긴밀한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스타트업의 리더는 팀장은 물론이고 최고경영자(CEO)에 이르기까지 모든 리더가 실무를 맡는다는 점도 특징이다. 대기업에서 팀장이 되면 대개 실무를 놓고 관리자 역할에 집중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스타트업의 리더는 경기장에서 직접 선수로 뛰는 동시에 선수를 육성하고 지휘하는 ‘플레잉 코치’의 역할을 한다.
○ 리더의 자기 인식이 중요

스타트업의 조직 문화에 단 하나의 ‘정답’은 없다. 그래서 성공한 스타트업의 리더십을 무비판적으로 따르기보다는 우리 회사와 조직원들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우리 조직만의 리더십 스타일을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 시점에서 스타트업이 배워야 하는 모습은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자신들만의 문화와 성공 방식을 완성한 넷플릭스가 아니라 창고에서 한 걸음씩 나아가던 초기의 구글에 가깝다. 2009년 넷플릭스가 문화기술서를 공개하며 화제가 된 이후 많은 스타트업이 이를 바이블처럼 인식하고 따랐다. 하지만 아무리 실리콘밸리에서 유행하는 기법이라도 우리 회사가 지금 처한 상황이나 조직이 진정 원하는 모습과 맞지 않으면 성과가 나지 않을 수 있다. 그렇게 리더십의 일관성이 흔들리면 구성원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

다른 한편, 구글의 철자는 수학에서 1에 0이 100개 붙은 수를 뜻하는 ‘구골(googol)’의 오타였다. 이름에서 보듯 엄청난 비전이나 심오한 의미를 갖추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또 많은 사람이 구글의 일하는 방식으로 알려진 OKR(Objectives and key results) 등을 근거로 들며 구글이 체계적인 계획을 바탕으로 성장했다고 믿지만 사실 구글에서도 1988년 창업 이후 10여 년 동안은 정교한 문화나 평가 보상 제도 등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

이에 리더가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리더십을 가졌는지, 어디까지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지를 파악해 일관성 있게 자신을 보여주는 것이 조직 문화를 구축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개개인의 리더십 육성을 논하기 이전에 리더십이 최소한으로 작동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스타트업처럼 수평적인 의사소통을 지향할수록 업무를 추진할 때 수직적인 책임 구조가 필요하다. 예컨대, ‘명령의 사슬(Chain of Command)’, 즉 조직 간, 그리고 구성원 간에 서로가 서로에게 보고하는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다. 아주 단순한 규칙이지만 어떤 일을, 어떤 순서로, 누구를 거쳐, 누가 실행하고 책임지느냐를 명시적으로 정함으로써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상당히 절감할 수 있다. 배달 앱 서비스 ‘배달의 민족’으로 유명한 우아한형제들이 ‘업무는 수직적, 인간적인 관계는 수평적’이라는 문구를 ‘송파구에서 일 잘하는 11가지 방법’에 넣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수연 VTPL 최고운영책임자(COO) sy.lee@vtpl.kr
정리=배미정 기자 soya111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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