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기업인 사면, 상대평가 다음은 절대평가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2022. 8. 17.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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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복권은 대통령의 대표적 고유권한이다.

지난 12일 검찰총장 출신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첫 특별사면의 주인공도 기업인이었다.

사면 직전 한달반 동안 줄곧 지지율이 하락한 윤석열 대통령이 여론을 거스를 재간은 없었다.

사면 직후 MBC가 발표한 한 여론조사에서도 이재용 부회장 복권이 잘한 일이라는 응답은 70.8%, 이명박 전 대통령을 제외한 것이 잘한 일이라는 응답은 60.8%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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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곤 실장

사면복권은 대통령의 대표적 고유권한이다. 오직 민심과 역사의 평가를 받을 뿐 법률의 제한이나 국회의 견제 밖에 있다. 그래서 '사면의 트렌드'에는 민심과 시대상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

민주화가 진행되던 시절 사면 소식에는 '역사 바로잡기' '민주주의 회복' 등의 제목이 달렸다. 6·29선언 직후인 1987년 7월9일 김대중 전 의원(당시 직함)을 필두로 10여년 동안 권위주의에 저항한 야당 정치인, 재야운동가, 노동운동가, 조작간첩 등이 주된 사면 대상이었다.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당선인이라는 정치거목이 상의해서 전두환, 노태우 두 사람을 사면한 이후부터는 주로 '국민통합'이 키워드였다. 국민통합이라는 이름 아래 선거사범, 정치자금법 위반자들이 사면리스트의 윗줄을 장식했다. 누가 집권하든 여와 야를 골고루 섞는 관행이 정착됐다. 이런 관행으로 인해 사면에 대한 정치권의 시비는 줄었지만 여론은 점점 싸늘해졌다.

어느 땐가부터는 기업인이 사면의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했다. '국민통합'에다 '경제살리기'라는 브랜드가 하나 더 붙었다. 오너리스크는 오너가 활동을 못해 발생하는 것이냐 오너의 존재 자체로 발생하는 것이냐는 논쟁, 유전무죄 무전유죄 논쟁도 뜨거워지면서 세간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 그런데 분위기가 좀 달라진 것도 같다.

지난 12일 검찰총장 출신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첫 특별사면의 주인공도 기업인이었다. 1638명의 명단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강덕주 전 STX그룹 회장이 포함됐고 이명박 전 대통령,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빠졌다. 노사갈등 관계자들의 이름도 눈에 띄었지만 정치인과 고위공직자는 단 한 사람도 찾을 수 없었다. 윤 대통령은 "무엇보다 민생과 경제회복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이 명단을 작성한 것은 여론이었다. 정치권이 일찌감치 1+1로 이명박, 김경수 두 사람을 묶어놓았지만 여론은 싸늘했다. 사면 직전 한달반 동안 줄곧 지지율이 하락한 윤석열 대통령이 여론을 거스를 재간은 없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재용, 신동빈 등 기업인 사면에 대한 여론은 줄곧 호의적이었다는 점이다. 사면 직후 MBC가 발표한 한 여론조사에서도 이재용 부회장 복권이 잘한 일이라는 응답은 70.8%, 이명박 전 대통령을 제외한 것이 잘한 일이라는 응답은 60.8%가 나왔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정치의 실패에서 이어진 정치인에 대한 반감, 국민통합이라는 가치에 대한 냉소는 분명히 드러난다. 이것을 확장해서 보면 정치인에 대한 기업인의 상대평가 우위를 읽어낼 수 있다. 하지만 쟤보다만 나으면 되는 상대평가를 통과하고 나면 나에 대한 냉혹한 절대평가가 기다린다.

정치군인과의 상대평가에서 이긴 정치인들은 "당신들이 국민통합을 이뤘나? 오히려 발목 잡은 것 아니냐"는 절대평가 항목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정치인과 상대평가에서 현재 앞서 있는 기업인들에게도 비슷한 절대평가 항목이 기다리고 있다. "당신들이 민생과 경제회복에 도움이 되었냐"는 질문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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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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